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 7. 20. 선고 2017가단6031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9,177,983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5.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라는 상호로 자동차 수리업을 영위했던 사람이다.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05. 12. 1.부터 2016. 5. 1.까지 피고의 위 영업장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위와 같이 근무하던 중인 2014. 1. 22.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연봉 및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퇴직금 39,177,98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 피고 사이의 기존의 근로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이 연봉제 형태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에도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3. 12. 31. 기존 근로관계 청산에 따른 퇴직금채권을 취득하였는데, 원고의 위 퇴직금채권은 그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지남에 따라 소멸하였다.

2)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2014. 1. 1. 이후 매월 지급하는 수당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해 왔다. 따라서 원고가 2016. 5. 1. 퇴직할 당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3)

설령 이 사건 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 급한 돈은 원고의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3.

판단

가.

퇴직금 중산정산 여부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그 전후로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원고가 중간에 퇴직한다거나 퇴직금을 중간정산한다는 취지의 문언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사정이 위와 같은바, 을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계약을 중도에 단절한다거나 피고의 사업장에서 퇴직 후 다시 입사한다는 의사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원, 피고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2013. 12. 31. 기존 근로관계 청산에 따른 퇴직금채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퇴직금채권 중 일부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피고의 유효한 퇴직금 지급 여부

1)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8조 제2항 전문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지급하는 수당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바, 이러한 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인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4. 1. 1. 이후 원고에게 지급한 돈은 그 명목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수당 중 퇴직금 명목의 돈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알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 피고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법 제8조 제2항의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유효하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의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에는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고, 달리 원,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상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론

원, 피고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이 39,177,983원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9,177,98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의 다음날인 2016. 5. 2.부터 14일째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16. 5.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봉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