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는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택배회사이고, 피고는 D과 피고의 책임배송지역을 서울 서초구 E 등으로 하여 택배집배점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내용의 택배집배점 계약을 체결하고 군포시 F에서 G 집배점(이하 ‘이 사건 집배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들은 2019. 7. 1.<2>부터 각 피고와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집배점에서 집배송 업무(화물의 접수와 인도․인수, 화물의 집화 및 반품집화, 집화․배송 전 과정에서 운송장 바코드 스캔 및 전산등록 등)를 수행하여 왔는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위탁수수료율은 10%<3>이다.
이 사건 계약의 갱신 및 원고 A과 피고 사이의 합의서 작성 경위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여 피고는 원고 A에게, 2020. 6. 1.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원고 A과 피고는 2020. 7. 1.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하여 계약기간이 2021. 6. 30.까지로 연장되었다.
2020. 7. 1. 계약이 갱신된 뒤에도 피고는 원고 A에게 2020. 11. 18.과 2020. 12. 28. 각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는 등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분쟁이 계속되었으나, 이후 원고 A과 피고는 2021. 3. 5.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의 갱신거절 통보
피고는 2021. 4. 30.부터 2021. 6. 15.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계약을 다시 갱신하고자 한다면 위탁수수료율을 10%에서 15%로 인상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고 통지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재계약 의사는 있으나, 위탁수수료율의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변하였고, 피고는 2021. 6. 29.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거절한다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8, 10, 14, 17, 21, 26, 30, 33, 34호증, 을 제1 내지 3, 7 내지 14, 39, 42, 58 내지 60, 67 내지 7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갱신거절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는 현재에도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되어 존속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피고는 2021. 4.경부터 갑자기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할 시에는 위탁수수료율을 10%에서 15%로 인상하여야 한다고 통보한 뒤 2021. 6. 29.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하였으나, 원고들은 피고가 제안한 위탁수수료율의 인상만 거부하였을 뿐 이 사건 계약은 갱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현재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일상적인 업무지시를 하면서 수수료까지 지급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기존과 같은 내용으로 갱신된 것이다.
원고들이 오래 전부터 피고 또는 다른 집배점 운영자와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해당 구역에 관한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2021. 7. 27.부터 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하 ‘생활물류서비스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이 원고들과 같은 택배서비스종사자들에게 6년간의 갱신청구권을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계약을 기존과 같은 내용으로 갱신할 수 있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면 계약상 의무위반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재계약을 보장하기로 하였는데, 원고 A이 현저히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이 사건 합의서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
피고는 계약해지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계약 갱신이 거절될 정도로 이 사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일이 없는 원고들에 대하여 과도한 위탁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한 뒤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한 것인데, 피고가 위탁수수료율을 인상하려는 원인은, 과거에는 택배기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었다가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이루어진 합의에 따라 업무범위에서 제외된 분류작업에 관한 제반비용 내지 택배기사에 대한 고용보험료, 산업재해보상보험료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 합의에 의하면 이러한 비용은 택배기사에게 전가되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고, 피고는 D으로부터 관련 비용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25조 제1항,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22. 3. 15. 대통령령 제325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제5호의 택배원인 사람으로서 택배사업에서 집화 또는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피고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된 지위에 있어 궁박한 상태에 있는 원고들을 상대로 피고가 자신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전가하고자 부당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재계약을 거부하겠다고 하는 것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 제4호에서 규정하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로서 금지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종속된 지위, 피고가 한 행동의 경위, 위탁수수료율의 증가폭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갱신거절은 민법 제103조, 제104조에서 규정하는 반사회적 행위나 불공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기도 하다.
피고는 원고들 외의 다른 택배기사들과는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을 계속 갱신하였는데, 원고들은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로서 정당하게 조합활동을 하여 온 반면 다른 택배기사들은 위 조합의 조합원이 아닌바, 피고가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한 이유는 원고들이 위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조합활동을 하여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로서도 무효이다.
계약 갱신의 합의가 존재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의 위탁수수료율 인상 제안만 거부하였을 뿐 이 사건 계약은 갱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는바, 이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 갱신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이다.
살피건대, 원고들이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9, 18, 27, 28, 32, 37, 41호증, 을 제6, 19, 21, 24, 44, 49, 50, 52, 53, 77, 80, 81, 8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2021. 7. 1. 이후에도 이 사건 집배점에서 택배화물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실, 피고가 원고들에게 택배화물 집배송 업무 수행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하고(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다225767, 225774 판결 등 참조), 이는 계약갱신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위탁수수료율은 집배송 업무에 관한 수익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이 사건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21. 4.경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들에게 위 탁수수료율의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고 하였고 원고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으며, 이를 이유로 피고가 계속하여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계약은 종료되었고 원고들이 불법적으로 이 사건 집배점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상, 원고들이 2021. 7. 1. 이후에도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며 수수료를 지급받는 등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 갱신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계약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기간의 만료일인 2021. 6. 30.의 경과로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3004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오래 전부터 피고 또는 다른 집배점 운영자를 통해 해당 구역에 관한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과 2021. 7. 27.부터 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법이 택배서비스종사자들에게 6년간의 갱신청구권을 인정하는 점을 근거로 원고들에게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4>.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와는 2019. 7. 1.부터 계약관계를 유지하였을 뿐인 점, ② 원고들이 현행 생활물류서비스법 제2조 제6호 가.목의 택배서비스종사자에 해당하고, 생활물류서비스법 제10조 제1항은 택배서비스종사자에게 6년간의 갱신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으나, 생활물류서비스법은 2021. 7. 27.부터 시행되었으므로 이를 2021. 6. 30.에 만료되는 이 사건 계약에 적용할 수 없고, 생활물류서비스법 제10조 제1항에서 갱신청구권을 규정하는 것이 기존에 택배서비스종사자에게 당연히 인정되던 권리를 단순하게 확인하는 취지로 보기도 어려운 점, ③ 근로관계에 있어서도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당연히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것인데(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집배점 내지 그에 관한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 관계에 있어 갱신기대에 관한 제반사정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근로관계에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등에 준하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합의서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합의서의 해석
원고 A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A과 피고는 2021. 3. 5.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계약위반 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D과 G 짐배점 사이의 계약이 유지되는 한 재계약을 보장’하기로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이 이 사건 합의서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기초사실에서 인용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 A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 체결과 갱신 과정 및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에 관한 제반사정, 즉 ① 원고 A과 피고 사이에서는 이 사건 계약의 최초 계약기간부터 분쟁이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원고 A의 운임 사취(배송요금을 직접 수령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다음 나중에야 해당 금액을 변상하였다는 의미) 등을 이유로 2020. 6. 30.에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된다고 통보하기도 한 점, ② 그럼에도 원고 A과 피고는 2020. 7. 1.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하였으나, 2020. 9.경부터 다시 원고 A이 본인의 책임배송구역을 이 사건 집배점이 아닌 다른 집배점에게 양도(이 사건 집배점 집배구역의 배송 물품을 다른 집배점에 배송 위탁하였다는 의미)하였다는 이유로 분쟁이 발생하였는바, 이 사건 합의서는 위의 분쟁을 원만하게 종결시키기 위하여 작성된 것인 점, ③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당사자들이 계약과 관련된 환경의 변화까지 고려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추후 계약 내용도 무제한 동일하게 존속될 것을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합의서의 문구가 계약과 관련된 환경이 변화될 경우 원고 A 또는 피고가 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5>, 계약위반 사항이 있다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서의 재계약을 보장한다는 약정의 의미를 어떠한 경우에도 계약의 내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고,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 이 사건 계약의 일방 당사자는 계약 갱신시 계약 내용의 변경을 요구할 수 있으며, 상대방이 이를 거부할 경우 또는 계약위반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계약 갱신 요구 또한 거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합의서가 원칙적으로 재계약을 보장하는 내용인 이상 계약 내용의 변경 요구 또는 계약 갱신 요구 거부가 합리적인지 여부는 이를 주장하는 측이 입증하여야 한다.
원고 A의 계약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 A에 대한 이 사건 갱신거절의 사유로 크게 계약위반과 위탁수수료율 인상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들면서, 그중 계약위반에 대해서는, ① 원고 A이 2019. 7.경, 2020. 4. 29.경에 각 배송요금을 직접 수령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다음 나중에야 해당 금액을 변상하는 횡령 행위를 하였고,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횡령 행위를 하였으며, 2020. 9.경 내지 2020. 10.경 이 사건 집배점의 집배구역 배송 물품을 다른 집배점에 위탁하는 행위를 하였기에 피고가 원고 A과의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고자 하였는데, 이에 원고 A의 남편과 다른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2명이 2021. 2.경 피고를 폭행한 점, ② 원고들이 2021. 3.경 이후 I를 통하여 피고에 대한 비방 행위를 한 점, ③ 원고들은 2021. 6. 8.부터 오전 9시에 출근한 뒤 본래보다 출차시간을 2시간 앞당긴 11시에 출차함으로써 그 후에 들어온 택배화물, 특히 당일 배송되어야 할 택배화물을 인수 및 배송하지 않는 등의 행위를 하여 택배화물 전부를 당일 배송 완료할 것을 원칙으로 하는 이 사건 계약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피고가 원고들의 택배화물을 대신 배송하기도 한 점, ④ 원고들이 2021. 7. 1. 이후 이 사건 집배점에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피고를 모욕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고, 네이버 밴드에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점, ⑤ 원고들이 연일 집회를 하며 피고의 업무를 방해하고 2022. 3. 22.에는 상품을 위력으로 빼앗아 가기도 한 점, ⑥ 2022. 3. 12.에 원고 A 및 그 남편과 피고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점 등을 원고 A에 대한 이 사건 갱신거절의 사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2021. 3. 5. 전에 있었던 사정과 이 사건 갱신거절이 있은 2021. 6. 29. 이후의 사유는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계약위반이 될 수 없으므로, 2021. 3. 5. 이후부터 2021. 6. 30. 이전에 있었던 사유(②, ③)에 한정하여 계약위반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핀다.
우선 을 제1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 A이 I를 통하여 피고에 대한 비방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을 제11, 12, 56, 58 내지 60호증의 각 기재, 증인 J, K의 각 증언에 의하면, 원고 A이 2021. 6. 8. 이후 이 사건 집배점에서의 일부 택배화물에 관한 인수 및 배송 업무를 지연하여 다음날 배송되게 하거나 피고가 이를 대신 수행한 바 있는 사실, 통상적으로 택배기사들은 집배점에 도착한 택배화물을 당일 인수하여 배송하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 A이 다른 택배기사들의 통상적인 업무수행 방식과 달리 집배점에 도착한 택배화물을 당일 인수 및 배송하지 않았다고 하여 바로 계약위반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바, 그러한 행위가 계약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택배회사인 D과 이 사건 집배점과의 계약관계, D과 송하인과의 계약관계, 이 사건 집배점과 원고 A을 비롯한 택배기사들과의 계약관계 및 택배화물의 지연운송에 따른 피해 정도를 비롯한 제반사정을 모두 따져보아야 할 것인데, 위 증거만으로는 택배기사들에게 ‘당일 인수 및 배송’에 관한 계약상 의무가 있다거나 원고 A의 행위로 인한 피해 정도를 알 수 없어 원고 A의 행위가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6>.
따라서 피고가 계약위반을 원고 A에 대한 이 사건 갱신거절의 사유로 드는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위탁수수료율 인상 거부로 인한 갱신거절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우선 피고의 위탁수수료율 인상 요구가 부당한지를 살피건대, 갑 제2, 9, 20, 27, 29, 35호증, 을 제15 내지 17, 19, 29 내지 37, 83호증의 각 기재, 증인 J, K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위탁수수료율 인상 요구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고 A이 위탁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협의를 거부하였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갱신거절은 정당하다.
피고가 위탁수수료율을 10%에서 15%로 인상하려고 한 원인은 피고가 택배기사들을 위하여 지출되는 비용만을 줄임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기존에 택배기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었던 분류작업을 이 사건 집배점에서 별도의 인력을 투입하여 수행하게 됨에 따라 추가로 소요되는 인건비와 택배기사에 대한 고용보험료, 산업재해보상보험료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에 택배기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었던 분류작업을 이 사건 집배점에서 별도의 인력을 투입하여 수행하고자 한다면 인건비가 추가로 소요되는 것은 분명하고, 2021. 1. 5. 법률 제17859호로 개정되어 2021. 7. 1.부터 시행된 고용보험법 제77조의6 제1항, 2021. 6. 8. 대통령령 제31748호로 개정되어 2021. 7. 1.부터 시행된 위 법 시행령 제104조의11 제1항 제3호는 택배원인 사람으로서 택배사업에서 집화 또는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인 택배기사들도 고용보험제도의 일정 부분을 적용받도록 하였으며,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1. 1. 5. 법률 제178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제4항은 택배기사를 포함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위 법의 적용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적용제외를 신청할 수 있었으나, 2021. 1. 5. 법률 제17865호로 개정되어 2021. 7. 1.부터 시행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 제4항은 적용제외의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하여금 원칙적으로 위 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였으므로, 피고가 이에 관한 비용 부담을 예상한 것은 당연하다.
원고 A이 주장하는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이루어진 합의에서도 분류작업에 관한 비용과 고용보험료, 산업재해보상보험료가 추가로 소요될 것임을 예상하고 있으며, 원고 A도 피고의 위탁수수료율 인상 요구의 원인이 위와 같다는 것을 인정한다. 위 합의에서는 위 비용의 증가를 택배요금 인상을 통하여 해결하고 택배기사들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원고 A이나 피고가 직접 참여하지 않은 위 합의가 이 사건 계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택배요금의 인상 등은 피고나 이 사건 집배점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피고가 위탁수수료율의 인상을 요구할 시점에 택배요금이 인상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로서는 그 당시 상황에 맞추어 위탁수수료율의 변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위 합의에서 택배기사들의 업무범위에서 분류작업을 완전히 제외하기로 한 때는 2022. 1. 1.이나, 피고는 D과 체결한 인수비용 협약에 따라 2020. 11. 1.부터 배송건수당 20원의 인수비용을 지원받으면서 2021. 2. 1. 무렵부터 L과의 노인일자리 연계 업무협약을 통해 이 사건 집배점에 1~2명의 인수도우미를 투입하여 왔다. 이를 기초로 피고는, 이 사건 집배점은 M동과 N동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어 이후 두 명의 인수도우미가 필요하고 이들이 한 달 128시간 근무를 한다고 가정할시 3,025,152원<7>의 추가 비용 부담이 예상되는데, 여기서 D으로부터 지원받는 인수비용 700,000원(배송건수당 20원을 기준으로 한 가정치)을 공제하더라도 추가비용은 2,325,152원이므로, 이 사건 집배점의 2021. 1.경부터 2021. 6.경까지의 매출<8>에 따른 집배점 수수료를 기준으로 위탁수수료율 5% 인상으로 피고가 취득하는 금액인 1,699,420원보다 추가비용이 많다고 주장하는바, 이러한 주장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인다. 한편 D의 피고에 대한 비용 지원은 2021. 9. 1.부터는 박스당 27.3원, 2021. 10. 1.부터는 박스당 38.3원, 2022. 1. 1.부터는 박스당 52.7원으로 인상되었으나, 이는 모두 위탁수수료율 인상 요구나 이 사건 갱신거절이 있은 후의 일이고 피고가 위 지원 비용의 인상을 예상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
다른 집배점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원고 A에게 요구한 위탁수수료율 15%가 지나치게 고율은 아니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전에 피고와 위탁수수료율을 10%로 하는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집배점에 관한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던 O, J은 2022. 7. 1. 피고와 기존의 위탁 계약을 갱신하면서 위탁수수료율을 15%로 인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고, 그 외에 이 사건 집배점의 다른 택배기사들도 현재 피고와 위탁수수료율을 15%로 하는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경우 그에 따른 추가 수당을 지급받는 것으로 보인다.
불공정거래행위 등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 A이 집배송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남편인 P이 그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 사용한다고 할 것은 아니어서 구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고, 피고의 위탁수수료율 인상 요구는 원고 들과의 거래조건을 원고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는 행위에 해당하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반사회적 행위, 불공정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피건대, 갑 제1, 3, 9, 10, 13, 14, 16 내지 18, 20, 21, 26 내지 28, 30, 33 내지 35, 37 내지 41호증, 을 제1 내지 19, 32, 36, 37, 39, 40, 42 내지 50, 52 내지 54, 56 내지 61, 63 내지 83호증의 각 기재, 증인 J, K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과 같은 택배기사들의 주된 소득원은 집배송 업무 수행에 따라 집배점주로부터 받는 금원인 점, ② 집배점의 운영자가 위탁수수료율과 책임배송구역 등을 비롯한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의 중요 부분을 스스로 결정하는 점(원고 들은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9. 6.경까지 Q과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Q이 운영하는 R 집배점에서 현재와 동일한 구역을 책임배송구역으로 하여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다가 해당 구역을 그대로 유지한채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나, 이 사건 계약에서 책임배송구역의 양도를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고 원고들도 위와 같이 책임배송구역을 그대로 이전함에 있어 집배점주인 Q과 피고의 동의를 얻어야 했는바, 택배기사들에게 그 책임배송구역에 관하여 어떠한 법률적 권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③ 택배기사들이 제공하는 노무인 집배송 업무는 택배 집배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인 점, ④ 택배기사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여러 해에 걸쳐서 집배점주과 전속적·지속적으로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가 이 사건 집배점의 택배기사들의 집배송 업무 수행이나 그에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여 왔으며, 집배점주가 위탁수수료율에 따른 위탁수수료를 취득하는 것은 이에 따른 대가로 봄이 상당한 점, ⑥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로부터 받는 금원은 집배송 업무 수행에 따른 대가라고 볼 수 있는 점, ⑦ 택배기사들이 독립사업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더라도, 집배점주와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가 있는 이상, 택배기사들에게 대등한 지위에서 노무제공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과 같은 이 사건 집배점의 택배기사들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바(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이 H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으로서의 조합활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갱신거절은 위탁수수료율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금원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수수료 차액 청구
제2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갱신거절은 무효이므로, 이 사건 계약은 종전과 같은 내용으로 유지된다. 그리고 원고들은 현재에도 이 사건 집배점에서 집배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피고는 임의로 원고들에게 위탁수수료율을 15%로 적용한 금액을 지급하고 있으므로, 별지 1 수수료 청구금액 표 기재와 같이 2021. 7. 1.부터 2023. 4. 30.까지 기간에 대하여 정당하게 지급받았어야 할 수수료와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분류작업비용 청구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에서는 과거에 택배기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었던 분류작업을 업무범위에서 제외하면서 만일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 택배사업자 및 영업점은 적정 분류대가를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피고도 2022. 2.경까지는 원고들에게도 분류인력을 지원해주었으나, 2022. 3. 1.부터는 원고들에게는 분류인력을 지원해주지 않아 원고들은 현재까지 스스로 택배물품을 분류하고 있는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적정 분류대가를 지급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현재 D으로부터 지급받는 분류비용(박스당 52.7원)을 적정 분류대가라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분류작업비용 청구금액 표 기재와 같이 2022. 3. 1.부터 2023. 4. 30.까지의 기간에 대한 분류작업비용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수수료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수수료 차액 청구는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로서 이 사건 계약이 2021. 7. 1. 이후에도 유지된다는 점을 전제로 하나, 이 사건 갱신거절을 무효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분류작업비용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에게 직접 분류작업비용의 지급을 구하는데,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과거에 택배기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었던 분류작업을 업무범위에서 제외하면서 만일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 택배사업자 및 영업점은 적정 분류대가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사실, 위 합의에 따라 D이 피고에 대하여 지원하는 비용은 2022. 1. 1.부터는 박스당 52.7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들 주장의 근거인 1, 2차 사회적 합의문(갑 제2호증)에도 택배기사가 집배점주에게 특정한 기준에 따른 금원을 분류작업비용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은 존재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 합의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직접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계약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상황에서 달리 피고가 원고들에게 박스당 52.7원의 분류작업비용을 지급하여야 하는 법률적 근거를 찾을 수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서영(재판장) 임현준 황혜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