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0. 11. 20. 선고 2019가합10546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들은 1.4톤 규모의 차량을 소유한 지입차주들이고, 피고는 의약품 등의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차량 위수탁관리계약 및 운송계약의 체결

1)

원고 A은 1997. 1. 21.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 원고 F, C은 1999. 6.경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과 각각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가 원고 A은 2015. 9.경, 원고 F, C는 2015. 5.경 각각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와 다음과 같이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피고는 E, G, H(이하 '운수회사'라 한다)와 화물 운송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들의 운송업무 개시 및 종료

원고 A은 1997. 1. 21.부터 2018. 9. 30.까지, 원고 B은 1997. 2. 28.부터 2019. 5. 20.까지, 원고 C는 1996. 12. 1.부터 2017. 8. 20.까지 각각 피고의 군포물류센터에서 원고들의 지입차량을 이용하여 피고의 물품 배송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3, 18 내지 21호증, 을 제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은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및 운송계약의 기간 중 근태 관리, 배송일지 작성, 복장 등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았으며, 매월 고정적인 급여를 받은 점 등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된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또한 이 사건 운송계약은 실질이 근로자파견계약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에 따라 2년의 파견기간이 만료한 날부터 원고들을 고용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2년의 파견기간이 종료한 이후로부터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된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갑제5 내지 8, 13 내지 16, 18 내지 21호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고정된 운송일정과 운송경로에 따라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근무일마다 배송운행일지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원고들은 자신들의 차량을 이 사건 운송계약의 목적 외에는 사용하지 못한 사실, 피고는 원고들의 복장이나 차량 관리상태를 통제하고, 원고들의 차량에 피고가 지정하는 도색 및 광고물을 부착하도록 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제4, 9 내지 12호증, 을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들은 운수수회사와 운수회사가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사항을 대행하기 위하여 납품대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납품대행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은 상품인수증, 거래명세표와 차량운행일지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하고(납품대행계약 제4조 라.항), 납품대행계약은 운수회사와 피고의 이 사건 운송계약 해지 시까지 적용하며(납품대행계약 제5조), 원고들은 운수회사와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을 해지하고 개인명의로 차량을 등록한 후에도 위 납품대행계약을 적용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갑제4호증의 2 합의각서), 원고들이 피고에게 배송운행일지나 물품인수증을 제출한 것은 위 납품대행계약에 따른 것이지 피고에게 소속된 근로자로서 제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들이 자신들의 차량을 다른 운송업무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 것은 이 사건 운송계약 및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상시 안정적인 운송수단을 확보하여 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고, 원고들 또한 운수회사를 통하여 피고와 전속적이고 장기적인 운송계약을 통하여 자신의 운송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므로 충분히 위 의무를 수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원고들은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및 운송계약에 따라 일정 수준의 운송수익을 보장받는 대신에 독립된 사업자로서의 권한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하기로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들이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의 직원 I는 2017. 8. 29. 원고들을 포함하여 군포물류센터에서 의약품 운송을 담당하는 운전자들 중 내근 가능한 운전자의 자발적 지원을 요청하였거나 2017. 9. 22. 원고 A에게 내근 지원자가 없는 경우 선발하여 통보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며, 운전자들은 피고의 내근지원요청에 대해 개인일정을 이유로 거절하기도 하였고,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입었다는 사정도 존재하지 않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종속적인 지휘·감독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들이 근무기간 동안 출근일, 출근시간에 대해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지정을 받기는 하였지만 이는 배송일정상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지정이 된 것이고, 피고의 직원 I는 원고들을 포함한 차량소유자들에게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 군포물류센터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이를 문제삼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은 근무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율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휴가기간이나 승진, 급여조건 등 관련하여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⑤

원고들은 운수회사로부터 지입차량에 대한 운영권 일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독립된 사업자로서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부담하고, 지입차량의 고장, 수리, 주유, 제세공과금, 보험료, 과징금 및 공제 추가분담금 등 차량관리에 드는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여야 하며, 지입차량의 정기검사나 적재물배상책임보험 가입 또한 원고들이 담당하여야 하는데(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제4조, 제7조 제1항, 제10조, 제12조), 반면 피고는 원고들의 지입차량 관리·운영에 관하여도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별도의 비용도 부담하지 아니 하는바, 원고들은 독립하여 자신들의 계산으로 운송사업을 영위하였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 및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⑥

운수회사는 원고들로부터 지입차량에 대한 관리비 184,000원(부가세 별도)을 별도로 지급받으며(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제6조 제2항), 원고들이 운수회사에게 회계관리를 위임하는 경우 운수회사에게 5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하는바(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제23조), 운수회사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운송용역비에서 위 관리비를 제외한 돈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⑦

원고들은 운수회사로부터 운송비 또는 용역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았으며, 피고는 300,000원의 비용을 제외하고 원고들에게 운송비나 경비를 지급한 사실이 없다.

나.

구 파견법상 파견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① 피고는 원고들에 종속적인 지휘·감독관계에 입각하여 근무를 강제하지 않았던 점, ② 운수회사와의 관계에서 원고들은 제세공과금 등 차량관리에 드는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고, 원고들이 지입차량의 정기검사를 진행하고 적재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는 점, ③ 원고들은 운수회사로부터 관리비를 제외한 용역비와 함께 부가가치세를 가산한 돈을 지급받았으며, 운수회사나 피고가 원고들의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을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사실이 없는 점, ④ 원고들은 운수회사나 피고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규율을 적용받지도 아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운수회사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거나 원고들이 운수회사의 지시로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시 하에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영호(재판장) 이준범 김용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