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5,136,1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6. 12.부터 2025. 10. 16.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가 2023. 3. 29.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에게 발주자 주식회사 D로부터 도급받은 상주시 E에 있는 '㈜D 상주 Ⅲ공장 신축공사' 중 전기 · 통신공사를 하도급하였고, C 소속 근로자인 원고가 2023. 6. 12. 피고의 공사 현장에서 케이블 트레이를 설치하며 전산볼트를 절단하는 작업을 하던 중 절단기 톱날에 장갑이 끼이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로 우측 제2수지 신전건 파열의 상해를 입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주위적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작업하는 동안 안전교육을 받은 바 없고, 2인 1조로 수행하여야 하는 절단 작업을 피고 측 지시로 단독으로 수행하게 되었으며, 절단기에 덮개가 없고 장갑 등 보호구도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부수적 의무로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은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예비적으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사업주로서 안전관리를 수행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와 같이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으므로, 그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이 있다.
판단
주위적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C 소속 근로자인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뒤집고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도급인(건설공사발주자 제외)은 물건의 제조 · 건설 · 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각 의미한다. 위 법 제38조는 사업주에게 기계 · 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사업주에게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고, 제63조에서는 도급인에게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제64조에서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 지원 및 그 실시 확인등 의무를 각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사업주는 기계의 원동기 · 회전축 ·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 등을 설치하여야 하고, 선반 등으로부터 돌출하여 회전하고 있는 가공물이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공작물 또는 축이 회전하는 기계를 취급하는 경우 그 근로자의 손에 밀착이 잘되는 가죽 장갑 등과 같이 손이 말려 들어갈 위험이 없는 장갑을 사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 ·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안전보건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 · 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 · 보건상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 · 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등 참조).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 ·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인한 처벌의 대상이 되므로(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1906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그 위반행위로 인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도 인정된다.
이 사건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갑 제8호증, 을 제6호증 내지 제8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원고는 피고의 관계수급인인 C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사고현장은 피고가 지배 · 관리하는 장소로서 산업재해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인정되는 사업장인 점, 그럼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에게 적절한 작업 지원이나 충분한 안전보건교육이 이루어졌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고, 작업 현장 절단기에 덮개 등 근로자에게 위험이 발생할 우려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구비되어 있지도 않았던 점, 따라서 피고가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가 있었음을 확인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는 상태에서 위와 같은 상태가 방치된 이상, 작업에 대한 피고의 개별적 · 구체적 지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안전보건규칙의 준수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하는 도급인으로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원고 또한 용접공으로서 위험성이 있는 절단 작업을 할 경우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수칙의 준수와 필요한주의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 그로써 사고 발생과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보이므로, 이를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의 산정에 참작하기로 한다.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고의 과실을 40%로 보고, 피고의 책임을 나머지 6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들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배척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