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회사’라고 한다)는 체육시설 및 스포츠 교육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2018. 10. 21. 설립되었고, 피고 C는 피고회사에서 총괄이사로 근무하다가 2022. 8.경 퇴사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9. 7. 15. 피고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마케팅 팀장 등으로 근무하다가, 2020. 12. 8. 피고회사에 피고 C의 욕설 및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였다(이하 피고회사와 원고의 근로계약은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피고회사는 2021. 1. 5.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1차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고, 2021. 2. 1.에 2차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C가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결정하였다.
원고가 2021. 5. 24. 피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이하 원고의 사직을 ‘이 사건 사직’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실질적으로 해고인데 위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21. 8.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 2021. 5. 24. 해고되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위 소장의 청구취지는 ‘2021. 5. 24.’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
노동위원회는 2021. 10. 18.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판정).
원고는 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1. 11.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 21.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판정).
피고회사의 대표이사 F은 2022. 11. 28.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서 2022년형 제32889호 근로기준법위반(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6호증, 을가제1, 2, 4, 5, 6, 11, 12, 15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
원고가 피고회사에 피고 C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한 후, 피고회사는 원고의 업무를 부당하게 변경하고 원고를 사직시키려는 압력을 가하였다. 이로 인한 2021. 5. 24. 사직서 제출은 피고회사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비진의 의사표시이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이에 따른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는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원고가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으로 해고일인 2021. 5. 24.부터 원고가 복직되는 날까지 매월 5,397,12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피고 C는 피고회사의 이사로 근무하면서 원고에게 욕설 및 모욕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정신적 피해를 입게 하는 불법행위를 범하였다. 따라서 피고 C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주장
원고가 스스로 사직 의사를 밝히고 사직서를 제출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피고 C는 원고에게 욕설하거나 원고를 모욕하는 등으로 괴롭힌 사실이 없다.
판단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대법원 1993. 1. 26. 선고 91다38686 판결,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가제3, 7, 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나 피고 회사의 강압에 의한 것이어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근로계약이 해고로 종료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후, 원고의 직책이 2020. 11. 10. 마케팅/세일즈팀 팀장에서 대외세일즈팀 팀원 등으로 보직이 변경된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회사가 2020. 11. 10. 조직을 개편하면서 그 과정의 일환으로 ‘이사’ 직급을 가진 G이 ‘팀장’으로 변경되었고 원고가 그 팀원이 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원고의 보직 변경이 부당하다고만 할 수 없고, 원고의 직위, 급여 조건 등은 변경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이 원고의 보직이 변경된 것만으로 피고회사가 원고로 하여금 사직을 강요하거나 원고를 강박한 것이라고 보기는 부족하다.
피고회사가 2021. 3.경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데, 을가제2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인사담당자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직을 권유한 이후에 추가로 피고회사가 또 권유한 적이 있는지 질문을 하자, 원고는 ‘일일이 다 어떻게 기억하고 있겠냐’고만 대답한 사실이 인정되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사직을 강요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위 사직권유를 받고 그 권유를 거절한 다음 2021. 5. 24. 이 사건 사직을 하였는데, 피고회사의 사직 권유와 원고의 이 사건 사직 사이에 2개월 정도 차이가 나는 점에 비추어 위 사직권유가 피고회사의 일방적인 강요나 강박에 해당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갑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원고로부터 위와 같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고 2020. 12.부터 2021. 2. 4.까지 조사, 심의위원회 개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원고는 2020. 12. 18. 신고자 진술을 하면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을가제3 내지 10호증,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1. 1. 6. 원고가 마케팅세일즈팀장이었을 때 팀원인 H외 2인으로부터 피고회사에 원고의 직장내 괴롭힘에 대하여 신고를 당하였고, 피고회사는 2021. 4. 14. 원고를 원고의 변호사가 배석한 상태에서 1차 조사하였으며, 2021. 5. 14. 원고에 대하여 2차 조사를 하기로 한 사실도 인정된다. 원고가 위와 같은 직장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2021. 5. 10., 5. 12. 피고회사에 퇴직 시 미사용 대체 휴무 및 연차 정산금액 및 퇴직금, 연차휴가 산출근거에 대하여 문의한 후 위 2차 조사 하루 전인 2021. 5. 13. 피고회사에 사직의사를 표시하고 2021. 5. 17.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퇴직 과정에서 2021. 6. 18. 퇴직금 12,539,620원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수령한 사실, 원고가 위와 같이 피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2021. 5. 26. ㈜I J리조트에 취업한 사실도 당사자 다툼이 없이 인정되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사건 사직은 피고회사의 일방적인 강요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 자신이 직장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신고되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퇴직 시 연차 정산금액, 퇴직금, 재취업 등을 미리 알아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생각한 후 이 사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의사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원고는 사직사유에 ‘직장 내 괴롭힘 등 불성실한 조사, 부당업무 및 근무환경 악화, 권고사직, 건강악화’라고 기재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사직을 결심하게 된 동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 사직서의 문언 자체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유보한 것이라거나 사직서에 기한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피고회사에서 원고의 위 사직서의 사직사유를 문제삼으며 이를 수리하지 않자, 원고는 2021. 5. 24. 피고회사에 등기우편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피고회사가 오히려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으려 하였다는 점에 비추어도 이 사건 사직이 피고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해 이루어진 비진의 의사표시 내지 피고의 강박에 의해 이루어진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
임금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나아가 원고는 실질적으로 해고를 당하였음을 전제로 해고일인 2021. 5. 24.부터 원고가 복직되는 날까지 월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임금지급청구도 이유 없다.
피고 C에 대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을가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K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원고가 피고 C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3번 정도 목격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을가 제3,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같은 팀에 소속되어 있었던 L외 4인이 원고가 피고 C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사실도 인정되고, 갑제3, 5, 6호증의 각 기재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처리절차를 안내한 것이거나 원고의 건강상태에 대한 소견서에 불과한 점을 종합하면, 위 K의 진술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 C가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진(재판장) 정선희 박혜성
각주1) 소장의 청구취지에는 ‘2019. 5. 7.자’ 해고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청구원인에 ‘원고는 2019. 7. 5. 피고회사에 입사하였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