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1. 5. 20. 공증인가 C법무법인 작성 공정증서 2021년 제705호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21,236,880원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이를 불허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제1항 기재 공정증서의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은 21,236,880원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이를 정지한다.
소송비용 중 15/16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보험설계사로서 2021. 4. 23. 피고와 “FA 위촉계약”을 체결하면서 “FA 정착지원 수수료 계약서(A Group)”(이하 ‘이 사건 수수료계약’)를 함께 작성하였다. 이 사건 수수료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와 피고는 2021. 5. 20. 이 사건 수수료계약 제3조에 따라 공증인가 C법무법인에 공정증서 작성을 촉탁하여, ‘피고가 2021. 5. 1. 원고에게 4,100만 원을 변제기를 2021. 6. 1.로 하여 대여하고 원고는 채무불이행 시 강제집행을 인낙한다’는 내용의 증서 2021년 제705호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가 작성되었다.
피고는 2021. 6. 26. 원고에게 정착지원수수료의 50%인 20,000,000원<1>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1. 10. 29. 피고의 D사업단장 E의 추행을 이유로 피고에게 해촉처리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2021. 12. 6. E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으로 고소하였다.
E는 2023. 1. 27. ‘2021. 7. 20.경 양손으로 원고의 어깨를 주물러 만져 추행하고, 2021. 7. 일자불상경 손가락으로 원고의 옆구리 부위를 찔러 추행하고, 2021. 10. 5.경부터 2021. 10. 8.경까지 왼손으로 원고의 오른쪽 귓불 부위를 만져 추행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공소 제기되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이의의 소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수수료계약의 정착지원수수료 환수 약정은 원고의 무단해지 또는 귀책사유로 인한 해지의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하고,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해촉의 경우에도 환수할 수 있다고 보는 경우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불공정약관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은 원고의 무단 퇴사나 귀책사유가 아닌 피고의 귀책사유로 위촉계약을 해지한 것이어서 정착지원수수료 환수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원고가 자인하는 중도해지상품 환수금 4,236,880원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불허되어야 한다.
설령 정착지원금 2,000만 원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하여도 아래의 2,000만 원 상당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한다.
피고
위촉관계가 일정 기간 유지되지 못하고 종료되었다면 이 사건 수수료계약에 따라 사유를 불문하고 정착지원수수료를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수수료계약 Ⅰ. 4 ④항에서는 선지급 정착지원수수료를 환수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는 위촉 후 37개월 되는 때에 1~36개월 동안의 누적 정산 포인트(원고가 신규로 모집한 보험계약자가 첫 달에 납부하는 보험료 액수) 중 정착지 원수수료 분급에 해당하는 50%(20,280,000원)를 제외한 나머지가 정착지원수수료 선지급액(50%)인 20,280,000원에 미달하면 그 차액을 환수하도록 하고 있다. 즉, 1~36개월 누적 정산 포인트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선지급 정착지원수수료 중 환수되는 금액이 달라진다(누적 정산 포인트가 많을수록 선지급 정착지원수수료와의 차액이 적어져 환수되는 금액이 적어지고, 결국 환수를 안 당하려면 누적 정산 포인트가 정착지원수수료 40,560,000원에 이르러야 한다).
따라서 선지급 정착지원수수료는 위촉 후 37개월이 되는 시점에 실적에 따른 환수가 예정되어 있는 돈임을 알 수 있다. 선지급 정착지원수수료 20,280,000원 중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되는 금액은 37개월차에 누적 정산 포인트 액수에 따라서 정해진다. 위 촉기간 36개월을 채우더라도 전액을 보유하게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Ⅰ. 4 ④항의 환수조항은 결국 보험설계사로 하여금 36개월 동안의 누적 정산 포인트가 정착지원수수료 만큼은 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원고가 피고 측 귀책사유로 해촉되는 경우에는 해촉되지 않았을 경우와 동일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해주는 것이 타당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정착지원수수료의 성격상 해촉되지 않았더라도 선지급 정착지원수수료를 100% 보유하게 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36개월 동안의 누적 정산 포인트가 정착지원수수료 액수와 같은 40,560,000원이 되는 경우에만 온전히 보유할 수 있다), 피고의 귀책사유로 해촉 시 전액 환수하는 것이 반드시 불공정하다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입힌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해촉에 이르게 된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환수의무 발생 여부가 달라진다고 해석할 근거는 약하다.
원고가 36개월 이내에 해촉된 이상, 그 사유를 불문하고 정착지원수수료 환수의무가 발생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미 지급받은 선지급 정착지원금 20,00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공정증서가 장래에 원고에게 환수사유 발생 시 정착지원수수료 환수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원고가 반환해야 할 정착지원수수료 20,000,000원과 원고가 자인하는 중도해지상품 환수금 4,236,880원 합계 24,236,880원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불허되어야 한다.
손해배상청구 및 예비적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E의 사용자인 피고는 임직원들이 강제추행과 성희롱 등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관리, 감독할 주의의무가 있고 특히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성희롱 예방교육 의무도 부담하는데,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E가 원고에게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E는 보험설계사로서 피고와 위촉관계에 있을 뿐 피고의 임직원이 아니어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고, E의 행위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E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피고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
피고가 E를 지휘,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지 여부
타인에게 위탁하여 계속적으로 사무를 처리하여 온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그 타인의 행위가 위탁자의 지휘·감독 내에 속한다고 보이는 경우는 그 타인은 민법 제756조의 ‘피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다283834 판결).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무를 집행하는 관계가 있으면 인정된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다283834 판결).
피고는 E가 원고와 같이 피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한 보험설계사로서 위촉관계에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바, 피고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보험설계사 위촉계약(갑 제1호증)에 의하면, 보험설계사는 피고의 규정, 지침(영업제규정)을 적용 받고(위촉계약 2조 3항), 피고는 불완전판매 등 설계사의 부실모집행위에 대해 양정기준을 마련하여 운영하며(12조 1항), 불완전판매율, 유지율 등 모집관리지표를 측정하고 관리한다(12조 3항). 보험설계사는 위탁업무와 관련한 회사의 감사, 조사 및 자료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여야 하고(14조 10호) 회사의 업무처리절차와 지시사항 등을 준수하여야 한다(14조 12호).
E는 피고의 D사업단 단장으로서 D사업단을 관리, 지휘하는 역할을 하였고(갑 제5호증), 원고와 위촉계약 체결 시 관리자로서 의견을 작성하고 업무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였으며 수수료 선지급 조건 및 분급 관련 설명을 하고 계약서 작성 시 원고 자필을 확인하였다(을 제1호증).
위와 같은 위촉계약의 내용, E의 직책과 역할 등을 종합하면 E가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보험모집 사업을 하는 보험설계사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의 지휘, 감독 아래 피고의 의사에 따라 보험모집업무 및 D사업단 소속 보험설계사 관리업무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E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민법 제756조 본문은 사용자책임의 성립 요건에 관하여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무집행에 관하여’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다. 피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ㆍ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 이때 사용자가 위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갑 제5,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E가 2021. 7.경과 10.경 피고의 D사업단 사무실에서 원고의 어깨 뭉친 것을 풀어준다는 명목으로 원고의 어깨를 주물러 만지고, 원고의 옆구리를 찌르고, 원고의 귓불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E의 추행은 모두 피고의 D사업단 사무실에서 업무 중인 원고에게 다가가 말을 걸며 미처 원고가 반응할 틈도 없이 한 행위들이라는 점에서, 업무와 명백히 구분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행위들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직무관련성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E의 추행으로 원고가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꼈으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E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추행의 내용과 정도, 직장 내에서 수개월 동안 반복해서 이루어진 점, 원고가 이 사건으로 퇴사하기에 이른 점,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의 위자료 액수를 3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3,000,000원의 손해배상채권이 있고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정착지원수수료 반환채권 20,000,000원과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2023. 2. 24.자 준비서면이 2023. 2. 27.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정착지원수수료 반환채권은 두 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2021. 10. 29.(원고의 해촉 요청 내용증명 발송일) 무렵(정착지원수수료 반환채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이나, 민법 제492조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으로 소급하여 원고의 손해배상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여 17,000,000원이 남게 되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정착지원수수료 17,000,000원과 중도해지상품 환수금 4,236,880원 합계 21,236,880원의 반환채권이 있으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21,236,880원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불허되어야 한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위와 같이 상계로 손해배상채권이 소멸하였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이의의 소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며,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각주1) 정착지원수수료 40,560,000원의 50%는 20,380,000원이나, 2021. 6. 26. 입금된 26,002,506원에 대하여 원고는 정착지원수수료는 20,000,000원이고 나머지 6,002,506원은 모집실적 수수료라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에게 중도해지상품 환수금 4,236,880원을 환수할 의무가 있음을 자인하고 있는데, 피고가 받은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갑 제8호증)의 청구금액도 24,236,880원인 점에 비추어 보면 정착지원수수료 선지급금은 20,000,000원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