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5. 5. 20. 선고 2014가단11011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제3호증의 1 내지 3, 을 제1, 2호증 각 기재, 갑 제2호증의 1 내지 7, 을 제3호증의 각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11. 10. 19. 09:30경 남양주시 B에 있는 'C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현장에서 산소통 운반 작업을 하다가 중심을 잃고 4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우측 대퇴골간의 골절, 폐쇄성, 상세불명의 미만성 대뇌 및 소뇌 손상, 관골 골절(폐쇄성), 우측 요골 원위골 골절, 좌측 척골 원위골 골절, 광대뼈 및 상악골의 골절, 관골궁, 폐쇄성'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나.

원고는 2012. 1. 19. 이 사건 사고로 위와 같은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게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2. 2. 1. 원고에게 '원고가 D이라는 업체의 사업주로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사업주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해진 근로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불승인하였다.

다.

그 후 원고는 2012. 9. 3. 근로복지공단의 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최초요양급여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2구단20802호)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3. 4. 26.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은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청구기각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내용

피고는 원고에게 노무도급인 '품떼기' 형식의 하도급을 한 도급인이므로 수급인인 원고에 대하여 추락사고방지 등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인데, 이를 게을리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 20,000,100원(= 일실수입 10,000,000원 + 적극적 손해 5,00,000원 + 위자료 5,000,1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에,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이러한 보호의무는 실질적인 고용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이고, 만일 실질적인 사용관계에 있는 노무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노무수급인의 생명·신체·건강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그 노무도급인은 노무도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품떼기' 형식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가 위 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07. 7. 2.경부터 사업장명 D, 업태 건설(종목 : 전문하도급)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건설업을 하여왔는데,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피고에게 세금계산서(15,036,249원)를 발급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 받는 등 통상적으로 사업주가 행하는 행위를 한 점, ② 원고는 일부원자재(혼화재는 실비로 계산하여 정산하였음)를 제외하고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장비(컴퓨레셔, 크레인 등)와 작업도구 등을 스스로 준비하여 작업을 수행한 점, ③ 원고는 피고의 현장소장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교량받침대 3개와 이음장치 9m 설치)를 하여달라는 요구 외에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을 받지 아니한 채 자신의 기술과 판단 아래 공사를 수행한 점, ④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완성만을 약속한 채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이들을 지휘하며 원고의 판단과 기술로 원고의 장비와 작업도구를 이용하여 공사를 진행한 점, 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하는 대가로 16,539,874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을 뿐 작업도구 등을 어떻게 준비하고 노무공급자에게 얼마의 인건비를 지급할지 등 구체적인 공사비용 지출은 피고와는 무관하게 모두 원고에게 맡겨져 있었는바, 원고가 이 사건 공사로 인한 이윤창출이나 손실발생의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봐야 하는 점, ⑥ 이 사건 공사의 내용은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서 상당한 규모의 장비와 전문기술자의 지휘·감독 없이 단순노무공급자들이 수행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바, 원고가 피고에게 단순히 지휘감독노무나 구체적 작업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⑦ 원고와 피고도 이 사건 공사의 완성대가를 정할 때 단순노무 공급내용과 시간을 기준으로 하지 아니하고, 일의 완성(교량받침대 3개와 이음장치 9m 설치)을 기준으로 하였는바, 원고는 일을 완성하지 못하였을 경우 원고에게 고용된 제3의 일용노무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는지에 관계없이 피고로부터는 약정한 대가를 지급받을 수 없었고, 따라서 위 돈은 근로제공의 대가라기보다는 일의 완성의 대가로 지급되는 공사대금으로 해석함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계약을 피고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원고에게 하도급하는 형태의 노무도급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노무도급인으로서 원고에 대하여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는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