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8. 8. 17. 선고 2017고단165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10. 1.부터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E 평택지회 지회장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파업 등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인 교섭을 조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사용자에게 처분권한이 없는 사항을 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없고,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에 근로조건 개선에 관해 당사자 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인 교섭에 의한 합의 여지가 없는 상황일 때 쟁의행위를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 의한 찬성결정 및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고 비폭력적일 것 등 목적, 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법령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 된다.

민주노총은 2016. 11. 17. 개최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2016. 11. 30.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전국금속노조는 2016. 11. 23. '대통령 퇴진 촉구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여 '2016. 11. 30. 총파업'을 가결하였다.

피고인은 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계획한 총파업이 대통령 퇴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처분권한이 없고,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쟁의 상태가 아니었으며, 조정절차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위와 같은 민주노총 및 전국금속노동조합의 계획에 따라 2016. 11. 29. 문자메세지로 조합원들에게 '국정농단 F 퇴진촉구 11. 30. E 총파업 지침'을 발송하였는데, 위 문자메세지의 내용은 'E 평택지회에서는 F 정권 퇴진 11. 30.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E 평택지회도 2016. 11. 30. 조별로 3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피고인은 2016. 11. 30. E 주식회사 평택공장에서 위와 같은 일련의 지침 및 계획에 따라 1조 근무자 77명 및 2조 근무자 45명으로 하여금 약 3시간 30분 동안 작업을 거부하고 그대로 퇴근하게 하는 등 조업을 거부하게 하여 위 회사에 약 11억 3,000만원 상당의 생산손실을 입혀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정상적인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며(형법 제314조 제1항),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쟁의행위로서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헌법 제33조 제1항),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E 평택지회가 본건 파업을 시행하기 이전에 공개적으로 파업을 추진하고 E 주식회사에게 위 파업일정을 알린 점, ② 본건 파업시간이 각 조별로 3시간 30분 정도에 불과하여 E 주식회사는 대체인력 투입 내지 특근 등의 방법으로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에 대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E 주식회사의 주 고객사인 현대자동차 주식회사와 기아자동차 주식회사도 본건 당일 파업에 참여하여 본건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인한 손해가 그리 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E 주식회사는 본건 파업 전후로 적정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던 점, ④ 본건 파업으로 인하여 E 주식회사가 고객사들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당한 사실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본건 파업이 대통령의 퇴진을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쟁위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본건 파업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서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