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3063
판결선고
2024. 9. 12.
수원지방법원안산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시흥시 B건물, 3층에 있는 ㈜C의 명의상 대표이사이고, 피해자 D은 인력파견업을 영위하며 거래처인 ㈜E에 인력을 파견하여 오던 중 2021. 1. 20.경 ㈜E의 요청에 따라 주말 인력을 별도 사업체 명의로 파견할 목적으로 피고인의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 ㈜C를 설립한 후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C 명의 F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를 관리하며 위 계좌를 통해 ㈜E으로부터 파견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수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C의 명의상 대표자로서 위 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금원을 피해자를 위해 보관하던 중 자신이 대표이사 지위에 있음을 기화로 위 금원을 임의로 소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22. 4. 5. 15:56경 안산시 단원구 G에 있는 F은행 원곡동지점에서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위 F은행 계좌에서 H공인중개사 I 명의의 J조합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1억 원을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소유의 금원을 보관하던 중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피해자의 동의 없이 위 1억 원을 이체한 사실이 있다는 부분)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D의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D의 진술기재
D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D의 고소장
㈜E의 대표이사, K의 각 사실확인서
이메일 첨부 자료(2021. 1. ~ 2021. 12. E 파견 + 도급지급내역서)
이메일 첨부 자료[도급,파견 E 청구내역 + 결제일 및 A에게 입급지급내용, A C(도급) E 청구내역 + 결제일 및 A에게 입급지급내용, 파견 E 청구내역 + 결제일 및 A에게 입급지급내용]
거래 내역서, 송금확인증, 거래 내역 영수증, 거래 내역 조회
카카오톡 대화 내역
사업자등록증, 법인등기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5조 제1항,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과 변호인(이하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변소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라는 D에게 ㈜C의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준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위 회사의 실경영자였으며 D은 거래처인 ㈜E으로부터 받는 파견 인력 인건비를 관리해 준 사람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D 소유의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자신이 처분권한을 가지고 있는 돈을 적법하게 이체한 것뿐이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법원의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인력 파견업을 영위하던 사람들이었는데 2020년경 전후부터 함께 피해자가 대표자인 사업자 명의로 인력을 파견한 다음 거래처로부터 지급받은 인건비를 정산하는 형태의 협력관계를 맺게 된 사실, ② 그런데 피해자의 거래처 중 하나인 ㈜E이 2020년 말경 또는 2021년 초경 피해자에게 ‘주52시간 근무제 관계로 주말에 공급되는 인력은 별도의 사업체 명의를 통해 파견하여 달라’고 요청한 사실, ③ 이에 따라 피해자는 ㈜E에 대한 주말 파견 인력의 인건비 수령 및 세무 처리를 위하여 별도의 사업체를 만들기로 하고 피고인의 동의를 얻어 ㈜C를 설립하도록 한 사실, ④ 피고인은 위와 같은 경위로 2021. 1. 20. 설립된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나 ㈜E에 대한 영업 및 인력 파견 협의, 정산 등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피해자가 실질적인 사업체 대표 자격으로 담당하여 온 사실, ⑤ 그리하여 피해자는 2021. 1.경부터 ㈜E에 주말에는 위 ㈜C 명의로, 주중에는 다른 사업체 명의로 각 인력을 파견하였으며, 피고인 또한 피해자와 함께 위 사업체들 명의로 인력을 파견하게 된 사실, ⑥ 피해자가 ㈜E에 위와 같이 파견한 전체 인력 중 피고인이 조달한 인력은 10%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였는데, 그 인건비 정산은 피해자가 먼저 ㈜E과의 확인 절차를 통해 각 사업체 명의 계좌로 인력 파견 대금을 지급받은 다음, 피고인 측 직원인 L으로부터 피고인이 공급한 인력에 대한 인건비 청구를 받아 위 금액에서 제세공과금 등을 공제한 정산금액을 매달 피고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진행된 사실, ⑦ 그런데 2022. 4. 초경 피고인은 그동안 피해자가 위와 같이 관리하여 오던 ㈜C 명의의 법인 계좌를 ‘OTP카드 분실’을 이유로 지급정지시킨 후 2022. 4. 5.경 위 지급정지를 해제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의 배우자가 보관 중이던 OTP카드를 받아가 판시와 같이 위 계좌에 입금되어 있던 1억 원을 임의로 다른 계좌에 이체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C 명의의 법인 계좌에 입금되어 있던 ㈜E에 대한 인력 파견대금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일종의 동업계약(피해자 D은 이를 ‘파트너쉽’이라 표현하였다) 내용에 따라 일단 피해자의 소유에 속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자신이 조달하여 공급한 인력과 관련한 정산금지급청구권만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위 계좌에 입금된 돈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처분한 것은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를 구성한다.
피고인은 자신의 변소에 대한 근거로, ㉮ ㈜C 설립 당시 자본금을 자신이 납입했고, ㉯ 위 인력 파견에 사용되는 버스도 자신이 운행하였으며, ㉰ 피해자와 사이에는 ‘주중 인력 파견대금’은 피해자가, ‘주말 인력 파견대금’은 피고인이 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는 실제 피고인이 자신의 고유 자금으로 위 자본금을 납입하여 그 돈이 위 회사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 관한 자료가 없으므로(작은 규모인 회사의 경우 일시적으로 자본금을 차용하여 납입한 다음 회사 설립 후 곧바로 변제하는 경우도 흔하다) 피고인 주장의 근거가 되지 못하고, 위 ㉯의 경우 피고인이 신청한 증인 L의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측이 인력 파견 버스의 운행을 전담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고(즉 피해자가 운행한 다른 버스도 있었다) 무엇보다 위 버스 운행 사실이 위 가.항의 인정을 뒤집을 만한 사정은 되지 못한다고 판단되며, 위 ㉰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가.항에서 본바와 같이 1년 이상 주중과 주말을 포함하여 피고인이 조달한 인력에 대한 별도 방식의 정산이 이루어졌다는 점, 피해자가 조달한 인력이 피고인이 조달한 인력에 비하여 훨씬 많다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2021. 1. ㈜C가 설립된 이후 판시 범죄가 발생한 2022. 4.까지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주말 인력 파견대금 전액에 대하여 지급을 요청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부당하고, 판시 범죄사실은 유죄의 증명이 있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자신과 일종의 동업관계에 있던 피해자의 돈을 허위의 OTP카드 분실 신고라는 수단까지 동원하여 자신의 관리 아래에 둔 후 이를 횡령하였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위 횡령금액이 1억 원으로 적은 금액이 아니며, 이 판결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합의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다만 이 사건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동업관계 내부에서 벌어진 일로서 이 사건에 현출되지 않은 다른 사정까지 포함하여 별도의 정산 절차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고, 피고인에게 이종의 벌금 전과 3회(모욕, 음주운전, 근로기준법위반)가 있는 외에 동종의 처벌 전력이나 징역형 이상의 전과는 없다.
위와 같은 정상을 비롯,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윤상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