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7,4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0.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사업장 안전진단사업 및 사업장 종합안전 컨설팅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는 조경시설물 설치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 사업장 내에서의 중대재해 사건 발생
피고 소속 근로자가 2025. 8. 18. 13시 15분경 피고의 사업장인 "C" 현장에서 상부조형물 설치작업을 하던 중 조형물 밖에서 6m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하는 중대재해사고(이하 '이 사건 재해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피고의 1차 컨설팅 용역 의뢰
피고는 이 사건 재해사고가 발생한 당일 원고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 및 수시 위험성 평가' 용역을 의뢰하였다.
원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기술용역계약서(이하 '이 사건 1차 기술용역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원고의 법인인감을 날인한 후 피고에게 이메일로 송부하였다.
원고는 2025. 9. 10.경 "중대재해처벌법 관리규정"이라는 제목의 60쪽 분량의 용역보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피고의 2차 컨설팅 용역 의뢰
피고는 2025. 8. 20.경 원고에게 '안전작업계획서'에 관한 컨설팅 용역을 의뢰하였다.
원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기술용역계약서(이하 '이 사건 2차 기술용역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원고의 법인인감을 날인한 후 피고에게 이메일로 송부하였다.
원고는 2025. 9. 10.경 "안전작업계획서"라는 제목의 19쪽 분량의 용역보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용역계약서와 같은 내용의 용역계약이 체결되었고, 원고는 그 용역계약에서 정한 용역을 이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용역계약서와 같은 내용의 용역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그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을 수행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용역계약의 성립 및 대금 지급의무의 발생
용역계약의 성립 여부
관련 법리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용역계약서와 같은 내용의 용역계약이 성립하였고, 원고는 위 각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 등은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제1호)와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제2호) 등을 취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재해사고 발생 당시중대재해처벌법에서 요구하는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재해사고 발생 직후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고자 원고에게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 용역계약서에 기재된 용역을 의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 외에 다른 제3자에게 이 사건 재해사고 발생과 관련된 용역을 의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용역 및 그에 관한 견적을 의뢰한 것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제3자들이 제시한 조건과 비교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피고의 의뢰에 따라 용역의 내용과 계약금액, 계약기간 등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이 담긴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용역계약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으므로,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중요 사항에 관하여 특정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한다.
원고는 2025. 8. 19.부터 8. 20.까지 이틀 간 피고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을 점검하고, 피고의 직원인 F 등과 용역계약 내용 및 용역범위와 관련된 논의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제출한 1차 보고서에는 '1. 사업 또는 사업장 안전 · 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2. 안전 · 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조직', '3. 유해 · 위험요인확인 개선절차, 점검 및 필요조치', '4.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 · 보건 관련 인력 · 시설 · 장비 구비와 유해 · 위험요인', '5.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관리감독자)의 충실한 업무수행 평가(권한과 예산 부여, 평가 기준 마련 및 평가 · 관리)', '6.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등 전문 인력배치', '7. 종사자 의견청취 절차 마련, 청취및 개선방안 마련 · 이행', '8.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등 조치 매뉴얼', '9. 도급, 용역, 위탁 시 산재예방 능력 및 기술에 관한 평가 기준 · 절차 및 관리', '10. 재해 발생 시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11.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2차 보고서는 '사업장 개요', '최근 3년간 재해 현황', '성서 현장 작업공정', '중대재해 발생 개요 및 원인', '중대재해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 '대표자의 다짐 및 근로자 안전 서약서'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원고가 제출한 1차 및 2차 보고서는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용역계약서에서 정한 용역업무에 부합하는 결과물이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용역계약서를 교부받는 과정 또는 원고가 그에 따른 용역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제시한 계약조건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고는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피고의 조직 및 이 사건 재해사고 발생 개요 및 원인 등 피고의 내부 정보를 원고에게 제공하는 등으로 원고의 용역수행에 협조하기까지 하였으므로, 묵시적으로 원고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승낙하였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이 사건 제1차 및 제2차 기술용역계약서에 피고의 날인이 존재하지는 아니하나, 계약은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 성립될 수 있으므로, 피고의 날인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점만을 들어 계약의 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
용역대금의 지급범위
원고가 이 사건 제1차 및 제2차 기술용역계약서에 기재된 용역업무를 수행하였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1차 및 2차 기술용역계약서에 기재된 각 용역대금 합계 37,400,000원(= 1차 용역대금 19,800,000원 + 2차 용역대금 17,6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각 용역대금의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 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5. 10.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