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 9. 7. 선고 2023가단1232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61,629,93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3.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오수 및 축산폐수처리시설 설계시공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소외 D는 원고 주식의 33%를 보유한 주주로서 2006. 1. 3.부터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나.

D는 개인사업체인 'E'를 설립하여 원고의 영업과 경업관계에 있는 거래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2017. 6. 26. 원고의 주주총회에서 해임되었다.

다.

이에 원고는 본소로써 D를 상대로 경업금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D는 반소로써 원고를 상대로 보수 및 퇴직금을 청구하였는데, 그 항소심(수원고등법원 2019나19814, 2020나14471)에서 본소 청구는 일부 인용되어 'D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31,609,059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한편 D의 반소 청구는 D가 원고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도 없었다는 이유로 기각되어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 한다).

라.

한편 원고는 사용자로서 2011. 11.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라 퇴직하는 근로자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를 설정하는 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을 마련하고, 2011. 12. 29. 퇴직연금사업자인 피고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운용관리계약'이라 한다)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자산관리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원고는 이에 따라 가입자이자 수익자인 D에 대한 부담금으로 D 명의의 피고 은행 퇴직연금계좌(이하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라 한다)에 합계 50,265,600원(이하 '이 사건 부담금'이라 한다)을 납입하였고, 그에 대한 운용수익이 발생하여 2023. 1. 19. 기준으로 그 평가금액은 61,629,93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호증, 을 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원인(피고에 대하여 직접 청구)

D는 원고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이지 근로자가 아니어서 D는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 청구권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사건 관련소송 판결에서 명시되었다. 따라서 D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에 대한 지급청구권이 없고, 설령 청구권이 있다 하더라도 2017. 6. 26. 원고로부터 해임된 이후 현재까지도 피고에게 퇴직연금청구를 하지 않아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납부한 이 사건 부담금 상당액을 부당이득하였으므로, 그 현재 평가액인 61,629,930원을 원고에게 반환해야 한다.

나.

예비적 청구원인(D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청구)

D는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 청구권이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에 납부한 부담금은 D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로부터 부당이득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이를 피보전채권으로 D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 지급청구권을 대위행사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부담금의 현재 평가액인 61,629,9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 D가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 청구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이 사건 규약, 이 사건 운용관리계약,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의 내용에 의하면, D는 원고의 이 사건 연금규약에 따라 대표이사 자격으로 피고가 운영하는 퇴직연금제도의 가입자가 되었고, 피고는 이 사건 규약이 정하는 예외적인 경우(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 가입자)가 아닌 한 위탁자인 원고에게 반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바, 위 인정사실만으로 D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에 대한 지급청구권을 가지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D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D와 피고 사이의 문제일 뿐 그것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를 부당이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피보전채권

갑 5호증의 2에 의하면 원고의 정관 제38조 제1항은 임원의 보수와 퇴직금 등은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임원처우에 관한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쳐 2017. 12. 29. 제정, 시행된 원고의 '임원처우에 관한 규정'(부칙에 의하여 시행이전에 선임된 임원과 그 근속기간에도 적용한다)은 근속기간 만 1년 이상의 임원이 퇴직할 경우에는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을 규정하면서(제10조), 다만 임원이 주주총회 해임결의 등에 의하여 퇴직한 경우에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5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D는 주주총회 해임결의에 의하여 퇴직하였으므로 원고는 임원처우에 관한 규정에 따라 D에게 퇴직금 지급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실제로 이 사건 관련소송 판결에서 D가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청구권을 가지지 않는다는 판결이 확정되었는바, 결국 D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를 통하여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한 것으로서 이를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나아가 D가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반환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부당이득한 재산에 수익자의 행위가 개입되어 얻어진 이른바 운용이익의 경우, 그것이 사회통념상 수익자의 행위가 개입되지 아니하였더라도 부당이득된 재산으로부터 손실자가 통상 취득하였으리라고 생각되는 범위 내에서는 반환해야 할 이득의 범위에 포함되므로(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5다34711 판결 참조), D가 원고에게 반환할 부당이득금은 이 사건 부담금에 운용수익을 더한 61,629,930원이라 할 것이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D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피보전채권으로 D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 지급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것에 대하여, 피고는 D의 무자력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채권자대위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일신에 전속한 권리가 아닌 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404조 제1항). 권리의 행사 여부는 그 권리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채무자가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데도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려면 그러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를 보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보전의 필요성은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의 내용,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가 금전채권인 경우 채무자의 자력 유무,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채권과 대위하여 행사하려는 권리의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위 법리에 따르면,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우선 적극적 요건으로서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피보전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의 존재가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는 것이 그러한 위험을 제거하여 피보전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여 주어야 하며, 다음으로 소극적 요건으로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된다는 사정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적극적 요건과 소극적 요건은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의 내용, 보전하려는 권리가 금전채권인 경우 채무자의 자력 유무, 피보전채권과 채권자가 대위행사하는 채무자의 권리와의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19다229202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D가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에 대한 지급청구권을 대위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 원고가 이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이고, D는 자신이 퇴직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있고, 앞에서 본 D와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관련 소송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D의 권리를 대위행사하는 것이 D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

따라서 피고는 D를 대위하여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 지급청구권을 행사하는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연금계좌에 예치된 61,629,93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3. 3.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고,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