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2.4.11.부터 2022.10.31.까지 피고 B 유한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에서 재무담당자(Finance Controller)로 근무한 자이다.
피고 C은 2020.2.17.부터 2023.3.15.까지 피고 회사에서 적용관리 매니저 (Application Engineer)로 근무한 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청구의 요지
피고 C에 대하여
피고 C은 피고 회사에서 원고와 같이 근무할 당시 원고를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성폭행을 하거나 인격모독과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따라서 피고 C은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회사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성희롱 예방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하였고 성범죄 피해자의 보호의무를 게을리하였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피고 C의 사용자로서 또는 남녀고용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4조 등을 위반한 불법행위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 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와 사직에 관한 합의를 하면서 “피고 회사를 상대로 고용관계 혹은 퇴직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판 단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8.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을가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2.12.1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사실, 그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 회사가 2023.1.25.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아래 생략>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합의서는 원고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의 구제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작성되었으므로, 그 당시 주된 논의 내용은 부당 해고와 관련된 쟁점이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합의서는 근로자와 회사의 “고용관계 혹은 퇴직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청구 등으로부터 면제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피고 회사 소속 직원의 성희롱 및 성범죄 등을 원인으로 하여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고용관계 혹은 퇴직과 관련된 청구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서 피고 C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도 부제소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들의 손배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먼저, 피고 C이 원고를 상대로 성희롱, 성범죄 및 인격모독행위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을나 제6, 7,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C이 원고에게 성희롱, 성범죄 및 인격모독행위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C의 불법행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피고 C으로부터 별지 ‘원고 주장 피고 C의 불법행위’ 내용 기재와 같이 성희롱 및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하나, 피고 C의 불법행위를 증명하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피고 C의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는 사실상 원고의 진술이 유일하다. 그런데 피고 C의 강제추행이나 강간행위에 대한 형사고소가 없었으므로, 참고인 진술조서나 증인신문조서 등 원고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 또한 부족하다.
원고는 피고 C에게 2022년 8월 중순경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인 “아, 또 하고 싶네”라거나 “겁탈하고 싶어. 일하면 너무 방해하고 싶어”라는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선물을 사주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 C이 원고에게 특정한 언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호감이 있는 이성 사이에서 이루어진 발언이나 행동이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피고 C이 원고에게 출장 동행 등을 요구하거나 원고의 업무 능력을 질책하는 등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부적절한 행위를 넘어 금전적인 위자를 하여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렵다.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진정사건을 신고 받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 역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업장 조사 결과, 진정인(원고)의 주장만으로는 직장내 괴롭힘 내지 성희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진정인(원고)과 행위자(피고 C)가 모두 퇴사하여 이들에 대한 보호 조치 또는 제재 조치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아 사업장의 조치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업장 조사 결과에 명백하게 불합리한 사정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