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9. 8. 14. 선고 2018고단1070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1982. 12. 17. 설립되어 종이 제품 제조, 가공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안산시 단원구 C에 사업장을 두고 상시근로자 62명을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B은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자이고, 피해자 D(남, 40세)는 A 주식회사의 생산부서(초지과)에서 근무하였던 자이다.

가.

피고인 B

1)

사망사고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가)

택일적 공소사실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위험이 없도록 작업장 바닥 등을 안전하고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안산시 단원구 C 소재 피고인 회사 공장 내부에서 근로자가 발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음에도 초지 리와인더 2호기 측면의 바닥을 철판덕트(전력선 덮개)가 돌출되어 있는 상태로 방치하였다.

피고인은 2017. 10. 9. 16:42경 피고인 회사 공장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초지 리와 인더 2호기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로, 피해자가 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중 바닥에 돌출된 철판 덕트(전력선 덮개)에 발이 걸려 넘어지며 기계 주변 시설에 머리와 늑골 등을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7:09경 병원으로 후송 도중 다발성 늑골 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위험이 없도록 작업장 바닥 등을 안전하고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택일적으로 추가된 공소사실

사업주는 공작기계·수송기계·건설기계 등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하고, 작업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아니한 작업방법으로 인하여 기계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자이므로, 초지 리와인더 2호기의 회전하는 롤러 근처에서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하는 경우 기계가 완전히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근로자의 손 등이 롤러에 빨려 들어갈 수 있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사전에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하고, 기계가 완전히 정지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근로자가 초지 리와인더 2호기 근처로 출입을 할 수 없도록 하며, 사람이 있는 상태에서 기계가 갑자기 작동이 된다면 사고가 예고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여 근로자가 안전하게 작업하는지 확인하여 작업의 절차 및 근로자의 행동을 감시하여 이상이 확인된다면 기계작동을 멈추게 하는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 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 및 안전조치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안산시 단원구 C 소재 피고인 회사 공장 내부에서 초지 리와인더 2호기 측면에 안전문 및 시정장치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고, 안전문 및 시정장치 개방 시의 알람 경보 등 시설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였으며 안전문 개방수칙을 부착하지 않아 초지 리와인더 2호기가 완전히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가 초지 리와인더 2호기 근처로 출입하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방치하고, 작업하는 과정에서 기계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음에도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2017. 10. 9. 16:42경 피고인 회사 공장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초지 리와 인더 2호기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위와 같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 및 안전조치 의무 미이행으로 초지 리와인더 2호기가 완전히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초지 리와인더 2호기 근처로 이동한 피해자가 작업을 하다가 롤러에 손이 빨려 들어가자 급하게 손을 빼내려던 반동으로 튕겨 나와 넘어지며 기계 주변 시설 및 바닥에 머리와 늑골 등을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7:09경 병원으로 후송 도중 다발성 늑골 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함과 동시에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안전예방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가)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1)

사업주는 기계의 원동기·회전축·기어·풀리·플라이휠·벨트 및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0. 10.경 위 공장의 리와인더 1, 2호기 실린더 회전 체인에 덮개 등을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였다.

(2)

사업주는 훅걸이용 와이어로프 등이 훅으로부터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해지장치)를 구비한 크레인을 사용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0. 10.경 위 공장의 3번 펄프 공정에 해지장치를 구비하지 아니한 천장크레인을 사용하여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였다.

나)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사업주는 누전에 의한 감전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접지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0. 10. 경 위 공장의 소각시설 1층 분전반 내 이동전등 등을 꽂아 사용하는 콘센트에 접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였다.

다)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1)

사업주는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경우 상부 난간대, 중간 난간대, 발끝막이판, 난간기둥으로 구성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0. 10.경 소각시설 2층 통로에 설치된 안전난간에 중간 난간대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였다.

(2)

사업주는 높이 1m 이상인 계단의 개방된 측면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IDPAN으로 올라가는 높이 약 2m 상당인 계단의 개방된 측면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였다.

나.

피고인 회사

1)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피고인을 위하여 행위한 위 B의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안전예방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피고인을 위하여 행위한 위 B의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 B

1)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

가)

업무상과실치사죄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과실은 업무와 관련한 일반적·추상적인 주의의무위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업무와 관련하여 다해야 할 구체적·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과실로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뜻한다.

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 회사는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주식회사 I와 함께 J의 계열사이고, 피고 K은 E 주식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및 E 주식회사의 이사로서의 직책을 맡고 있다.

(2)

J은 본사에 해당하는 서울사무소와 서울, 안산, 시흥, 평택, 청주, 대구 등지에 산재한 약 15개에 이르는 각 계열사 소속 공장 및 사업장을 두고 있고, 6개 계열사의 임직원 수는 총 약 1,000여명에 이른다.

(3)

서울사무소는 회장{피고 K의 부(父) L}, 대표이사 피고 B, 경영기획본부, 경영재무본부, 경영지원본부 및 산하 기획팀, 회계팀, 자금팀, 인사팀 등의 경영부서로 조직되어 있고, 피고 B은 서울사무소에 상주하여 근무하면서 6개 계열사의 사업 전반을 총괄하여 경영하고 있다.

(4)

J의 2018년 기준 총 매출액은 약 1조 1,190억 원에 이르고, 그 중 피고인 회사의 매출액은 약 3,220억 원에 이른다.

(5)

피고인 회사의 사업장은 위 서울사무소와 생산시설인 시화공장 및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반월공장 등이 있고, 피고인 회사의 임직원 수는 약 190명에 이른다.

(6)

반월공장은 공장장인 반월생산본부장을 정점으로 생산팀, 설비보전팀, 환경팀, 생산관리팀, 관리팀으로 구성되고, 그 산하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초지파트와 원질파트, 공무파트, 전기파트, 환경파트, 소각파트 등이 있다.

(7)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공장장인 M을 두어 안전, 보건 등에 관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도록 하였다.

다)

위 인정사실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 회사 및 J의 규모와 조직체계, 피고 B의 담당 업무,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의 작업 내용과 사고 경위,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공장장인 M이 선임되어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반월공장의 업무와 관련하여 일반적·추상적인 주의의무만을 부담한다고 보일 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반월공장의 업무와 관련된 구체적·직접적인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피고인 회사 반월공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공장장인 M이었던 점을 비롯하여 피고인 회사 및 J의 규모와 조직체계, 사무분담 및 피고인 B의 지위 등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B이 산업안전보건법위반행위의 행위자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피고인 회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이 산업안전보건법위반행위의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 B이 행위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양벌규정을 적용한 피고인 회사에 대한 이 부분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인정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준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