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3. 22.자<1> 견책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10. 25.자<2> 감봉 3개월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한국마사회법에 따라 설립되어 경마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2. 6. 1. 피고에 입사하여 2016. 11. 9.부터 2017. 2. 21.까지는 B지역본부 본부장으로, 2017. 2. 22.부터 2018. 5. 1.까지는 C센터장으로 근무하였다.
2018. 3. 22.자 견책처분
피고는 2015. 10. 1.경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B지역본부 주차장(이하 ’이 사건 주차장‘이라 한다)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D에 이 사건 주차장의 관리·운영을 맡겼다. 위 계약에 의하면 D은 계약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또는 중도 해지된 경우 피고가 지정하는 기한 내에 최초 계약시 투자시설의 정상 운영이 가능하도록 유지보수를 완료한 후 투자시설을 피고에게 무상으로 양도하여야 한다.
D은 이 사건 주차장에 약 225,000,000원을 들여 데크플랜터, 플랜터 박스, 조화, 인공토 등(이하 ’이 사건 시설물‘이라 한다)을 설치하였다.
원고는 B지역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16. 11. 28.경 이 사건 시설물이 노후화되어 미관을 저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시설물을 다른 곳에 재활용하거나 재활용할 곳이 없으면 폐기하라고 지시하였고, 담당 직원은 D 관리소장의 구두 승낙을 얻어 이 사건 시설물을 폐기하였다.
농림축산부 감사관실은 2017. 12.경 피고에게 ’피고가 이 사건 시설물을 향후 무상으로 양수할 수 있음에도 원고가 설치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는 이 사건 시설물을 폐기하여 피고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의 종합감사결과를 통지하였다.
피고는 2018. 3. 22. 아래와 같이 원고에 대해 견책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견책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8. 8. 8. 원고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고 이 사건 견책처분을 유지하였다.
○
2018. 10. 25.자 감봉처분
원고는 C센터장으로 근무하던 2017. 상반기 무렵 C센터에서 근무하던 여직원 E를 수차례 “돼지야”라고 부르고, E에게 “사람들 옷 어떻게 입는지 트렌드 좀 봐라”고 하였다.
원고는 2017. 상반기 무렵 E에게 본인의 사적 모임에 참석하도록 제안하여 참석하게 하였다.
원고는 여자 경마지원직 직원들에게 “애기야”라는 호칭을 사용한 적이 있다.
피고는 2018. 10. 25. 아래와 같이 원고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감봉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8. 12. 16. 원고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고 이 사건 감봉처분을 유지하였다.
○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 윤리강령, 행동강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 11 내지 14호증, 을 제3, 7,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견책처분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시설물이 노후화된 채로 방치되어 있어 담당자들에게 ’시설물을 정비하라, 활용방안 유무를 검토하고 관련부처와 협의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정당한 업무 지시를 하였을 뿐이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위 기초사실, 갑 제13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시설물을 폐기하도록 지시한 것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위반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당시 B지역본부 본부장으로 B지역본부를 총괄하는 관리직이었고, 이 사건 시설물이 노후되어 환경개선을 위해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하고 지시할 권한과 재량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는 피고의 고정자산 관리규정에 의하면 고정자산을 폐기하려면 자산관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원고가 심의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시설물을 폐기하여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시설물은 D이 설치하여 소유하였던 것으로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시설물을 재활용하거나 폐기하라는 일반적인 지시를 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피고의 내부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폐기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시설물을 폐기한 것에 대해 업무상 배임(예비적으로 재물손괴)으로 형사고소를 하였으나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고, 이에 대한 피고의 항고도 기각되었다.
이 사건 감봉처분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가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과 행동을 한 사실은 있지만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호는 직장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로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갑 제9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감봉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원고는 “돼지야”라는 표현은 업무상 실수를 질책할 때 사용한 표현이고 남자 직원들에 대해서도 사용한 표현이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돼지야”라는 표현은 상대방의 체형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에 해당하며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만한 표현이다. 실제로 E도 “돼지야”라는 말을 듣고 당황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하였고, 동료 직원에게 고충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설령 위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직장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의에 어긋나는 발언임에는 분명하고, 징계사유에 ‘직장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원고는 “사람들 옷 어떻게 입는지 트렌드 좀 봐라”라는 발언은 홍보나 영업업무를 트렌드에 맞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E와 다른 회사에 출장을 갔을 때 점심 시간에 돌아다니던 그 회사 여직원들을 보며 E에게 “사람들 옷 어떻게 입는지 트렌드 좀 봐라”라고 하였는데, 위와 같은 발언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위 발언은 업무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E의 옷차림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E는 동료 직원에게 ‘원고가 다른 사람들이 옷 어떻게 예쁘게 입는지를 보고 오라는 말을 했다, 어떻게 입어야 원고가 좋아하냐’고 묻기도 하였다.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은 ‘여성은 옷을 예쁘게 입고 다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성차별적 발언으로, 적어도 ‘직장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원고는 나이가 어린 경마지원직 직원들의 이름을 알지 못하여 “애기야”라고 부른 것일 뿐이므로 성희롱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애기야”라는 호칭은 주로 연인관계 등 친밀한 관계에서 사용되는 애칭이고, 대부분 20대인 여자 경마지원직 직원들이 중년의 남성인 원고로부터 연인관계 등에서나 사용되는 호칭인 “애기야”라는 호칭을 들었다면 상당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동료 직원을 직급이나 이름이 아닌 “애기야”와 같은 호칭으로 부르는 것은 직장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모임에 원고가 2014년도에 파견교육을 받을 때 담당했던 교수도 있어서 참석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을 하였고, 이에 E가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E에게만 약속이 있냐고 물어보고 E의 퇴근길과 동선이 겹치니 동행하자고 한 다음 자신의 자동차 안에서 E에게 모임을 제안하였는데, 이러한 당시 상황이나 원고와 E의 지위(E는 당시 신입사원이었고 원고는 E가 근무하는 C센터의 센터장이었다)에 비추어 보면 E가 원고의 제안을 거절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E는 거절하기가 어려워 동행하게 되었다고 하였고, 긴장한 상태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술을 먹다가 체해서 회식 자리가 끝나자마자 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가 E로 하여금 자신의 사적 모임에 참석하게 한 것은 직장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소결
이 사건 견책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이고, 이 사건 감봉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여 유효하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순열(재판장) 유재영 박형민
각주1) 원고는 청구취지에서 견책 징계처분의 일자를 2018. 8. 8.로 기재하였으나, 원고에 대한 견책 징계처분은 2018. 3. 22. 이루어졌고 2018. 8. 8.은 위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 청구를 기각한 일자로 보인다.
각주2) 원고는 청구취지에서 감봉 3개월 징계처분의 일자를 2018. 12. 16.로 기재하였으나, 원고에 대한 감봉 3개월 징계처분은 2018. 10. 25. 이루어졌고 2018. 12. 16.은 위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 청구를 기각한 일자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