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육상 운송지원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2015. 10. 27.부터 2023. 5. 15.까지 원고에 고용된 근로자이다.
원고의 사내이사 C은 2024. 5. 1. 피고에 대한 퇴직금 20,670,487원을 피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 20,670,485원에서 2024. 1. 12. 간이대지급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7,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합한 14,545,005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4가소107889)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원고는 피고에게 14,545,005원 및 위 돈 중 13,670,485원에 대하여 2023. 5.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행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였고,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퇴직금 중간 정산 명목으로 피고에게 2020. 2.부터 2022. 11. 25.까지 합계 14,500,000원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퇴직금 지급 약정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합계 14,500,000원의 이득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14,500,000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므로, 위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따른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하고,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한다.
판 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부당이득반환채권 성립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취득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에게 매달 지급해야 하는 금원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20만 원을 공제한 후 일정 시점에 피고에게 그 금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원고가 임금으로 지급해야 할 금원을 일방적으로 공제하여 피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원고는 별지 기재와 같이 지급된 금원이 퇴직금 분할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금원의 지급시기나 지급금액이 불규칙하여, 위 금액이 퇴직금 명목의 금원인지 알아내기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