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 및 태양광 모듈 관련 장비 등을 제작하는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대표이사인바, 2011년 7월 초순경 안성시 E에 있는 D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구매담당자 F의로 하여금 'G'라는 상호로 엘씨디(LCD) 주변장비 및 부품 제조업을 하는 피해자 H에게 전화로 '엘씨디(LCD) 주변 부품 및 태양광 모듈 관련 부품을 납품해주면 다음달 하순경까지 그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여 피해자와 부품납품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D는 당시 적자운영상태로 2010년 하반기부터 납품업체에 제때 부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변제기일을 넘긴 채무가 4억 원 이상 되었고, 2011년 초순경부터 인건비도 감당하지 못하여 직원들을 감원하고 있었으며, D 소유의 부동산도 2011년 초경부터 채권자들로부터 가압류가 된 상태로 피해자로부터 부품을 납품받더라도 약정한대로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1. 7. 8.경 D에서 806,000원 상당의 로더 프레임 등의 부품을 납품 명목으로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2. 1. 13.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23회에 걸쳐 합계 33,321,050원 상당의 부품을 같은 명목으로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H로부터 2011. 7. 8.경부터 2012. 1. 13.경까지 합계 33,321,050원 상당의 부품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각 수사보고(피의자 채무관계 참고인 진술 유선청취, 부동산 등기부등본 첨부), 수사보고서(D 재무상태표 등 첨부), 각 지급명령(수사기록 302,303, 306 내지 318면), 기간별 거래보고, 송달 · 확정증명원, 화해권고결정문, 집행문, 거래처원장, 업체별 판매현황, 미수금 · 미지급금 검색, 재무상태표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1. 7. 8.경부터 2012. 1. 13.경까지 H로부터 합계 33,321,050원의 물품을 공급받았으나, 그 지급기일인 다음달 하순경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① D는 H와 거래하기 시작한 2011년 7월경 I(J)에 대하여 약 3,700만 원의, K(L)에 대하여 약 2,900만 원의, M(N)에 대하여 약 1,700만 원의, O(P)에 대하여 약 5,700만 원의, 주식회사 한산리니어시스템에게 약 200만 원의, 충해전기 주식회사에 대하여 약 1억 4,000만 원의, Q(R)에 대하여 약 2,850만 원의, 주식회사 한신에 대하여약 250만 원의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 ② 2011년 초순경부터 D의 직원들이 일부 퇴사하였으며, ③ D 소유의 용인시 처인구 S 공장용지 1,611㎡ 및 그 지상공장 및 부대복지시설 건물에 대하여, 2011. 6. 3. 청구금액 45,257,800원의 가압류결정이 내려졌고(2011. 8. 30. 해제), 2011. 10. 26. 채권 T의 신청에 의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으며(2011. 11. 3. 취하), 2011. 11. 11. 청구금액 30,042,560원의 가압류결정이 내려졌고(2012. 1. 26. 해제), 2011. 12. 6. 청구금액 23,800,000원의 가압류결정이 내려졌다(2012. 1. 26. 해제).
D는 2011년경부터 운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어 2011년도 당기 순손실이903,310,622원이었고, 2012년 초순경부터 그 운영이 매우 어려워져 2012년도 당기 순손실이 4,057,039,569원에 이르렀으며, 2012년 여름경부터는 실질적으로 휴업상태였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수사보고(피의자 제출 관련 자료 첨부), 각 수사보고서(피의자의 근로기준법위반 등 판결문 첨부, D 재무상태표 등 첨부),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제조원가명세서, 압류예정 최고 통보서의 각 기재, 증 제2, 3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D는, ① 2011년 및 2012년 초순경 적자 상태이기는 하였으나, 매출액 100억 원 이상으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고, ② 수십개의 거래처들과 거래를 지속하여 오면서 물품대금 일부를 지급해오고 있었으며, ③ 근로자들 일부가 퇴사하기는 하였으나 근무 중인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었다(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연체, 국민연금 및 산재보험료 등 연체는 H와의 거래관계 종료 이후인 2012년 6월 이후에 발생하였다).
D는, ① 2009년 하순경부터 2011년 초순경까지 주식회사 에스엠더블유(SMW)에 합계 약 18억 원을 투자 또는 대여하였으나, 위 회사의 운영이 어려워져 투입된 투자금 등을 회수하지 못하였고, ② 2010년 초순경 주식회사 이오스솔라에게 태양광 장비 등을 납품하였으나 그 납품대금 약 3억 9,9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며, ③ 2011년 7월경부터 타이완 및 러시아 소재 회사들과 계약을 추진하였으나, 결국 계약이 이루어지지는 못하였다.
위 나.항 기재 각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 운영의 D가 H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2011년 7월경부터 2012년 1월경까지 D의 재정상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고, 다른 거래처에 대한 물품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 위 다.항 기재 각 사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H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2011년 7월경부터 2012년 1월경까지 상당한 규모 이상의 거래처들과의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D를 운영해왔고, D와 H의 거래기간 및 거래금액 등에 비추어 볼 때, D의 전체 거래규모 대비 H와의 거래규모가 특히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D의 재정상태가 본격적으로 악화된 것은 H와의 거래가 종료된 2012년 초순경부터인 점, ③ D가 위와 같이 급격한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한 것에는 투자금 및 대여금의 회수 실패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H와의 거래 개시 이후 발생한 D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H에게 약속대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이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H를 기망하여 물품을 편취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주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