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34,853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 회사의 근로계약
주식회사 C(대표이사 D)은 2011. 5. 1.부터 2012. 4. 30.까지 안산시 단원구 E 소재 F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경비용역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 회사(D의 처 G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는 2012. 3. 30.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아파트 경비용역업무를 용역기간 2012. 5. 1.부터 2015. 4. 30.까지로 정하여 수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2. 2. 22. 경비원을 구한다는 피고 회사의 구인광고를 보고 피고 회사를 방문하여 같은 날 당시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던 H와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2. 5. 1.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을 2012. 5. 1.부터 2013. 5. 1.까지 1년간, 근무장소를 이 사건 아파트 및 안산시 지역 피고 회사 경비관리 수행단지, 임금을 월 1,347,81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면서 이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위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다음 이를 피고 회사에 제출하였다.
그 후 피고 회사는 2013. 1. 25. 원고에게 '2013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갱신'을 이유로 근로계약기간과 근무장소는 종전의 근로계약서와 동일하되 임금을 월 1,430,20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면서 이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위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다음 이를 피고 회사에 제출하였다.
위 각 근로계약서에는 계약의 해지사유(제7조)로, '① 무단결근 3일(휴무일 포함) 이상의 경우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자동 면직, ② 경비원 근무수칙 및 복무규정의 미준수, 근무불량의 사유로 도급자로부터 교체요구가 있는 경우, ③ 음주, 도박 및 근무지 이탈 등으로 지적을 받는 경우에는 별도의 징계절차 없이 본 계약을 해지, ④ 정당한 업무지시 불이행 및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손실을 야기 시킨 경우, ⑤ 신체, 정신상의 장애로 계속 근로가 불가능하다고 의심 또는 판단되었을 경우, ⑥ 정당한 인사명령을 거부하거나 계약 후 신체 건강상의 결함이 발견되는 경우(고혈압, 당뇨, 신체 장애 등)'가 기재되어 있다.
원고와 동료 근로자 간 갈등 등
원고는, 2012. 10. 15. 이 사건 아파트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동료 경비원 I가 가해자를 도피시켰다고 주장하여 이에 항의하는 I로부터 폭언을 듣자 I를 고소하는(I는 2013. 1. 15. 원고를 협박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이 법원에 약식기소 되었다) 등 갈등을 겪었고, 2012. 11.경에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장에게 근로자의 날 근무수당 미지급 등에 관한 진정을 제기하였으며, 2012. 12. 5.에는 H에게 전화하여 '원고가 2012. 10.경 경비반장에서 경비대원으로 강등되었다가 부당대기발령 구제신청을 한 이후 2012. 10. 19. 합의가 이루어져 다시 경비반장으로 발령된 것'에 대하여 항의하던 중 흥분하여 욕설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3. 3. 4.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경비용역 관련 근무기강 확립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취지의 협조공문을 받고 그 무렵 경비운영개선방안을 수립하여 2013. 3. 25.부터 시행하였는데, 원고는 위 경비운영개선방안에서 반장을 지휘하는 실장 직을 신설하고 I가 실장으로 임명된 점과 원고와 같은 경비반장도 관제실 근무를 하도록 한 점 등에 반발하여 이에 따른 관제실 근무 등을 일부 하지 않았고, 2013. 4. 1.에는 경비업무교육에 불참하였다.
원고에 대한 해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13. 3. 28.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2013. 4. 30.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어 해고되므로 예고 통지합니다'는 내용이 포함된 해고예고통지서를 교부하였고, 2013. 4. 3.에는 해고사유를 '① 근무태만, ② 업무지시명령 불이행, ③ 직장(근무처) 근무분위기 저해, ④ 직장 질서문란 및 회사 이미지 실추, ⑤ 기타'로 기재한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3 내지 5, 9, 10호증, 갑 제2호증의 1, 2, 을 제1, 6, 8, 11, 14호증, 을 제2호증의 1, 을 제3호증의 1,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근로기간 만료로 이미 종료되어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근로기간을 2012. 5. 1.부터 2013. 5. 1.까지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아래 3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는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변론종결 전인 2013. 5. 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청구는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에 지나지 아니하여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지급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해고 사유를 제대로 통지하지 아니하였고, 절차적 기회도 보장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징계 사유는 사실이 아니거나 원고의 귀책사유가 없어 원고를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고, 설령 원고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무효이다.
한편,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상 근로기간이 2013. 5. 1.까지로 정해져있기는 하나, 원고는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용역업무를 도급받은 기간인 2015. 4. 30.까지는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13. 4. 4.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1,430,200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
원고는 2012. 10. 15. 이 사건 아파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I를 모함하고 고소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2012. 12. 5.에는 H에게 전화하여 욕설을 하는 등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 또한 2012. 11. 6. 20:40경에는 근무시간 중에 초소에서 잠을 자고, 이에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는 팀장에게 폭언을 하였으며, 2013. 3. 25. 시행된 경비운영개선방안의 근무편성 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2013. 4. 1. 경비업무교육에도 불참하는 등 근무에 태만하고 업무지시명령을 불이행하였다.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사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이고, 원고 자신은 위와 같은 해고사유를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 회사에는 징계혐의자의 출석 및 진술의 기회부여 등에 관한 절차가 규정된 취업규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그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해서 이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피고 회사가 원고를 비롯한 모든 근로자들과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자들의 의사와 근무실적 및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갱신여부를 결정하여 재계약을 하거나 근로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도 하였는바,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설령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근로기간은 2013. 5. 1.에 종료되었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해지사유와 같은 추상적 사유만 나열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사실관계 내지 비위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②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받기 전에 피고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해고사유에 대하여 고지받지도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 회사는 2013. 3. 28. 원고에게 해고예고통지서를 보내면서도 근로기간 만료 이외의 피고 회사 주장의 위 해고사유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의 존부 및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라고 할 것이다.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근로기간의 말일까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는바, 원고가 무효인 위 해고로 인하여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 회사의 수령지체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해고가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기간이 2013. 5. 1.까지라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아파트 경비용역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경비원은 상시적 필수인력인바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용역업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에 고용된 원고는, 적어도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용역업무를 도급받은 2015. 4. 30.까지는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 날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임금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 회사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간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근로계약 갱신의 요건과 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고,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서 이러한 규정을 두고 있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② 원고와 피고 회사가 2012. 5. 1.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2013. 1. 25.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면서도 근로기간을 종전과 같이 2012. 5. 1.부터 2013. 5. 1.까지 1년간으로 정한 점, ③ 원고가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횟수는 실질적으로 1회에 불과하고,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한 기간도 약 1년 2개월에 불과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주장의 사정들 및 증인 J의 증언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거나 그에 따라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기간 만료일은 2013. 5. 1.이라 할 것이다.
임금상당액의 지급범위
나아가 피고 회사가 지급해야 할 임금상당액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임금이 월 1,430,2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13. 4. 4.부터 위 근로기간의 말일인 2013. 5. 1.까지의 임금 1,334,853원(= 1,430,200원 × 28/30, 원 미만 버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2013. 5. 2.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임금의 지급도 아울러 구하나,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2013. 5. 1. 근로기간 만료로 종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임금지급청구 부분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현(재판장) 서수정 강신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