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와 원고승계참가인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원고승계참가인과 피고 사이 에 생긴 부분은 원고승계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1993. 5. 31.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직원으로서, 2018. 5. 29. 퇴근 후 교회친목모임을 위해 안산시 단원구 C 소재 D교회에 21:00경 도착하여 커피를 마시면서 일상 안부를 묻는 과정에서 쓰러졌고, 같은 날 E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우측 뇌기저핵부에 자발성 뇌실질내 출혈이 관찰되어 '심부 뇌출혈'진단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사고).
원고는 아노다이징(링조립), 피스톤 외관검사, 라인운영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2조 2교대로 1주 단위로 주간(08:50~17:30)과 야간(20:30~07:50)을 교대로 근무하였고, 휴게시간은 1시간 30분이 부여되었다.
원고는 1966년생 남성으로 키 172cm, 체중 80kg이었다. 원고는 2016년 및 2017년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각 144/100mmHg, 140/100mmHg으로 고혈압질환 의심 판정을 각 받았으나,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받은 적은 없다.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9. 6. 10. 원고의 근로시간을 다음 표 기재와 같이 인정하면서, 이 사건 사고 전 주 평균 50시간 이상의 근무, 격주로 주야간의 교대제근무형태, 소음의 물리적 요인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사고와 업무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호증(가지번호 각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와 원고승계참가인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
원고는 80dB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등 유해한 작업환경 속에서 0.3kg의 완성품을 2천 개 이상 검사하고 조립하여야 하는 등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를 수행해야했고, 그 과정에서 불량이 3회 발생하는 경우 직접 임원에게 이를 보고해야 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 전 1주일을 제외한 나머지 12주 동안인 2018. 3. 6.부터 2018. 5. 7.까지의 주 평균 근로시간이 55시간, 야간근로시간은 주당 21시간에 육박하는 등 격무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총 10시간 25분을 근무하였고, 당시 링조립기 피더의 에러가 지속되는 돌발상황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아서, 결국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되었다.
원고가 2018. 3. 6.부터 2018. 5. 7.까지 주야간 교대로 일을 하며 주당 55시간 이상 위와 같이 위험한 사업장에서 육체적 · 정신적으로 고강도의 업무를 진행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의무 등을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고, 원고로 하여금 과도한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여 원고가 심부뇌출혈, 방광의 상세불명의 신경근육기능장애, 시야결여의 질병에 이르도록 하였는바,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원고승계참가인 주장
원고승계참가인은 2023. 9. 25.까지 장애연금으로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하였으므로, 국민연금법 제114조 제1항에 뜻라 위 금여액의 범위에서 원고의 일실수입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원고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지급을 구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경우 사용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6다25844 판결 참조).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산업재해보상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회보장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과실책임주의에 따라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손해배상은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과는 법적 요건 및 사회적 기능을 달리 하고 있다.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다20183 판결 등 참조).
판단
가사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 각 호증,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에게 원고의 당해 업무로 인하여 원고에게 신체상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ㅁ 원고의 담당업무가 속한 공정은 마지막 공정이기 때문에 다른 공정보다 불량률이 높지 않다. 원고는 2018년 3월경 불량 3회 이상 발생으로 임원에게 보고를 한 적 이 있을 뿐인데 이 역시 기록된바 없으며 그로 인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입은 적 이 없다. 그 외 불량으로 임원보고가 문제된 바는 없다.
D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는 돌발적인 사건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 등을 수반하지 아니하고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업무강도가 높다거나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보기 는 어렵다. 사고당일 링조립기 피더의 에러가 지속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급격한 업무의 증가 내지 근무환경의 변화, 예측 곤란한 돌발적인 상황의 변화라고 볼 수 없다.
D 비록 원고가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사실일 인정되나 이는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기준에는 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장근로는 강제가 아니라 자 원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원고는 평소 무리 없이 자신의 업무를 담당하여 왔 다. 원고의 근로시간은 이 사건 사고 1주일 전에는 다소 줄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고 발생 전날은 휴일이었다.
D 원고는 근무하는 기간 중 피고에게 연장근로 등에 따른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 등을 호소하거나 이로 인한 업무 조정 등을 요청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 대한 건강검진결과 고혈압 이외에는 달리 특이한 사항이 없었으며 딱히 약을 복용하지도 않았다.
D 2018년 상반기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원고의 담당업무가 속한 아노 다이징 공정의 경우 소음측정치가 78.8.dB이었으나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소음 노출기준(90dB)에 미달한다.
ㅁ 자발성 뇌출혈의 원인은 고혈압, 알코올, 항혈소판제 등이 있으며, 그중 고혈압은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에 해당한다. 특히 기저핵에 발생하는 고혈압은 자발성 뇌출 혈의 주요 원인인데, 신체감정의는 원고의 고혈압 기여도를 70%로 보았다.
따라서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와 원고승계참가인의 주장은 더 나아가 실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와 원고승계참가인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최보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