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5. 7. 11. 선고 2023가단12938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1)

원고는 C대학교 IT대학 컴퓨터학부 소속 교수로 재직중이고, 망 D(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C대학교 IT대학 컴퓨터학부 석사과정 대학원생이었다.

2)

C대학교는 구성원의 인권 보호 등을 위하여 상담·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라고 한다)를 두고 있는데, 피고는 인권센터 상담조사위원이었다<1>.

나.

원고는 2023년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E' 행사(이하 '이 사건 행사'라고 한다)에 C대 학생들을 인솔하여 2023. 1. 5.부터 2023. 1. 11.까지 참가하였고, 망인은 이 사건 행사에 인솔 조교로 참여하였다.

다.

망인의 사망

1)

망인은 귀국 다음 날인 2023. 1. 12. 환각·환청 등 증상을 이유로 용인시 소재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 내원하였고, 그다음 날인 2023. 1. 13.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담당의사는 망인에게 '[주]상세불명의 비기질성 정신병, [부]상세불명의 기분(정동)장애' 진단을 내리고 약물을 처방하면서 다음 진료기일을 지정하였다.

2)

망인은 2023. 1. 14.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한 끝에 결국 그다음 날인 2023. 1. 15. 새벽에 사망하였다.

라.

인권센터의 조사 및 원고에 대한 징계

1)

망인의 부모는 2023. 2. 10. 인권센터에 고충상담을 하였고, 2023. 2. 13. 인권

센터에 '이 사건 행사 기간 동안 망인이 집합시간에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원고로부터 여러 차례 폭언을 듣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라며 신고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고'라고 한다).

2)

인권침해 사건의 신고 및 조사에 관하여 적용되는 'C대학교 인권침해 예방과처리에 관한 내규'(이하 '이 사건 내규'라고 한다)는 별지 기재와 같다.

3)

인권센터는 인권침해 사건의 조사를 위하여 조사위원회를 둘 수 있는데, 당시 피고는 조사위원으로 원고를 조사하였다.

4)

이 사건 신고 관련 인권위원회 제1차 소위원회가 2023. 4. 5. 개최되었고, 같은 달 10. 인권센터장 및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신고 관련 진술 청취 등 조사를 시행하였으며, 2023. 4. 14. 원고에게 '인권위원회 회의가 2023. 5. 10. 개최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5)

망인의 부모는 2023. 5. 9. 이 사건 신고를 취하하였고, 이에 그다음 날 개최될 예정이었던 인권위원회 회의가 연기되었다.

6)

인권위원회는 2023. 5. 10. 원고에게 '인권위원회 회의가 2023. 5. 18. 개최될 예정'임을 통보하였고, 2023. 5. 18. 인권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7인의 참석 아래 인권위원회 회의(이하 '이 사건 인권위원회 회의'라고 한다)가 개최되었으며, 조사위원 2인(피고, F)과 조사위원회 간사(G) 및 간사보(H)가 회의 장소에 배석하였는데, 원고는 변호사와 함께 회의에 참석하여 진술하였고, 이후 인권위원들은 심의·의결 절차를 진행하였다.

7)

인권위원회는 원고가 2023. 1. 5.~11. 미국 E 연수 당시 E 연수 참가 학부생들및 E 참가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 앞에서 망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폭언을 한 행위는 인권침해에 해당하고, 망인의 사망 이후인 2023. 1. 17. 무렵 망인 및 망인의 가족에 대하여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은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채권자에 대하여 중징계 발의를 하였고,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023. 6. 27.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결과 통지서를 송부하였다.

8)

인권위원회의 중징계 발의에 따라 2023. 10. 27.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는데, 징계위원회는 원고에 대하여 '견책'을 의결하고 2023. 11. 24.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바.

원고의 피고 등에 대한 형사고발과 불송치결정

1)

원고는 I, G, B을 업무방해 혐의로 3차례에 걸쳐 수사기관에 고발하였고, 직장내 괴롭힘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하였는데, 원고가 주장한 업무방해 혐의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2)

수사기관은 피고에 대한 위 3차례의 고발 건에 대하여 모두 혐의 없음의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노동청은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사.

원고에 대한 입장문과 언론보도

1)

원고는 학교법인 C대학교를 상대로 '망인의 사망과 관련한 인권센터의 조사 자료 및 징계위원회의 의결 자료와 그 내용에 관하여, 국내 방송사, 신문사, 인터넷 뉴스등에 일체의 보도자료 제공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하였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24카합20044호), 위 법원은 2024. 7. 4. 피보전권리 내지는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2)

C대학교 특별대책위원회는 2024. 8. 8. 폭언 교수 사태에 대한 학교의 후속 입장문(이하 '이 사건 입장문'이라고 한다)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는데, 이 사건 입장문에는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한 본교의 공식 기관인 인권센터의 교직원들을 상대로 해당 교수는 수차례의 형사고발 및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형사고발의 경우 모두혐의 없음 결정이 나왔으며, 민사소송은 곧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정당한 권리행사의 수준을 넘어서 반복적이고 무분별한 고발권 행사 등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하여 엄중히 대처할 것이다. 해당 교수는 본교 구성원에게 망인과 유가족들에 대한 명예훼손적 내용을 담은 메일을 보내 불편함과 논란을 야기시켰다. 앞으로 학교 공식 메일 계정을 사적인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하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적절한 내용을 배포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대응을 포함한 엄정한 대처를 할 예정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3)

J언론 K 기자는 2024. 8. 9. C대학교가 작년 초 발생한 대학원생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망인에게 폭언했던 교수의 비위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면서 위 입장문의 내용을 기사로 게재하였다(이하 '이 사건 언론보도'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5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피고는 ① 망인의 인권침해와 무관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위 라스베가스 E 출장허가원의 제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원고가 망인으로 하여금 원고의 수업강의를 대신하도록 하였는지 여부까지 조사를 하여 원고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였으며, 원고에 대하여 면담조사를 진행하면서도 여행전문 가이드의 비용을 교비로 집행하였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면서 원고를 횡령범으로 몰아가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입혔고, ② 피해자의 직접적인 신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권조사를 개시하였고, 직권조사를 함에 있어 내규 제18조 제5항이 적용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임의로 원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위원장의 직권조사결정은 2023. 5.경에서야 이루어졌으므로 결국 2023. 5.경 이전에 이루어진 모든 조사는 조사위원회가 무단으로 진행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고, ③ 위와 같이 인권센터에 인권침해 신고가 접수되어 조사를 마친 후에 망인의 부모가 신고를 철회하였으므로 신고를 각하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권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 요구 의결을 함으로써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였으며, ④ 2023. 5. 18.경 인권위원회가 개최되었으나, 피고는 인권위원회 회의 당시 인권위원회 위원들에게 망인의 과거 정신병력 유무 내지 가능성에 대하여 고지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인권위원회 위원들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심의 · 의결에 나아가게 되었으므로,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 또한 인권위원회는 인권위원회 위원 불고지로 인한 위원들에 대한 제척, 기피, 회피 신청권을 침해하였고, 무슨 안건으로 원고를 인권위원회에 회부하였는지를 전혀 고 지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 등 인권센터 측 관계자들은 원고와 변호사가 퇴정한 후에도 퇴실하지 않고 인권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절차에 계속 참여하여 인권위원회 비공개원칙을 위배함과 동시에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고, 피고는 인권위원회 위원들로 하여금 3차례 부정 투표를 이끌어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 의결을 하도록 유도하는 등 인권위원회 심의 · 의결 과정에도 개입하여 원고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였으며, ⑤ 피고는 어떠한 적법한 권한도 없이 무단으로 망인의 죽음이 원고 때문이라는 잘못된 조사 내용을 C대학교 측에 전달함으로써 C대학교가 언론에 허위사실에 기반한 보도자료를 제공하도록 하였고, C대학교 특별진상조사위원회가 학교 홈페이지에 전혀 사실과 부합하지 않고 원고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가 가득한 입장문을 게시하도록 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위법하게 훼손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는 심각하게 손상되었고, 원고에 대한 2023년 안식년이 취소되어 금 1억 원의 월급이 환수될 처지에 놓이는 등 원고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위자료 1억 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인권센터 조사위원으로 이 사건 내규 및 인권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신고의 조사절차를 충실히 수행하였을 뿐인바, 인권위원회 조사나 의결에 대한 법적 책임은 인권위원회 내지 그들이 소속된 C대학교가 부담할 뿐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부당하다.

3.

판단

가.

망인의 인권침해와 무관한 사항 조사

1)

조사위원회는 사전조사를 위해 당사자, 관계자 등에게 조사사항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료 등의 제출, 당사자, 관계자 등에게 조사 사항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료 등의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고(이 사건 내규 제24조 제2항), 인권침해 등 사건에 관한 사실관계조사, 인권침해 등 사건 당사자 및 신고인 또는 참고인 등으로부터 진술 청취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이 사건 내규 제17조). 따라서 이 사건 신고에 적시된 인권침해적 사안과 관련하여 조사위원회는 원고를 상대로 진술을 청취하고 필요한 조사를 할 의무가 있고,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2)

망인의 부모가 한 신고 내용에는 인솔책임자인 원고가 이 사건 행사의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의 모든 책임을 인솔 조교에 불과한 망인에게 떠넘겼다는 취지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망인이 미국 현지에서 힘들어하는 와중에 이번 행사를 이끌어야 하는 책임자인 원고는 아무런 책임도 다하지 않았고 여행만 다닌 것으로 들었으며, 더욱이 원고는 규정을 어기고 E 일정만 마친 후 이탈리아 여행 일정 때문에 혼자 떠났다고 한다'라는 언급도 있었으므로, 이 사건과 관련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하여 조사위원회가 원고에게 출장허가원 제출을 요청하였다 하더라도 여기에 권한 남용 등의 위법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조사위원회의 임의 제출 요청에도 제출하지 아니한 원고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있었다고 볼 사정도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강압적 요소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3)

한편, 대학원생 신분인 망인에게 지도교수인 원고가 자신의 강의를 대신하도록 강요하였다면 이는 별도의 인권침해에 해당할 여지가 크고, 조사 과정에서 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도 있었으므로, 이에 관하여 원고에게 질문을 하고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준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4)

여행전문 가이드의 비용에 관한 조사 역시,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조사과정에서 참고인들의 진술을 통하여 여행 가이드가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고, 여행가이드의 비용에 관하여 교비의 지원이 있었다는 참고인의 진술이 있었으므로, 피고는 인권위원회에서 그와 같은 조사사실을 보고한 후 이 부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는 진상조사위원회가 판단할 문제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으며, 인권위원회는 학생연수 프로그램의 적정한 시행을 위한 보완사항 점검 및 이행 요청(L연구원에 대한 교비 지원 등)을 결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횡령범으로 몰아가는 등 강압조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위법한 직권조사

1)

이 사건 내규 제18조 제1항 단서는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신고를 한 경우 센터장은 피해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여 상담조사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피해를 받은 사실이 소명되나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신고 접수 없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제1호), 교내·외 대면 또는 비대면 상에 인권침해 등 사건에 대한 소문이 퍼져 진상조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제2호)에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특정 신고자가 없는 경우에도 위원장의 판단 하에 직권조사를 개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고는 망인이 사망한 후에 망인의 부모가 한 것이므로, 제3자의 신고에 해당하는데, 망인은 이미 사망하였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인권센터에서 피해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여 상담조사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는 사안에 해당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인권팀 역시 '망인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조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고 C대학교 대외협력실 법무팀 소속 변호사에게 자문을 요청하였는데, 자문변호사는 2023. 2. 17. '이 사건 내규 예외규정(제18조 제5항)에 비춰볼 때, 본 사안에서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인권팀에서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되며, 그 조사의 범위도 일반적인 인권침해 조사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라는 취지로 회신하였던 점, ② 간사 G은 당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M에게 위 법률자문 결과를 보고하였고, M은 그 무렵 법률자문 결과를 검토하고 인권센터 측과 논의하여 직권조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신고의 경우 직권조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사자의 명예 보호 등 보호의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제18조 제5항 제1호가정한 직권조사사유에 해당할 수 있고, 또 이 사건 당시 동계방학 기간이었다고 하더라도, 공부나 동아리 활동, 취업 준비 등을 위하여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고, 직원들은 근무를 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소문이 퍼져 진상조사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로서 제18조 제5항 제2호가 정한 직권조사사유에 해당할 여지도 충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직권조사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신고 철회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조사 및 의결

1)

이 사건 내규 제20조 제1항은 '인권센터장은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신고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음이 명백한 경우(제1호), 신고내용이 단순한 불편사항·불친절행위·일방적 불만 제기 등 단순 민원 또는 사건을 특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거나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사안 등의 경우(제2호), 그 밖에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명백히 부적절한 경우(제3호)의 경우 신고를 각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내규 제26조 제1항은 '이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는 등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제3호) 조사위원회 심의로 사건을 조사종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인권위원회 회의가 2023. 5. 10. 개최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망인의 부모는 2023. 5. 9. 이 사건 신고취하서를 접수한 사실, 이에 이 사건 인권위원회 회의가 연기되었고, 인권팀은 변호사 자격을 갖춘 인권위원 및 조사위원에게 법률 자문을 의뢰한 후, 2023. 5. 10. 자문 결과(피해자 의사 없이 이미 조사 및 보고가 완료된 상태이고 사안의 중요성이 너무 커서 인권위원회 심의 · 의결이 필요하다)를 위원장에게 알렸으며, 위원장은 "자문 의견에 따라 인권위원회를 속개하여 최종 결론을 내리자"라고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인권팀은 원고에게 새로 지정된 인권위원회 회의 개최일(2023. 5. 18.)을 통지한 사실, 한편 인권위원회 회의 당일에 위원장과 위원들 사이에 신고 취하에도 불구하고 심의를 진행하는 것에 관하여 추가적인 논의가 이루어진 후, 원고의 인권침해에 대한 심의 및 의결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신고는 피해자인 망인이 아닌 망인의 부모가 한 것이고, 신고의 취하 역시 망인의 부모가 한 것이므로, 이 사건 내규 제20조 제1항 제1호의 각하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신고의 취하는 다른 각하사유를 정하고 있는 같은 항 제2호나 제3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고의 각하는 인권센터장의 권한으로서 조사위원인 피고에게 이 사건 신고의 각하 여부를 결정할 권한 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소속된 인권팀은 '신고 취하에도 불구하고 심의 · 의결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는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후속 절차를 준비 · 수행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신고를 각하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피고에게 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인권위원회 심의 의결 과정에서 원고의 방어권 침해 여부

1)

정신과적 병력 미고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조사위원장과 조사위원들이 이 사건 인권위원회에서 인권위원들에게 망인의 정신병력에 대하여 고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망인의 부모가 이 사건 신고를 하면서 망인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 및 진료기록을 제출하였고, 조사위원들은 그 자료 전부를 인권위원회 회의 자료에 포함시킨 사실이 인정되며, 위와 같이 제출된 자료 외에 원고 주장과 같이 망인이 조현병 등 정신병력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위원회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망인의 정신과적 병력을 인권위원회 위원에게 고의적으로 숨겼거나 과실로 누락하였다고 볼 수 없고, 조사위원회 역시 인권침해 등 사건에 관한 사실관계조사를 하고 조사보고서 작성 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인권위원회 위원에 대한 기피 등 신청권 불고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인권위원회 회의 진행을 담당하였던 직원이 원고에게 제척, 기피, 회피에 대한 위원들 명단을 확인시켜 주었던 것으로 보이고, 인 권위원회 회의록에 의하면 이 사건 인권위원회 회의 당일 제척 신청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이루어진 것이 확인되므로, 원고의 기피신청권 등이 침해된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가 사전에 인권위원회 위원 명단을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원고의 기피신청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피신청을 위한 인권위원회 위원 명단을 사전에 교부할 의무가 조사위원인 피고에게 있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의 기피신청권이 침해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에게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인권위원회 회부 사유 미고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사전조사를 통해 E 기간 동안 망인에 대한 폭언과 망인과 가족에 대한 모욕에 대한 인권침해 건으로 신고되었음을 고지받았고, 2023.5. 2. 변호사와 함께 인권센터를 방문했을 때에도 인권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에 대하여 구두로 설명들었으며, 2023. 5. 18. 개최된 인권위원회에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여 진술하고 서면의견서까지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인권위원회가 무슨 안건으로 원고를 인권위원회에 회부하였는지 여부를 전혀 고지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인권위원회 심의 의결 비공개원칙 위배 및 심의의결과정 개입

이 사건 내규 제28조 제2항에 따르면, 인권위원회는 필요할 경우 보고된 사건을 직접 조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권위원회 위원은 공정하고 타당한 심의·의결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조사를 직접 수행한 조사위원 등에게 조사의 내용·경과 및 조사보고서에 기재되지 않은 세부 사항들에 대해 당연히 질문할 수 있고, 해당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인권위원회의 심의 도중이라 하더라도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경우 조사위원 등에게 질문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의결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위하여 피고를 비롯한 조사위원회 관련자들이 회의장에 배석하였고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의 추가적인 질문에 답변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절차적 권리 내지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내규 제13조 제3항의 '회의 비공개 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인권위원회 위원들로 하여금 부정투표를 이끌어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 의결을 하도록 유도하는 등 인권위원회 의결과정에 개입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마.

허위 보도자료 배포 및 홈페이지 게시

피고가 C대학교에 원고가 자신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실과 소송진행과정을 알린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위 사실을 C대학교 측에 전달한 사실만으로 위와 같은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에 의하여 언론 보도가 이루어졌거나, C대학교가 언론에 허위사실에 기반한 보도자료를 제공하거나 C대학교특별진상조사위원회가 학교 홈페이지에 이 사건 입장문을 게시하는데 피고가 관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