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안산시 단원구 G에서 신용사업, 상호금융업 등을 영업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6. 5. 2. 피고 조합에 입사하여 2022. 8. 1.부터 총무팀 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4. 10. 14. 피고로부터 징계해직 처분을 받은 사람이다.
피해자들의 면담 및 피고의 조치
원고와 같은 팀에 근무하던 피해자 A와 B는 2024. 4. 8. 피고의 기획관리상무에게 면담을 요청하였고, 면담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지속적이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하였으며 업무 과정에서도 정신적 괴롭힘을 받아 더 이상 피고 조합에서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이에 피고는 초기 조사를 진행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A와 B 뿐만 아니라 원고와 같은 팀 소속이던 피해자 C와D(위 A, B, C, D를 통칭하여 이하 '피해자들'이라 한다)도 원고로부터 유사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피해를 입었음을 진술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 A, B는 2024. 4.16., 피해자 C는 2024. 4. 17.에 각각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고충상담신청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한편, 피고는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및 내부 매뉴얼에 따라 2024. 4. 9. 원고에 대해 H마트 대부점으로 임시적 인사조치(전보)를 하였고, 2024. 4. 19. 상급 기관인 I중앙회 경기지역본부 검사국에 사고발생 보고서를 제출하였으며, 2024. 4. 22. 피고의 인사규정 제62조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자택 대기발령을 명하였다.
I중앙회 지역본부 검사국의 임점감사 및 원고에 대한 징계
피고로부터 사고발생 보고를 받은 I중앙회 경기지역본부 검사국은 2024. 8.5.부터 2024. 8. 9.까지 피고 조합에 임점감사를 실시하여 원고, 피해자들 및 관련 참고인들에 대한 심층 면담과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하였다. I중앙회의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피고는 2024. 10. 8.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 및 소명 기회 부여를 서면으로 통지하였고, 2024. 10. 14. 원고가 출석한 가운데 인사원원회(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사유로 원고에 대해'징계해직'을 의결하고,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재심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4. 11. 19.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지방노동위원회의 심판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
원고는 피고의 징계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1. 24.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양정이 적정하며, 절차에 하자가 없어 해고의 징계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5. 3.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관련 규정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7, 17호증, 을제2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피고의 징계해직 처분은 다음과 같은 중대한 위법이 존재하므로, 위 처분은 무효이다.
절차상 하자의 존재
피고는 '사외이사'를 '비상임이사' 정원에 임의로 포함하는 등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② 인사위원회 심의 전 사전에 징계해직을 확정하여 재량권을 위법하게 포기하였으며, ③ 조사 기간이 1개월 미만이었음에도 6개월간 위법한 대기발령 상태에서 징계해직을 의결하였다.
징계사유 부존재
징계의결서 상 "수시로", "여러 차례" 등 징계 대상 행위의 구체적 일시와 장소가 특정되지 아니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였고, ② 피해자들에 대한 신체 접촉은 격려와 친밀함의 표현일 뿐 성적 의도가 없었고 피해자들도 이에 동조하였으며, ③ 2024. 2. 중순 이후로는 비위행위를 자발적으로 중단하였음에도그 이후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징계양정 부당
피고는 2023년 발생한 법인카드 횡령 사건 관련자 12명을 경징계하거나 징계를 면제하였고, 타 성희롱 사건 가해자도 감봉 등 경징계에 그쳤음에도 원고를 징계해직 처분을 한 것은 형평에 반하고, 원고는 18년 5개월 동안 피고 조합에 장기간 근속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7회의 표창 이력이 있고, 자필 반성문 등을 통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음에도 피고가 이를 고려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징계해직 처분은 현저히 형평을 상실하였다.
피고
절차상 하자와 관련하여, ① 피고의 정관상 '사외이사'에는 '비상임이사'가 당연히 포함되므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 구성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고, ② I중앙회의 징계 요구는 단위 I조합의 온정주의를 막기 위한 적법한 통제 시스템이며, 원고에 대한 징계는 인사위원회를 거쳐 확정하였으므로 재량권의 위법한 포기가 아니고, ③ 대기발령 조치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인사명령일 뿐만 아니라, 대기발령은 징계해직과 별개의 인사명령으로서 대기발령이 무효라고 하여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 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징계사유 부존재와 관련하여, ① 원고가 징계대상 각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며 실질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징계 사유가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고, ② 성희롱에는 가해자의 성적 동기는 불필요하며, 피해자들의 고충상담신청서 등 객관적 증거에 비추어 원고의 성희롱 및 괴롭힘 사실은 명백하고, ③ 물리적 접촉이 일시 중단되었더라도 결재권을 빌미로 한 협박 등 직장 내 괴롭힘이 2024. 3.경까지 지속되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 처분에는 실체적 하자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징계양정의 부당과 관련하여, 비교 대상인 타 사건은 재산상 비위이거나 일회성 비위인 반면, 원고의 비위는 관리자 지위를 악용하여 다수의 피해자들을 장기간 상습 유린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고, 원고는 감사에 비협조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들의 일상적 행위를 성희롱 및 괴롭힘으로 몰아 역민원을 제기하는 등 조직의 질서를 파괴하는 2차 가해를 자행하였는바, 이상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 처분이 과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판단
징계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인사위원회 구성의 하자 주장 부분
원고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100조가 위원회는 '조합장,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4인, 4급 이상 직원 중 조합장이 지명하는 3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음에도, 피고가 사외이사 1인을 비상임이사 정원에 포함시켜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제44호증, 을제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정관 제3장 제1절은 '비상임이사'라는 대분류 하에 '제1관 조합원인 이사'와 '제2관 조합원이 아닌 이사'를 포섭하고 있고, 제2절에서 '상임이사'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조합의 사외이사 당선인 공고에서 사외이사를 "조합원이 아닌 이사(사외이사)"로 표기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사외이사를 '조합원이 아닌 이사'로 보고 있는 점, 일반적으로 비상임이사란 회사에 상근하지 아니하고 이사회가 열릴 때만 참석하여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이사를 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조합에서의 사외이사는 조합원이 아닌 이사로서 비상임이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대외적인 선거 공고나 실무상의 임원 명부 작성 시 조합원 여부에 따라 명칭을 편의상 분리하여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실무적 분류에 불과할 뿐 조직의 최상위 자치 규범인 정관의 명문 규정을 뒤집을 수 있는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정관의 체계에 따라 사외이사를 비상임이사로 해석하여 사외이사 1인과 비상임이사 3인으로 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인사규정 제100조가 정한 '비상임 이사 4인'의 요건을 적법하게 충족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을 주도한 상무 및 종속적 관계에 있는 임원들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여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나, 인사위원회는 본질적으로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를 위한 사내 기구이므로 위원들이 경영진과 일정 부분 지휘·명령 관계에 놓이는 것은 필연적인 구조적 특성이며, 원고가 특정한 위원이 합리적 재량을 일탈하여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였거나 원고에게 노골적으로 불리한 심의를 주도하였다는 점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입증을 하지 못하는 이상, 조직 내 지위만을 이유로 이 사건 위원회 구성 자체의 공정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 양정의 사전 확정 및 재량권의 위법한 포기 주장 부분
원고는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일인 2024. 10. 14.에 앞서 2024. 10. 8.에 전감사과장으로부터 징계 양정이 '징계해직'임을 문자로 통보받았다는 점과 피고의 징계변상규정상 I중앙회의 요구안보다 하향 의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피고가 징계권자로서의 재량권을 완전히 포기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단위 조합 내부에서 임원이나 팀장급 등 고위직의 중대 비위가 발생할 경우,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내부 임원들만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가 온정주의나 '제 식구 감싸기' 식의 부당한 경징계를 내리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이 매우 높은데, 이를 위해 객관적인 상급 단체인 I중앙회의 검사국이 직접 조사를 수행하고 징계양정을 권고 내지 요구하는 것은 조직 전반의 투명성과 기강 확립을 위한 필수적인 제도적 장치로 보이는 점, 피고의 징계변상규정(을제11호증) 제5조 제3항이 I중앙회의 요구량 이하로 하향 의결하기 위해서 일정한 절차(원심 의결 후 재심 청구 및 I중앙회 승인)를 거치도록 규정한 것은 단위 조합의 자의적인 징계권 남용을 통제하기 위한 합리적인 절차적 제한이지, 재량권 자체의 박탈이나 인사위원회의 심의 기능을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면 I중앙회의 요구량 이하의 징계처분도 가능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은 합리적이 이유가 있으며, 원고에 대한 징계 양정이 사전에 확정되어 피고에게 재량의 여지가 없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2024. 10. 8.자 감사과장의 문자 메시지는 I중앙회의 징계 요구안이 피고 조합에 하달되었고, 부의될 안건의 내용이 '해직'이라는 사실을 실무자가 원고에게 사전 안내한 사실행위에 불과할 뿐, 피고의 인사위원회가 향후 진행될 소명 절차와 심의 과정을 전면적으로 무시하기로 사전 담합하였고 볼 수 없고, 실제로 피고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출석 및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으며, 재심 절차까지 보장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 재량권을 위법하게 포기하였다는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대기발령의 위법성 및 그로 인한 징계절차의 무효 주장 부분
관련 법리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26. 선고 2000두8011 판결,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6개월이라는 장기간의 자택 대기발령이 인사규정상 요건을 결여한 위법한 처분이며, 이로 인해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상태에서 내려진 징계해직 역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원고에 대한 자택 대기발령은 징벌적 목적의 제재가 아니라,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3항<1>이 사업주에게 부여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인지 시 지체 없는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분리 조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불가피한 인사명령으로 보이며, 비록 원고의 주장처럼 조사 자체에 소요된 물리적 시간은 1개월 미만일 수 있으나, 이는 피고 단독 조사가 아닌 상급 기간인 중앙회 검사국의 임점감사 일정을 조율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데 소요된 대기 기간을 포함한 것이다. 설령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의 기간 산정이나 절차에 일부 미흡한 점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사용자의 잠정적 보직 해제 조치인 대기발령의 하자가 곧바로 별도의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독립적으로 성립한 징계해직 처분의 위법성으로 직결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징계사유의 불특정 주장 부분
관련 법리
징계사유가 징계의결요구서나 징계처분서 등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기재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징계위원회 등에서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대상자에게 제시되어 징계대상자가 징계절차에서 방어권 준비 및 행사에 지장이 없었다거나, 징계대상자가 이의 없이 징계위원회 등에 출석하여 변명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그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않아 징계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5. 10.13. 선고 95누6434 판결, 대법원 1995. 11. 7. 선고 94다2479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징계의결서에 명시된 비위 행위 중 상당 부분이 "수시로", "여러 차례"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일시와 장소가 특정되지 아니하여 방어권 행사에 치명적인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갑제24, 25호증, 을제2, 4,10, 14,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직 처분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아니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피해자들의 고충상담신청서(을제4호증) 및 피해자들, 사건 관련자, 원고와의 개별 상담을 거쳐 원고의 징계사유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생략>
이와 관련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가 정리한 위 25개 징계사유 중 순번 9, 16, 17번을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순번 12번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았으며, 중앙노동위원회는 순번 9, 16, 17번을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는데,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처분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이 매우 높고, 특별히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여야 하는 사정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은 원고가 피해자들의 머리, 허리, 어깨, 손 등 비슷한 신체 부위에 접촉을 하였다고 공통되게 진술하였는데, 1명의 피해자도 아닌 3명의 피해자들 진술이 서로 주요 부분에서 일치하고 있다.
피해자 A는 원고와 우산을 같이 쓰고 이동하던 중 피해자 A의 어깨를 자신의 몸 쪽으로 가깝게 당기는 행위를 하였으며, 이에 피해자 A가 행위자의 손을 밀어내며 "팀장님, 이렇게 안 해주셔도 돼요"라고 말하자 원고가 "그럼 당신 혼자쓰세요"라고 말하며 우산을 피해자 A에게 던지듯 건네주었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 B는 "J"라는 상호의 모텔을 발견한 원고가 "나랑 J 갈래?"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피해자 C는 원고가 "너 예뻐서 총무팀으로 내가 데려온 거야", "내가 데리고 다니는 비서야"라고 말하였다는 등의 진술을 하였는데, 이러한 원고의 발언과 구체적인 상황은 피해자들이 직접 듣거나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거나 묘사할 수 없는 내용이다.
피고 조합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던 피해자들이 사직의 의사를 내비치면서까지 굳이 사회적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원고로부터 무고로 고소당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허위 진술을 할 뚜렷한 동기를 찾아볼 수 없고, 피해자 A, B는 퇴직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피해사실을 진술하였으며, 피해자 C, D는 피해자 A, B의 진술로 인하여 원고와의 분리조치가 이루어지고 관련 내부 조사가 시작되자 용기를 내어 피해 사실을 진술하게 된 것으로 그 진술 경위가 자연스럽다.
원고가 스스로 지역본부 및 조합감사사무처에 제출한 소명서(갑제24,25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오토바이를 피하기 위해 발생한 접촉', '모텔(상호명 J) 관련 발언의 맥락', '탕비실 의자에서의 허벅지 접촉 경위', '짧은 치마 정장 착용 지시의 실체' 등 개별적인 혐의 사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당시의 정황과 자신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변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징계 대상자가 이처럼 각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와 경위를 구체적으로 항변하며 이의 없이 소명 절차에 응하였다면, 문서 상 일부 표현이 포괄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방어권이 침해되어 징계가 무효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성희롱 및 괴롭힘 법리 오해 주장 부분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용자,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또는 ② 상대방이 그러한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의 취지 참조).
여기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 언어적 ·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하여 반드시 행위자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피해자들과의 신체 접촉이나 발언의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이는 '업무가 많아 힘내보자는 격려의 의미', '직원들과 친해지고자 하는 친근감의 표현'이었을 뿐 결단코 성적인 의도나 괴롭힐 고의가 없었으며, 당시 직원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명시적 거부감을 표출하지 않았으므로 상호적인 관계 속에서 발생한 오해일 뿐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조합 본점의 총무팀장으로서 소속 부서원들의 업무 분장, 근태 관리, 나아가 인사 고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간 관리자이고, 반면 피해자들은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직급이 낮은 여성 부하직원들로서 이러한 위계구조 하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의 동의 없이 어깨,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을 쓰다듬거나 감싸 안고, 얼굴을 밀착하여 귓속말을 하거나, '나랑 J(모텔 상호) 갈래?', '짧은 치마와 힐을 착용하라'는 등의 언동을 반복하는 것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무리 '친밀함'을 가장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명백한 성적 침해이자 폭력이다.
부하직원들이 당시 즉각적으로 항의하거나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성희롱 가해자들의 전형적인 변명에 불과하며, 생계가 걸린 직장에서 인사권을 가진 직속 상사의 행위에 대해 즉석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고, 피해자들이 퇴사를 결심하고 상무와의 면담에서 고통을 호소한 사실, 그리고 정식으로 고충상담신청서를 작성하여 피해의 심각성을 증언한 사실은 원고의 행위가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깊은 성적 굴욕감과 모멸감을 주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또한, 원고는 2024. 2. 중순 이후로는 신체 접촉을 일절 중단하였으므로 비위의 지속성이 단절되었다고 주장하나, 물리적 접촉을 넘어선 정신적 통제 역시 중대한 징계사유다. 피고가 정리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2024. 3.경 피해자들에게 '본인들이 내가 편하게 대해주는 행동이 불편하다고 하셨으면, 나랑 관계를 잘 가지도록 나한테 와서 어개도 주무르고 잘 하던지. 그래야 내가 결재를 잘해줄 것'이라는 발언을 하였다. 이는 하급자의 정당한 불편 호소에 대해 자신의 업무상 권한(결재권)을 지렛대로 삼아 친밀한 관계를 강요하고 굴복을 종용하는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물리적 성추행 못지않은 악질적인 인격권 침해이다.
결론적으로, 노동위원회가 인정한 바와 같이 25건에 달하는 방대한 징계사유 중 일부 입증이 부족한 사안이 존재하더라도, 원고가 자인하고 피해자들이 일관되게 진술하는 다수의 신체 접촉 및 모욕적 발언만으로도 취업규칙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실체적 징계사유는 충분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구체적으로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며,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 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특히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2023년 발생한 법인카드 주차비 횡령 사건, 타 부서의 성희롱 사건과 비교했을 때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 처분은 형평에 반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가장 중한 '해직'의 징계를 부과한 것은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을 일탈한 재량권 남용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먼저, 법인카드 주차비 횡령 사건과 관련하여, 기업의 징계권 행사에 있어 횡령 등의 재산상 비위와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과 같은 인적 신뢰 파괴 및 인격권 침해 비위는 보호법익과 조직 문화에 미치는 해악의 성질이 완전히 달리 일률적, 평면적 비교의 대상이 되기 어려고, 타 부서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타 직원들의 성비위는 '단발적이고 일회성'인 언동에 그친 사안인 반면, 원고의 행위는 총무팀장이라는 최고위 실무 책임자의 지위를 악용하여, 최소 3명 이상의 부하직원을 상대로 수개월에 걸쳐 13회 이상 반복적·상습적으로 자행된 악질적 성비위 및 괴롭힘으로, 비위의 횟수, 피해자의 규모, 행위의 지속성, 그리고 지위의 남용 정도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를 동일 선상에 놓고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M조합과 같은 금융기관은 고객의 자산을 다루는 공공적 성격이 강하여 소속 직원에게 일반 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특히 원고가 맡은 '총무팀장'이라는 직위는 조직 내부의 복무 관리, 직원 고충 처리, 예방 교육 등을 총괄하며 부서원들을 외부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보호해야 할 1차적 책임이 부여된 자리이다. 가장 높은 도덕성을 발휘하여 방파제가 되어야 할 인물이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권력의 무기로 삼아 부하직원들을 장기간 유린하였다는 사실은, 18년의 장기근속이나 과거의 업무 공적으로 덮을 수 없을 만큼 비난 가능성이 가중되는 사유이다.
또한, 원고는 다수의 자필 반성문을 제출하며 가족의 고통과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자신의 성 인지 감수성 부족을 탓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제출된 증거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원고의 실질적인 행동은 서면 상의 '반성'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한다. 원고는 검사국 조사 및 피고의 소명 절차에 임하면서,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피해자들이 먼저 장난을 걸거나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며 책임을 일부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나아가 원고는 피해 직원들이 과거 업무중에 원고의 어개를 두드리거나 팔뚝을 때리는 등 가벼운 터치를 했던 점, 점심시간에 자신을 따돌린 것 같다는 느낌, 외근 중 사적인 장보기를 한 것 등을 거론하며, '이 또한 나에 대한 성희롱이고 직장 내 괴롭힘이며 징계사유이니 피해자들을 감사해 달라'는 취지의 공식 민원을 제기하였는데, 이는 우월적 지위를 가진 상급자가 수개월에 걸쳐 부하직원의 신체 민감 부위를 만지며 권력적 성폭력을 행사한 것과 하급자가 일상적 업무 과정에서 상급자의 어깨를 두드린 행위를 동일선상의 '성희롱'으로 등치시키려는 지극히 왜곡된 피해 망상적 가해 논리로,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자신의 비위를 진심으로 성찰하기는커녕, 용기를 내어 고충을 신고한 피해자들을 흠집 내고 심리적으로 압박하려는 전형적인 보복 행위이자 악의적인 2차 가해이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역시 원고의 이러한 심문 태도를 직접 목도한 뒤 판정서에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기재하였다.
근로계약 관계는 노사 간의 신의성실을 바탕으로 유지된다. 자신의 중대한 비위행위로 조직 내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을 호도하며 피해자들을 공격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더 이상의 근로관계 유지와 신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환(재판장) 이주연 김재현
1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받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가 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