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3,900,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9. 3. 2.부터 2021. 5. 31.까지 D 주식회사(이하 ‘D’)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데, 2009. 3. 2.부터 2015. 6. 30.까지(이하 ‘제1 기간)는 피고의 조합원이었고, 그 이후부터 2017. 11.까지는 D 내 다른 노동조합인 E 노동조합에 가입해 있었으며, 2017. 12. 다시 피고 조합에 가입하였다.
피고 산하 공제회(이하 ‘이 사건 공제회’)는 피고 조합원들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고 복지후생사업 등을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단체인데, 퇴직전별금에 대한 부조도 목적 사업 중 하나이다. 공제회칙(2008. 3. 28. 개정된 것, 2019. 1. 25. 개정된 것) 중 퇴직전별금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 조합에 재가입한 2017. 12.부터 2021. 5. 31.까지(이하 ‘제2기간)의 기간만을 근속기간으로 보아 퇴직전별금 12,568,59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공제회칙 제5조 제5항은 다른 노동조합을 선택하여 활동할 자유를 박탈하여 복수노조 설립과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반하고 노동조합원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여 헌법상 재산권에도 반하는 조항으로 무효이다.
원고에게 제1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전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피고가 2016. 2. 1. 이후에 재가입하였음에도 종전 가입기간 전체에 대하여 퇴직전별금을 지급한 조합원들과의 형평에 반한다.
피고는 공제회칙 제25조 제6항에 따라서도 원고에게 제1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전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제1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전별금 23,900,800원 및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한다.
피고
공제회칙 제5조 제5항은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고, 퇴직전별금을 받을 권리가 재산권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재산권이라고 하여도 다른 노동조합 가입은 재산권의 포기라고 보아야 한다.
제1 기간은 원고가 소속 노동조합을 변경한 것이지 퇴직한 것이 아니므로 그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전별금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
피고의 당사자능력에 대한 판단
피고는, B노동조합 C지부 공제회가 당사자가 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는 2021. 3. 31. 해산하고 B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었으므로 피고가 당사자가 될 수는 없고 B노동조합이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공제회가 당사자능력을 갖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공제회칙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사건 공제회는 그 회원자격을 피고 조합원으로 하고 있고, 피고의 지부장, 부지부장이 이 사건 공제회의 회장, 부회장을 맡게 되며, 피고의 대의원대회가 공제회 총회 기능을 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피고 대의원대회에서 공제회칙 개정을 논의한 사실도 확인된다(을 제5, 6호증). 또한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가 공제회 운영위원회를 겸하고 있다. 이 사건 공제회가 피고 조합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조직과 기관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공제회 고유의 자본이나 재산, 예산이 있는 것이 아니라 회원(조합원)들의 경조사, 퇴직 등 일정한 사유 발생 시에만 돈을 갹출하여 지급하고, 전별금은 ‘C 노동조합지부’ 명의 계좌에서 지급된다(을 제19, 20호증). 공제회 수입, 지출도 피고의 감사 대상이며, 피고의 회계감사보고서에는 조합비 지출, 공제회 급부금 등 대의원회 결의사항대로 노조운영비를 집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공제회가 독자적인 재정, 회계를 운영하고 있지 않고 피고 회계의 일부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공제회가 피고로부터 독립된 단체로서의 실질을 갖추고 스스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기능을 담당하는 피고의 하부 조직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공제회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의 해산으로 당사자능력이 없어지고 B노동조합이 당사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21. 3. 31. 산업별 노조 지부로 조직형태 변경을 의결하고 같은 날 의왕시에 노동조합 해산신고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조직형태 변경은 노동조합이 존속 중 실질적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결합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므로 조직형태 변경을 이유로 해산신고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사자능력이 없어진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가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별개로 판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갑 제12, 13호증, 을 제13, 19, 2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다음과 같이 해산신고 이후에도 여전히 종전 재산상 권리의무를 그대로 갖고 그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단체로서의 실질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진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인정된다.
피고는 2022. 2. 3. 피고(위원장 F) 이름으로 전별금을 홍보하며 피고 조합으로의 가입을 유도하는 공고를 하였고, 2022. 6. 27.에는 피고(위원장 F) 이름으로 장학금 지급 방법 통지 공고를 하였다.
2021. 3. 이후에도 피고는 조합원들로부터 대출금 변제를 수령하였고, ‘C노동조합지부’ 계좌에서 전별금을 지급하였다.
판단
공제회칙 제5조 제5항이 무효인지 여부
피고 조합원들이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려면 공제회칙 제5조 제5항에 따라 이미 분담해온 다른 조합원들의 퇴직전별금 기여분 만큼 자기의 퇴직전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이익을 포기해야 하므로, 위 조항이 다른 노동조합 가입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 복수노조의 설립 및 이중가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하여 위 법이 노동조합 스스로가 그 조직을 유지, 강화하기 위하여 그 자체의 내부적 통제로써 그 규약을 통하여 조합원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까지 금하는 취지는 아니다.
또한 다른 조합원들의 퇴직전별금에 기여해온 기간만큼 그에 비례한 퇴직전별금을 받게 되는 결과가 그동안 갹출한 것에 대한 반대급부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자기가 받게 될 퇴직전별금에 대한 기대가 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권리라거나 헌법상 보장되는 재산권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제회칙 제25조 제5항에 따른 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
개정 공제회칙 제25조 제5항은 2016. 2. 1. 재가입자에 한하여 탈퇴 기간 통합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가입기간은 물론, 다른 노조 가입기간까지도 근속기간에 포함시켜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피고 조합을 탈퇴하여 공제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기간까지도 근속기간에 합산한다는 것은 본인의 기여보다 더 많은 전별금을 지급한다는 것으로 상당한 혜택인 만큼, 특정일 재가입이라는 엄격한 요건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2016. 2. 1. 이후에 가입하였음은 명백하므로, 원고가 이 조항에 따라 제1 기간 합산을 주장할 수는 없다.
한편 다른 조합원들 사례에 비추어 형평에 따라 지급의무가 발생하는지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특례조항에 해당하지 않음을 알고도 탈퇴 전 가입기간을 합산해서 퇴직전별금을 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설령 그러한 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제회칙 제25조 제5항 해석의 기준으로 삼을 만큼 지급사례가 누적되어 관행으로 굳어졌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공제회칙 제25조 제6항에 따른 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
2019. 1. 25. 개정 공제회칙 제25조 제6항은 2019년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재가입을 허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재가입 자체는 이 조항이 없어도 가능하므로 재가입 허용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피고 조합으로의 재가입을 유도하려는 규정 취지[피고 조합 가입을 독려하는 2019. 1. 30.자 피고의 알림글(을 제8호증)에는 ‘오는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지부 탈퇴자의 재가입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C지부에 가입해 전별금과 각종 부조금 혜택은 물론 G조합와 자녀 장학금 등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세요!’라고 기재되어 있다.], 먼저 신설된 제25조 제5항과 조화로운 해석 방법 등을 고려하면, 재가입자에게 탈퇴 기간까지 합산해주는 것은 아니더라도 기존 가입기간은 합산해준다는 의미라고 해석된다.
다만 ‘2019년 2월 28일까지’라는 기한의 종기만 규정하고 시기(언제 재가입한 자부터 적용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는데, 을 제8호증에 의하면 주 52시간제 준수와 임금인상 등에 관한 협상을 앞두고 강력한 노동조합을 만들 필요성에 따라 제25조 제6항 특례규정을 신설한 만큼 종전 가입기간 합산 혜택을 주는 조합원의 범위를 제25조 제5항보다 넓혔다고 봄이 상당한 점, 특례규정 신설 시점부터 재가입한 자에 한한다고 볼 경우 재가입을 더 빨리 하여 조합 기여도가 더 큼에도 종전 가입기간 합산 특례를 적용받지 못하게 되는 불공평한 결과가 되는데, 이러한 결과를 조합원들이 수긍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제25조 제5항 특례를 적용받기 위한 시점(2016. 2. 1.) 이후부터 2019. 2. 28.까지 재가입한 조합원이 적용 대상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2017. 12. 피고 조합에 재가입하였으므로 제25조 제6항에 따라 탈퇴 전 가입기간을 근속기간에 포함하여 전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제1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전별금 23,900,800원[= 88개월 × (400원 × 668명 + 200원 × 22명)]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써 이행을 청구한 다음날인 2021. 8. 14.부터(원고는 2021. 6. 1.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피고 조합이 퇴직 다음날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달리 기한에 관한 증거가 없으므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보고 이행청구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