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18.부터 2023. 6. 14.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0. 1. 6. 순경으로 임용되어 2020. 9. 11.경 C경찰서 수사과 유치관리팀으로 발령받아 그때부터 유치인 보호관 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는 유치관리팀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1. 1. 11. 19:00경 안산시 단원구 D에 있는 E식당에서 인사고충 상담 명목으로 원고를 불러내어 단둘이 식사를 하던 중 원고가 근무 중 힘들었던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자, 눈물을 닦아준다며 몸을 테이블 반대편에 있는 원고 쪽으로 기울어 오른손으로 원고의 얼굴을 만지고, “괜찮아요.”라며 얼굴을 뒤로 빼는 등 이를 거부하는 원고의 손을 끌어다 잡았다.
피고는 2021. 1. 16. 밤에 원고를 불러내어 단둘이 술을 마시고 같은 날 21:00경 원고의 집에서 술을 더 마시자고 하면서 원고의 집까지 따라와, 술에 취해 이불을 덮고 누운 원고의 이불을 젖히고 “너랑 키스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입술을 내밀어 원고에게 입을 맞추려 하였다. 이에 원고가 고개를 돌리며 오른손으로 피고의 얼굴을 밀쳤다.
피고는 나., 다.항 기재 행위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강제추행미수로 약식기소되어 2022. 9. 16.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벌금 7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고, 위 약식명령은 피고가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위 기초사실 기재 추행 및 다음과 같은 불법행위를 하여 원고가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불면, 우울감, 대인관계 회피 등의 증상을 갖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 그로 인한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2021. 1. 18. 같은 유치관리팀원인 F의 집에서 술자리를 갖던 중 원고에게 “여기서 나랑 같이 자자. 집에 가지 말고”, “너는 매력 있다.”, “평상시에도 너는 눈에 띄기 때문에”, “매력이 있기 때문에”라고 말하여 원고에게 극심한 성적인 수치심을 주었다.
피고는 2021. 1. 19. 원고를 불러 원고 집 앞에서 만나 인사에 관하여 이야기하던 중 “앞으로 너 괜찮으면 이렇게 내가 따로 연락하고 사적 만남을 가지고 하는 것은 어떠니?”라고 물어보았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거절하자, 인사이동 시 원고가 지원한 팀의 팀장에게 원고에 대한 악평을 하는 등 불이익을 주어 보복하였다.
그 밖에도 피고는 2021. 1. 21. 및 2021. 2. 1. 주취 상태에서 밤늦게 원고에게 연락하여 “약간 미안한 것도 있고 내가 오버한 것도 있고”, “이성보다는 너 잘되라고. 이성이 아냐, 절대로”, “나는 너무너무 미안해, 너한테”, “개인적으로 톡도 안 할 거고 개인적으로 만나지도 않을 거고”, “너, 관심가지면 내가 오버할 거 같은데? 그지?”, “너한테 더 관심가지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내가 따로 연락하고 싶어도 약간 부담되는게 있고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도 약간 부담이 있거든. 그래갖고 별도로 너한테 연락 안 해. 따로 연락을 절대로 안 할 거고, 그건 약속한 거고”, “근데 우리 A를 위해서 나도 지금 마음 표현은 않지만 그냥 항상 모든 마음은 너한테 쏠리고 있다는 것만알고 있어”, “약간 거리를 두고 있는 것도 있지만 그게 맞다고 생각하니까”라고 말하였다.
피고
피고가 2021. 1. 18. 원고가 주장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적 수치심을 주고자 한 발언이 아니다. 2021. 1. 19.에는 원고가 인사이동 가안에 대하여 할 말이 있다고 하여 만난 자리로서 원고가 주장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또한 원고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2021. 1. 21. 및 2021. 2. 1.자 발언이 불법행위 책임을 질 정도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약식명령이 확정된 추행에 대한 위자료로 원고가 주장하는 금액은 과도하다.
판단
약식명령 범죄사실 외 인정되는 피고의 행위
성희롱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2021. 1. 18.자 발언
갑 제3호증의 기재(원고는 피고의 발언을 들은 동료 경찰관의 반응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음)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21. 1. 18. 동료 경찰관 집침대가 있는 방에서 원고에게 “여기서 나랑 같이 자자.”, “너는 매력 있다.”라는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발언은 남녀 간 육체적 관계를 암시하는 성적 언동으로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
2021. 1. 19.자 발언 및 인사 불이익
갑 제5, 6호증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앞으로 너 괜찮으면 이렇게 내가 따로 연락하고 사적 만남을 가지는 것은 어떠니”라는 발언은 2021. 1. 19.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인사 가안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나왔는데 원고의 거절로 더 이상 그 대화는 이어지지 않고 인사 이야기로 자리가 마무리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후 피고가 지속적으로 원고와 사적 만남을 가지려고 시도한 정황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한 차례 사적 만남을 제안한 것만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희망하는 팀의 팀장에게 피고가 원고에 대한 악평을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21. 1. 21. 및 2021. 2. 1. 주취 상태에서 연락
갑 제6호증에 의하면 피고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 주장 발언(위 2. 가. 3)항)들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대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가 인사에 관한 정보를 원고와 공유하고 원고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원고도 피고에게 인사 관련한 회식 자리에 참석하기를 원했음을 알리고, 인사이동을 앞두고 해야 할 행동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문제 삼는 발언들도 이러한 인사 관련 이야기 중에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피고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전화했고 대화 중 호감을 표시하는 발언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손해배상액
2021. 1. 11.자 추행 및 2021. 1. 16.자 강제추행 미수, 2021. 1. 18.자 성희롱은 원고의 신체 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성적 굴욕감을 갖게 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추행의 횟수와 방법 및 그 정도, 원고는 피고와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어 피고에게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피고와의 불편한 관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던 점, 이 사건이 이후의 직장생활 및 원고의 심리 상태에 미친 영향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1,000만 원으로 정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마지막 성희롱이 있었던 2021. 1. 1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