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12. 6.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576,486원 및 2020. 3.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192,16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5. 11. 25.부터 피고에 입사하여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C 노선 버스를 운행하였다.
피고는 2019. 11. 22. 원고에게 ‘배차 명령 위반, 고의 지연운행을 통한 지속적 승무(막차)결행, 동료와의 심한 마찰 등’의 징계사유를 이유로 인사(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피고는 2019. 12. 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인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2019. 12. 13.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징계해고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징계의 절차 및 징계해고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징계해고
회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
원고는 위 징계해고 처분에 불복하여 2019. 12. 26. 피고에 재심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0. 1. 3. 원고의 재심 청구에 대한 인사(징계)위원회를 개최한 후 당초의 결정대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고 2020. 1. 13. 원고에게 ‘2020. 1. 3. 인사위원회 재심 결과 징계해고 처분이 확정되어 2020. 1. 22.자로 근로계약을 해지함을 알린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제2호증, 을 제6, 8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100760 판결 등 참조).
해고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의 ① 동료와의 심한 마찰, ② 고의 지연운행(운행 중 무단휴식 등), ③ 배차명령 거부 행위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의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위 각 사유별로 정당한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해고사유① - 동료와의 심한 마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뿐만 아니라 피고의 취업규칙 제43조 제2항 또한 ‘모든 징계는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소명자료의 준비 등을 위하여 10일 이내의 무급휴직 기간을 줄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취업규칙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해당 근로자가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그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사건 해고의 사유 중 하나로 ‘동료와의 심한 마찰’을 내세우고 있고 원고에게 보낸 해고통지에도 동일하게 기재하고 있으나, 피고는 원고가 동료와의 마찰을 일으킨 일시, 장소나 마찰의 대상이 된 동료를 전혀 특정하지 않고 있다.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해고통지 외에 징계결정사유서(을 제9호증)나 인사(징계)위원회 회의록(을 제8호증)의 각 기재를 보더라도 원고로서는 ‘동료와의 심한 마찰’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만으로도 원고에 대한 정당한 징계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더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를 보더라도 원고가 동료와 심한 마찰을 일으킨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즉, 피고의 F 이사가 작성한 ‘승무원 특별관리 대상자 보고’(을 제4호증)에 ‘피고가 동료 승무원들과의 불화 등으로 노선 운행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고 징계재심결정 사유서(을 제16호증)에 ‘영업소 동료 근로자들이 매번 원고의 근무태도 등에 대해 민원을 제기’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와 같은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동료와 심한 마찰을 일으킨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가 동료와 심한 마찰을 일으킨 사실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는 ‘동료와의 심한 마찰’ 행위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 것인지 특정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제1호부터 제22호까지의 징계사유를 보더라도 ‘동료와의 심한 마찰’ 행위가 그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어느 모로 보더라도 이 부분 해고사유는 원고에 대한 정당한 해고사유로 볼 수 없다.
해고사유② - 고의지연운행(운행 중 무단휴식 등)
을 제9, 24, 2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운행하는 C 버스 노선의 경우 다른 버스 기사들이 1회 운행에 소요하는 평균 시간이 2시간 26분 정도인 사실, 이에 비하여 원고는 같은 노선을 운행하면서 평균적으로 1회 운행에 2시간 52분 정도를 소요한 사실, 원고가 2019. 11. 1.부터 2019. 11. 15.까지 사이에 E마을 회차지 주변에서 8회에 걸쳐 짧게는 2분, 길게는 12분까지 정차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의 취업규칙을 보더라도 ‘지연운행’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가 단지 다른 기사들에 비하여 평균적으로 다소 장시간 운행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지연운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원고가 다른 기사들에 비하여 엄격하게 제한 속도를 준수하거나 양보 운전을 하여 운행시간이 길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비록 을 제2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9. 9. 28.과 2019. 9. 30.에는 1시간 46분, 1시간 54분만에 1회 운행을 마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되나, 원고가 평균 운행시간보다 짧은 시간 내에 1회 운행을 마친 경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통상적으로 지연운행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E마을 회차지 주변에서 길게는 12분까지도 정차를 하여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으나 평균 2시간 26분 정도 소요되는 운행시간과 비교하여 과도하게 긴 시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운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고의적으로 지연운행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설령 원고가 고의로 지연운행을 하였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이러한 고의 지연운행 행위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 것인지 특정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제1호부터 제22호까지의 징계 사유를 보더라도 위와 같은 행위가 그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비록 원고가 다른 운전기사들에 비하여 장시간 운행을 함으로써 다른 운전기사들이 1일 6회 운행을 하는 것에 비하여 원고가 5회 운행만을 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평균적인 1일 총 운행시간이 860분[=172분(2시간 52분) × 5회]이므로 다른 운전기사들의 평균적인 총 운행시간 876분[=146분(2시간 26분) × 6회]에 비하여 현저히 근무를 태만히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해고사유는 원고에 대한 정당한 해고사유로 볼 수 없다.
해고사유③ - 배차명령 거부
을 제1호증의 1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9. 11. 1., 2019. 11. 7., 2019. 11. 9.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운행 주임이 지시한 시각에 운행을 시작하지 않고 원고의 임의대로 운행을 시작한 사실은 인정된다. 피고는 이러한 배차명령 위반 행위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 것인지 특정하지 않고 있으나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제12호가 ‘근무지와 근무차량의 무단이탈, 운행거부 또는 승무지시에 불응, 불복한 자’를 해고사유로 들고 있으므로, 원고의 행위가 위 규정 중 ‘운행거부 또는 승무지시에 불응, 불복’에 해당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그 외에 제1호 내지 11호, 13호 내지 22호까지의 징계 사유를 보더라도 위와 같은 배차명령 위반 행위가 그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해고는 결과적으로 근로자의 직업을 박탈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 중 해고사유에 관한 규정은 근로자의 이익을 위하여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는바,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제12호는 ‘운행거부 또는 승무지시 불응, 불복’과 더불어 ‘근무지와 근무차량의 무단이탈’도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제12호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근무지와 근무차량을 무단으로 이탈하는 것’에 비견될 정도로 근로자가 회사의 승무지시에 불응하여 운행 자체를 완전히 거부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더구나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4항 제5, 8호가 해고보다 한 단계 낮은 징계인 승무(출근)정지의 사유로 ‘근무 중 회사의 업무지시 및 운행지시를 위반하고 각종 운행질서 문란 및 위반으로 사내 규율을 위반한 자’ 및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 자’를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승무(출근)정지 사유와 비교해 보더라도 근로자가 회사의 운행이나 승무와 관련된 지시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제12호의 ‘운행거부 또는 승무지시 불응, 불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더 나아가 운행이나 승무 그 자체를 거부하는 정도가 되어야 위 제12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운행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피고가 지시한 배차 시간을 어기고 운행을 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피고의 취업규칙에 대한 해석에 비추어 제44조 제5항 제12호의 ‘운행 거부 또는 승무지시 불응, 불복’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내세우는 이 부분 해고사유도 원고에 대한 정당한 해고사유로 볼 수 없다.
소결론
위에서 본 것과 같이,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에 대한 해고 사유 중 ① 동료와의 심한 마찰은 그 사실관계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고 사실관계가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② 고의 지연운행(운행 중 무단휴식 등)의 경우 원고가 다른 운전기사들의 평균 운행시간과 비교할 때 다소 느리게 운행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의도적으로 운행을 지연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③ 배차명령 거부 행위의 경우 원고가 피고의 배차명령을 어기고 피고가 지시한 시간과 다른 시간에 운행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해고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제12호의 ‘운행거부 또는 승무지시 불응, 불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어느 사유를 보더라도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에 근거한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위 세 가지 사유를 종합하여 징계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동료들과 마찰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마찰이 일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지연운행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구체적인 자료도 없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운행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배차 시간에 관한 지시를 어긴 것은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4항에 정한 승무(출근)정지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 뿐 제44조 제5항이 정한 해고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근로자인 원고와 계약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셈이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월 임금이 3,192,162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일인 2019. 12. 6.부터 2020. 2. 29.까지의 미지급 임금 9,576,486원(=3,192,162원 × 3개월) 및 그 다음날인 2020. 3.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3,192,162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영호(재판장) 박형민 문혁
각주1) 원고는 2019. 12. 1.부터가 아닌 이 사건 해고일인 2019. 12. 6.부터의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하면서도 2019. 12.부터 2020. 2.까지의 온전한 3개월분의 임금 9,576,486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해당 금액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도 2019. 12. 6.부터 2020. 12. 29.까지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급여가 9,576,486원인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