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2. 25.부터 2023. 1. 1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 및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이를 5분하여 그 4는 피고(반소원고)가, 나머지는 원고(반소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6, 10 내지 14, 16호증, 을 제1, 3, 12호증의 각 기재, 갑 제3호증, 을 제2, 8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주식회사 C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인정사실과 배치되는 부분은 믿지 아니한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강의계약
평촌학원가에 위치한 수학, 과학 전문학원인 원고(이하 ‘원고학원’이라 한다)는 2018. 11. 21. 평촌학원가에서 약 4년간 근무하여 왔던 수학강사인 피고와 사이에 2018. 11. 26.부터 2019. 12. 31.까지 고등학교수학 전임강의에 관하여 급여 43,200,000원(매월 강의급여 3,420,000원, 교재제작급여 180,000원)의 강의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강의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강의계약 제7조는 “① 피고는 이 사건 강의계약 종료 후 1년 이내에 원고학원의 서면 동의 없이 원고학원 및 그 반경 5km 이내에서 학원강의 및 운영을 하지 않기로 한다. ② 피고는 이 사건 강의계약기간 중 또는 이 사건 강의계약이 종료된 이후라도 원고학원 및 원고학원 고객 관련 정보를 외부에 유출할 수 없고, 이 사건 강의계약 종료 후 3년 동안 이 사건 강의계약에 따라 원고학원에서 강의를 하던 중 취득한 원고학원 및 원고학원 고객 관련 정보를 이용하여 사업운영, 취업활동, 기타 영리 활동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강의계약에서 정한 제1차 기간(2018. 11. 26.~2019. 12. 31.) 동안 원고학원에서 고등학교수학 전임강의를 잘 진행하였고, 덕분에 원고학원과 사이에 이 사건 강의계약을 연장하면서 다만 그 급여를 45,600,000원으로 인상하여 2020. 12. 31.까지 제2차 기간 동안 고등학교수학 전임강의를 맡기로 구두 합의하였다.
이 사건 강의계약의 종료, 분쟁
피고는 ‘개인사유’를 들어 원고학원과의 이 사건 강의계약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하여, 제2차 기간 종료 직전인 2020. 12. 23. 원고학원과 사이에 이 사건 강의계약관계 종료를 하기로 합의가 되었다(이하 ‘이 사건 종료합의’라고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종료합의 후 10일 정도 경과한 2021. 1. 2.<1> 같은 평촌학원가일 뿐더러 원고학원으로부터 불과 25m 떨어진 옆 건물에서 ‘D학원’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소외학원’이라 한다)과 사이에 2021. 1. 2.부터 2022. 1. 1.까지 고등학교수학 전임강의에 관하여 인센티브는 별도로 하고 매월 강의급여 4,000,000원씩(다만 피고는 2021년 1월분 급여로는 300,000원이 더 많은 4,300,000원을 지급받았다) 지급받기로 하는 강의계약(이하 ‘소외학원과의 강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소외학원과의 강의계약 소식을 들은 원고학원 대표자 E는 2021. 1. 11. “작년(2020년) 우리 고1 아이들을 지도하던 선생님 중 한분이 최근 원고학원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 해당 선생님은 몸 이 너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학원에 퇴사사유를 밝혔고, 당분간 쉬면 서 체력회복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 선생님이 퇴사 후 원고학원 바로 근방으로 이직을 해서 아이들에게 근무하는 소외학원 이름 을 공개하며 원고학원의 소중한 아이들을 소외학원으로 유출해 가기에 이르 렀습니다. 헌데 이 과정에서 소외학원으로 아이들을 데려오는 만 큼 소외학원으로부터 보상을 받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 사건 강의 계약 위반과 동시에 형사법상 영업방해, 민사법상 손해배상 대상입니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이하 ‘이 사건 문자메시지’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원고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 약 30명에게 발송하였고, 2021. 2. 16.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자신이 소외학원으로부터 원고학원에서 수강 중인 아이들을 데려오는 것과 관련한 어떠한 인센티브도 받기로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학원 대표자 E가 ‘허위’내용의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냄으로써 피고를 모욕하고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2021. 4. 19. 경기의왕경찰서에 원고학원 대표자 E를 피고소인으로 한 고소장을 접수하였고(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2021. 11. 10.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였다. 한편, 경기의왕경찰서 소속 경위 F은 2021. 10. 12. 원고학원 대표자 E에 대한 무혐의 취지의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담당검사 G은 2022. 8. 22. 피고가 건강상 이유로 원고학원을 그만둔다고 밝혔으나, 실제 인근에 있는 소외학원으로 이직하였던 점, 그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학원 원생들에게 자신이 소외학원으로 옮긴다는 사실을 밝혀 일부 원생들이 원고학원에서 소외학원으로 이탈한 점 등을 들어 원고학원 대표자 E에 대한 무혐의처분을 하였다.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이 사건 강의계약의 성격 : 근로계약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다277570 판결 참조).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하여 보면, 이 사건 강의계약은 근로계약이고, 피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학원은 피고와 같은 고등학교 수학전임강사를 뽑아 수학강의를 하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 사건 강의계약서에는 ‘계약기간 및 보수’(’용역수수료‘로 표 시되어 있다), 원고학원이 강의와 관련하여 한 요구(’지시‘로 이해할 수 있다)를 거부 또는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계약사항의 미준수<2>가 있을 경우 해지 규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원고학원으로부터 반을 배정받은 후 원고학원의 시간표에 따라 원고학원의 지정된 강의실에서 원고학원이 정한 강의방법, 강의교재 등을 사용하여 해당반의 학생들에게 수학수업을 진행하였다. 원고학원 내 일체의 장비는 원고학원의 소유였고, 피고는 수업시간에 사용할 강의교재도 원고학원으로부터 제공받았다. 피고는 원칙적으로 자신이 배정받은 수업시간에 제3자로 하여금 대체 강의를 하도록 할 수 없었다(다만 이 사건 강의계약 제9조 제1항에 따라 피고가 개인적인 사유로 강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제3자로 하여금 대체 강의를 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하여 원고학원이 피고가 수행할 업무 내용을 정하고, 피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피고는 원고학원으로부터 매달 제1차 기간 기준 3,600,000원을 ’용역수수료‘라는 명목으로 고정급을 지급받았고, 퇴직금으로 7,624,364원을 지급받았다.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로 신고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경업금지규정의 효력 : 유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다234924 판결 참조).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평촌학원가는 학원만 280여개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학원가이다. 안양, 군포, 의왕, 수원, 과천, 안산 지역 학생들이 주로 모이지만, 충청도에서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왕복 10차로인 평촌대로를 기준으로 양쪽 건물들이 모두 학원으로 가득하다.<3> 이러한 상황에서 평촌학원가에 위치한 원고학원 소속 고등학교수학 전임강사인 피고가 인근의 다른 학원으로 이직하거나 새로운 학원을 개설할 경우 학습의 연속성을 위하여 학생들이 강사를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우 강사인 피고가 퇴직한 원고학원은 갑자기 수강생이 줄어들어 매출액이 감소하고 학사일정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며 원고학원에 남아있던 학생들도 강의의 연속성이 저해되어 불안해하거나 그로 인해 원고학원을 다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원고학원을 오기 전에도 평촌학원가에서 수학강사로 활약하여왔던 피고도 위와 같은 특성을 이용하여 자신이 직접 학원을 개설하거나 경쟁학원으로 이동하여 강의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더욱 많은 수익을 올리려고 시도할 여지가 있고, 특히 수학과 과학 중 학생들이 수학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여 과학과목까지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학원의 주된 고객은 안양, 군포, 의왕, 수원, 과천, 안산 지역의 수학, 과학을 보충하고자 하는 고등학생들로서 평촌학원가의 수많은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들과 주된 고객층이 겹치므로, 치열한 경쟁 속에 위치한 원고학원으로서는 위와 같은 학원 운영 및 존속의 어려움 등을 미리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통해 자신의 고객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고, 이는 보호할 가치 있는 원고학원의 이익에 해당한다.
더구나 원고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피고의 강의를 수강할 경우 그러한 성과가 전적으로 피고의 개인적 자질이나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학원의 명성이나 영업활동 등에 의한 성과를 이용한 측면도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원고학원은 비록 대입전문으로서 고등학생 위주이기는 하지만, 초중등관을 운영하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도 지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가 가르치는 수강생의 상당수는 원고학원 중등반에서 그대로 학년이동을 하였을 수 있는바, 원고 학원이 유무형의 자산을 투자하여 창출한 경제적 이익(고객 및 영업망의 확보 등)은 법률상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것이다.
피고는 이 사건 강의계약이 그 ‘종료 후 1년 동안 원고학원 반경 5km 이내’에서 학원 강의 및 운영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계약기간이 1년인 것에 대비하여 볼 때 근로자인 피고에게 과도하게 불리하고,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따른 대가도 전혀 제공받지 못하였으므로,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만일 경업금지기간이 1년 미만이라고 할 경우 방학이나 개학 단위로 학원을 찾거나 옮기게 되는 대입학원가의 특수성상 이를테면 고등학교 1학년 또는 2학년 여름방학 때 원고학원에서 피고의 강의를 수강하였던 학생들이 2학년 또는 3학년 개학하면서 피고가 이직하거나 개원한 학원으로 이동하여 경업금지약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1년의 경업금지기간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그 금지범위를 반경 5km로 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평촌학원가가 전국 최대 규모의 학원가로서 안양, 군포, 의왕, 수원, 과천, 안산 지역 학생이 모두 모이는 곳인데도 5km 정도로 제한한 것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범위라고 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는 원고학원으로부터 반경 5km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이 사건 강의계약 종료 후 언제든지 설령 안양, 군포, 의왕, 수원, 과천, 안산 지역이더라도 이직 또는 학원을 설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료 후 1년 동안 원고학원 반경 5km 이내’라는 경업금지의 기간 및 지리적 범위는 평촌학원가의 특수성이나 위와 같이 보호할 가치 있는 원고학원의 이익과 비교하여 볼 때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근로권이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학원업의 경우 경업금지약정을 두지 않는다면 경쟁학원이 서로 유명강사를 빼내어가거나 해당 강사가 경쟁학원을 설립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학원업계의 거래질서가 문란해지고, 결과적으로 강의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희망하는 학원수강생들의 정당한 수업권과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공익적인 측면에서도 일정기간과 범위에서 경업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유효하다.
피고의 의무위반
피고가 제2차 기간 종료 직전으로서 겨울방학이 시작될 무렵인 2020. 12. 23. 원고 학원과 사이에 고등학교수학 전임강사로서의 이 사건 강의계약관계를 종료하고, 불과 10일 정도 경과한 2021. 1. 2. 원고학원과 같은 평촌학원가에 위치한 소외학원에서 고등학교수학 전임강사로 영입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이러한 채무불이행에 따라 원고 학원에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법리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이 미흡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職權)으로 손해액을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제반 정황 등의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의 액수로 정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종래의 판례를 반영하여 ‘손해배상 액수의 산정’이라는 제목으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에도 적용되는 일반적 성격의 규정이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청구를 쉽사리 배척해서는 안 되고,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는 등으로 구체적인 손해액에 관하여 심리하여야 한다. 그 후에도 구체적인 손해액을 알 수 없다면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다301336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학원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위반으로 인한 손해의 범위와 관련하여, 원고학원의 2020/2021년 겨울방학 특강반 중 미적분 수학 특강반 환불금원 5,832,000원, [별지] 원고학원 주장 이동학생 목록상 12명에 대하여 전년도 등록유지비율을 반영한 연간 수학정규반 원비 48,360,000원의 합계인 54,162,000원을 그 손해로 주장하나, 손해배상의 성립 및 범위와 관련된 변론기일에서의 문답 및 2차례의 석명준비명령, 갑 제 10호증의 기재 및 영상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경우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쌍방의 변론에서의 주장 및 입증을 함께 고려하여, 직권(職權)으로 손해액을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들, 갑 제4, 5, 7, 15호증(갑 제5호증의 기재와 상치되는 을 제 11호증의 기재는 믿지 아니한다<4>), 을 제5, 7, 14호증의 각 기재, 갑 제9호증의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의무위반자인 피고는 원고회사에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따른 손해로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의무위반일 이후로서 원고회사가 구하는 이 사건 본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2.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3. 1.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먼저 원고학원과 피고의 관계에 관하여 보면, 아래와 같이 피고는 이미 2020년 5월 내지 6월경 경업금지에 관한 판례까지 연구해 가면서 소외학원으로 옮길 결심을 한 상태에서 마치 건강상 이유라는 ‘개인사유’인 것처럼 원고학원에게 알려 그 기간이 다 마쳐지기도 전인 2020. 12. 23. 이 사건 강의계약을 종료하였다. 아마도 2020/2021년 겨울방학 기간이 학원가에서는 그 무렵 학생유치에서 사활이 걸린 중요한 기간이기 때문에 정해진 계약종료일인 2020. 12. 30.보다 며칠이라도 일찍 계약을 종료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원고학원은 피고의 이러한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월 수당, 연차수당, 퇴직수당을 모두 정산하여 지급하였고, 피고는 이를 알리지 않고 모두 받았다. 심지어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학원장으로부터 이 사건 강의계약 종료일(2020. 12. 23.) 이전인 2020. 12. 20. 강의요구를 그날 바로 흔쾌히 받아 들여 소외학원과의 강의계약 개시일인 2021. 1. 2. 전인 2020. 12. 26.부터 강의를 소외학원에서 시작하였다.
피고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원고학원의 손해가 발생한 경위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학원 수학강사로 근무할 무렵 같은 원고학원 과학강사로서 직장동료 겸 연인관계였던 I에 대한 사경 작성 진술조서에 의하면, I은 관련 형사사건으로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피고가 원고학원 수강생들을 소외학원으로 유치하면 보상받기로 하고 소외학원으로 이직하기로 한 것이다. 교제할 때 그 문제로 다투기도 했었다. 피고로부터 ‘애들을 데려오면 3개월 동안 인센티브가 있는데, 자신이 원고학원에서 소외학원으로 가면 적어도 10명 은 따라오지 않겠느냐면 서 2020년 5월 내지 6월경 소외학원으로 가기로 결심하였다’고 말 하는 것을 들었다. 헤어지기로 한 날(2020년 8월경의 어느 날)도 다시 피고로부터 ‘인센티브가 있다. 확실히 소외학원으로 간다.’는 말 을 들었다. 원고학원에서 수학, 과학수업을 듣던 J(별지 순번9)이라는 학생이 있는데, 그 아이가 2021. 1. 2.쯤 ‘피고가 소외학원으로 갔다는 얘기를 듣고 피고가 있는 소외학원으로 가기로 했다’는 말 을 자신에게 하였다. 그 아이에 의하면 , 피고가 피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함께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하여 그 아이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소외학원으로 오라는 얘기를 하였는데, 피고가 그 말 을 하면 서 ‘내가 소외학원으로 옮겼다는 사실을 내가 아닌 다른 친구들로부터 들은 것으로 얘기하라.’고 시켰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의 지인인 H도 I에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도 불구하고 무효로 보는 판례가 많 다고 피고가 그랬다. 그러면 서 피고는 말 하기를 , 좀 예민한 문제이기는 한데 자기(피고)가 소외학원 넘어가면 서 애들 데려오면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그런 게 있는데, 그거를 원고학원에 근무하는 사람 중 너(I)에게만 얘기했다더라.”고 말하였다. 담당검사도 관련 형사사건을 무혐의처분하면서 “피고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여 소외학원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원고학원 원생들에게 자신이 소외학원으로 옮긴 사실을 밝혀 ‘일부’ 원생들이 소외학원으로 이탈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판례까지 연구하는 치밀한 준비를 마친 다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위반하여 원고학원을 떠났고,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학원으로서는 ‘일부’ 원생들이 이탈하였으며, 피고는 6명의 이탈만을 인정하였으나, 피고 스스로 소외학원으로부터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하여 [별지] 기재 12명에 가까운 10명 정도의 이탈을 기대하였거나 이탈을 시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피고가 인근의 소외학원으로 이직함으로써 학습의 연속성을 위하여 학생들이 강사를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실제 여러 학생이 소외학원으로 이동하였다. [별지] 이동학생 목록은 바로 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경우 강사인 피고가 퇴직한 원고학원은 갑자기 수강생이 줄어들어 매출액이 감소하고 학사일정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며 원고학원에 남아있던 학생들도 강의의 연속성이 저해되어 불안해하거나 그로 인해, 설령 피고가 소외학원으로 이동한 사실을 몰라 소외학원으로 이동하지는 않더라도, 더 이상 원고학원을 다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별지] 이동학생 목록에서 보듯이 수학과 과학 중 학생 12명이 수학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여 과학과목까지 환불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그 환불총액만 12,012,000원에 이른다. 그들이 모두 실제로 피고의 이 사건 경업금지 위반에 직접적으로 설득당하여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수업권의 불안 및 연속성의 손상으로 인한 이탈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 사건 경업금지 위반에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심지어 을 제5호증의1 내지 3 각 기재를 보면, 원고학원이 주장한 별지 목록상 12명에 속하지 않는 ‘K’라는 수강생도 L(별지 순번5)과의 문자메시지 대화 과정에서 “(원고학원을 나간 이유는) 너네(소외학원으로 피고를 따라간 아이들)랑 똑같은 이유다. … 5명 이 처음에 같은 날 나왔는데, 그 뒤로 두 명 이 우리 5명 이 나온다는 거 듣고 바로 나왔다. … 그 뒤로 (원고학원 피고가 강의 담당자로 예정되어 있던 겨울 수학특강)반에 있던 애들은 (모 두 원고학원 수강료를 환불받아) 다 평촌의 다른 수학학원인 ‘M’로 갔다.”라는 취지로 밝혔고, 을 제7호증의 각 기재를 보면, 심지어 피고 스스로 N(별지 순번
4)에게 문자메시지 대화창에서 “응 (별지 순번에 없는) O도 (P에서 단과학원, 종합반,독학재수, 프리 미엄독서실의 장점을 모 아 만 든 신개념 융합형 학원인<5>) P 수학 확률과통계과목 듣는다기에 (원고학원 수강 취소하고) 빠른 환불을 강력히 추천했지. (그러니너도 원고학원 수강 취소하고 빠른 환불 받아)”라는 취지로 밝혔으므로, 설령 소외학원으로 옮겨가지 않았더라도 피고의 이탈과 설득으로 인하여 원고학원이 파악하지 못한 이탈 학생도 상당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영향은 비단 피고가 원고학원을 떠나고 환불사태가 발생한 2020/2021년 겨울방학기간 1~2개월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지속하는 것이다(이러한 이유로 원고학원이 1년간 수학정규반 원비 48,360,000원도 그 손해라고 주장하였다).
원고학원에 손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뒤 발생한 일들을 보면, J([별지] 이동학생목록 순번9)이 “(피고가 소외학원으로 옮긴 뒤 저와) 통화하실 때 저와 수학수준이 비슷한 애들을 소외학원으로 데리 고 올 것이니 기다리 라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피고가 애들 빼내어 갈 곳이) 원고학원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학원을 옮기기로)마 음을 굳혔어요. … 물어보지 않았는데 (피고가 먼 저) 2021. 1. 2. 소외학원 간다고 카카오톡으로 연락하셨어요. 그냥 충격. 소외학원에 결제하러 갔더니 그곳에 L(별지 순번5), N(별지 순번4), Q(별지 순번2), R(별지 순번3) 이렇게 주르 륵 소외학원 파일 철에 (원고학원에서 피고 강의 수강했던 애들 영수증이) 있더라고요.”라는 취지로 I에게 말한 것처럼, 피고가 은밀하게 그러나 적극적으로 원고학원 학생들을 소외학원으로 옮기게 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원고학원은 피고를 특정하지 아니한 채 피고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사항을 지적하고 원생의 추가이탈을 막기 위한 내용의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를 문제 삼아 원고학원 원장을 고소하고, 이 사건 본소에 응소하는 것을 넘어서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앞서 본바와 같이 피고가 고소한 관련 형사사건은 무혐의처분이 되었고, 이 사건 반소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유 없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을 포함한 본인의 잘못으로 문제가 발생하였음에도 원고학원과 그 대표자에 대한 민사상, 형사상의 조치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고학원으로 하여금 이 사건 및 관련 형사사건이 계속 지속되는 동안 고객인 학생들의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하고, 학원운영 등 일상적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여 경영에 차질을 빚도록 하는 추가적인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다.
수강 철회한 학생 중 정확히 몇 명이 피고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학원을 그만 둔 것인지 파악하기는 간단하지 않은데다가, 각 학생별로 동기나 결심의 이유가 천차만별일 수 있어 그 영향의 강도도 측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학원으로부터 상실시키고자 하였거나 상실시키기로 기대하였던 학생이 10명이었고, 1개월 수강료가 대략 500,000원(원고학원의 주장에 의하면, 원고학원 1회 수강료는 6만 원으로 보통 1개월 수강료는 8회 또는 9회 수업으로 진행되어 48~54만 원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으로 책정될 때 적어도 4개월(피고를 따라 또는 피고의 이탈로 인하여 수강취소한 달 및 수강취소자의 입반금지기간 3개월) 정도까지는 피고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렇게 계산하여 보면, 그 손해액은 20,000,000원(=500,000원×10명×4개월)이 된다.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는, 반소로서, 원고학원 대표자가 학부모 약 100명에게 보낸 이 사건 문자메시지는 허위내용으로 자신을 비방하여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不法行爲)를저질렀는바, 이러한 경우 민법 제35조에 따라 법인인 원고학원도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학원을 상대로, ① 위자료 50,000,000원, ② 연도별 임금상승률만큼의 임금상승이 이 사건 문자메시지에 따른 자신의 평판실추로 인하여 이루어지지 못함에 따라 자신이 입게 되는 재산상 손해 2,420,000원(=원고학원이 피고에게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연봉 44,000,000원<6>×피고가 주장하는 연도별 임금 상승률 5.5%) 합계 52,420,000원(=①+②) 및 그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 제출의 모든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문자메시지만으로 ‘피고’를 모욕하거나 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피고가 이를 이유로 원고학원 대표자를 고소하였으나, 무혐의 취지의 불송치결정 및 무혐의처분이 있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중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