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군포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340명을 사용하여 버스운수업을 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단체협약의 당사자는 단체협약의 내용 중 임금·복리후생비, 퇴직금에 관한 사항, 근로 및 휴게시간, 휴일, 휴가에 관한 사항, 징계 및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 안전보건 및 재해부조에 관한 사항, 시설·편의제공 및 근무시간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 쟁의행위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D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제10조에 위반하여 주식회사 C 소속 근로자 E에 대하여 2013. 5. 15. 식사시간을 20분만 부여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바와 같이 2013. 5. 15.부터 2015. 8. 19.까지 69회에 걸쳐 위 E에게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 제25조에 의하면, 피고인은 오전 근무자에게는 2회, 오후 근무자에게는 1회 각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한편, 주식회사 C는 이 사건 근로자 E이 운행한 버스 노선에 대하여 1일 총 5회에 걸쳐 운행을 하는데, 그 중 2회(= 1회차, 2회차)는 오전 근무자가, 나머지 3회(= 3회차, 4회차, 5회차)는 오후 근무자가 운행을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단체협약에 의하면, 근로자가 원할 경우 오전 근무에 대하여는 1회차 운행과 2회차 운행 사이에 부여된 시간(이하 이를 편의상 '휴식시간'이라 한다)에, 오후 근무에 대하여는 3회차 운행과 4회차 운행 사이, 혹은 4회차 운행과 5회차 운행 사이에 부여된 각 휴식시간 중 근로자가 지정한 휴식시간에 반드시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이 보장되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단체협약은 '오전 근무자에게 2회, 오후 근무자에게 1회 각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준다'는 내용으로만 규정하고 있을 뿐, 각 식사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는 시각에 관하여는 정함이 없고, 각 식사시간 중 일부는 반드시 회차별 운행 사이에 부여된 휴식시간에 확보되어야 한다거나, 근무일 최초 운행 시작 전이나 최종 운행 종료 이후에는 식사시간을 지정할 수 없다는 규정도 없으며, 배차 순번별로 식사시간을 달리 정하거나 구체화하는 규정도 없다. 위 단체협약에 의하면, 오전 근무의 경우 근로자는 1, 2회차 운행을 하는데 식사시간이 2회 부여되므로, 위 2회의 식사시간 중 최소 1회는 1회차 운행 시작 전 혹은 2회차 운행 종료 후 부여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 사건 근로자 E은 이 법정에서 '식사를 먼저 하고 1회차 운행(오전 근무시)이나 3회차 운행(오후 근무시)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F노동조합 D노동조합 지부장 G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G의 진술에 의하면, 오전 근무자는 2회차 운행을 마치고 2번째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운행 사이에 부여된 휴식시간에 반드시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면, 배차 시각이나 배차 간격 등은 서울시의 인가사항이라 사용자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식사시간 보장을 위하여 사용자는 근로자의 배차 순번을 운행 차수별로 달리 지정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가령, 오전 근무 1회차 운행에서 배차 순번이 3번이었던 근로자를, 같은 날 2회차 운행에서는 배차 순번을 3번이 아니라 4, 5번 이하로 지정하여 운행 사이에 부여된 휴식시간을 늘릴 수 있다), 그 결과 근로자는 실제 근로시간은 달라지지 않음에도 퇴근시간만 늦어져 오히려 근로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이 '근로자가 원할 경우 반드시 운행 사이에 부여된 휴식시간에 근로자에게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보장해주어야 함'을 그 내용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의 각 근무일에 대하여 E은 오전 근무 시작 전이나 종료 후, 혹은 오후 근무 시작 전에 30분 상당의 식사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E에게 위와 같이 식사시간을 부여하더라도 관계법령에 저촉된다거나,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등에 위반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E에게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부여하지 않았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이용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