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신용사업, 경제사업, 구매·판매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120여 명을 사용하고 있는 C조합이다.
원고는 피고 운영의 'D마트(이하 '이 사건 마트'라 한다)'에서 기능직 기능과장대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인사발령
원고는 피고 B조합의 원곡지점에서 근무하던 중 2017. 9. 1. 이 사건 마트 농산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마트에서 근무하던 중 2017. 9. 26. 위 직무에서 '배송업무'로 업무분장이 변경되었다.
원고의 휴가 등
원고는 2017. 9. 27. ~28. 이 사건 마트 부장장(농산파트 관리팀장) E에게 전화로 '심신단련휴가'를 사용하겠다고 전달하여 피고로부터 휴가 승인을 받았다. 원고는 2017. 9. 29. E에게 당분간 휴가를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연락하였으나, 피고로부터 휴가 승인을 받지 못하였다.
원고는 위 일자부터 2017. 11. 15.까지 출근을 하지 않았다.
면직 처분
피고는 2017. 10. 13.부터 네 차례에 걸쳐 원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2017. 11. 1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면직을 결정하고 원고에게 해고예고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2017. 12. 15. 자로 피고 인사규정 제61조(면직) 제1항 제2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면직되었다(이하 '이 사건 면직처분'이라 한다).
노동위원회 결정 등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면직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5. 8.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위 결정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다가 2018. 8.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 취하서를 제출하였다.
규정 등
피고의 내부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 일부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6호증, 을 제1, 2, 5부터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담당 팀장 및 배송파트장에게 미리 휴가 사용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무단 결근'을 이유로 실제로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하였다. ② 피고의 인사규정은 F단체가 지역조합 등의 소속 직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참고용으로 작성한 모범안에 불과하고 피고 B조합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은 아니므로 이에 근거한 면직처분은 효력이 없다. 또한 ③ 원고는 기능직 5급으로서 판매직렬 내에서만 이동이 가능한데 배달 업무는 계약직 직원이 담당하는 업무인바 피고는 인사규정 제68조, 직제규정 제23조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원고의 업무분장을 변경하였으므로 원고의 근로제공 거부는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면직처분의 무효를 구함과 동시에 피고의 부당한 해고로 원고가 정상적으로 일을 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2017. 12.분부터 2019. 7.분까지의 임금 상당액 117,087,393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19. 7. 21.부터 원고에 대한 복직시까지 월 5,863,93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구한다.
판단
무단결근 여부에 대하여(① 주장)
관련법리
취업규칙 등에 질병 또는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을 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신고 또는 허가를 받거나 사후에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결근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대법원 1995. 1. 24. 선고 93다29662 판결 참조). 연차휴가권이 근로기준법상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같이 발생한 휴가권을 구체화하려면 근로자가 자신에게 맡겨진 시기지정권을 행사하여 어떤 휴가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지에 관하여 특정하여야 할 것이고 근로자가 이와 같은 특정을 하지 아니한 채 시기지정을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시기지정이라고 할 수 없어 그 효력이 발생할 수 없다(대법원 1997. 3. 25. 선고 96다4930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2017. 9. 29.부터 7일 이상 계속하여 결근한 사실, 피고 복무규정에 '휴가를 받고자할 때에는 사전에 그 사유를 신고하여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2017. 9. 29. E에게 당분간 휴가를 쓰겠다는 취지를 전달하였으나 피고로부터 휴가 승인을 받지 못한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직원이 연차휴가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 근태상황 관리부에 결재권자, 휴가대상기간, 휴가사유 등을 입력하여 신청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E에게 '당분간' 휴가를 쓰겠다고 하였을 뿐, 결근 이전에 피고에게 구체적인 연차휴가 신청을 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같은 이유에서 당시 원고가 사용할 수 있는 연차휴가일수만큼 결근일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결근은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무단결근이라 판단되고, 이를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면직처분은 적법하다[원고는 피고의 부당한 휴가신청 거부 때문에 기간을 지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와 E 사이의 대화(을 제2호증)를 보더라도 원고가 중간자인 E에게 전화하여 시기를 정하지 않고 오늘부터 휴가를 내겠다고 하자 '일단 출근해서 사무실에 나와 이야기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결재권자인 G에게 휴가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요청한 바도 없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부당면직 구제절차 과정에서 비로소 원고는 "당분간'은 인사명령이 철회될 때까지이고 종기를 정확히 명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할 뿐인바, 피고가 먼저 연차휴가 사용을 거부한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
인사규정의 무효 여부에 대하여(② 주장)
관련법리
회사가 단체협약 및 사규를 게시하여 소속 근로자들이 주지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였다면 이를 근로자에게 별도로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근로자가 실제로는 그 내용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여도 근로자는 그 무효를 주장하거나 그 적용을 기부할 수 없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누4253 판결 참조). 또한 근로자가 사무실에 비치된 컴퓨터를 통하여 회사의 취업규칙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였다면 회사가 근로자의 취업규칙 열람신청에 대하여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취업규칙 게시, 비치의무에 위반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두101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7, 8,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인사규정 등 피고의 취업규칙을 무효로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F단체가 작성한 제규정 모범안 그대로 제·개정하여 직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피고 내부 인터넷 망에 게시한 것으로 보이고, 시행일자도 함께 게시하였다[원고는 자신이 주장하는 연차휴가일수 24일을 보낸 후 7일이 지나기 전에 출근한 점, 피고가 보낸 각종 통지(갑 제5호증, 을 제5부터 8호증)에 관련 취업규칙 규정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원고는 당시 어떠한 이의도 제기한 바 없는 점, 기타 이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취업규칙 내용을 잘 알지 못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법·부당한 업무분장 변경 여부(③주장)
관련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12752 판결 등 참조),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 등 참조),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6호증, 을 제1, 4, 9, 14, 16,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원고의 업무를 농산팀장에서 배송업무로 변경하였는데, 원고가 제출한 직제규정상 계약직 직원만 배송업무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판매' 직렬에 배송업무가 제외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② D마트 책임자('장장'으로 불린다)인 G 등은 원고의 부적절한 언행 등 원고가 업무수행에 부적합하다는 취지로 호소하고 있는 점, ③ 원고가 H 주식회사로 하여금 피고 공선 출하회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게 한 것과 관련하여 원고의 정당한 업무상 행위로 볼 자료가 없고, 거래 업체가 원고에 대한 불만, 항의를 표출함에 따라 원고가 다른 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업무분장 변경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일부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업무분장 변경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와 같은 업무분장 변경의 정당성에 다소 의문을 품는다 하더라도 이에 항의하는 수단 역시 적정하여야 할 것인바, 이에 불응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사전신고도 하지 않은 채 7일 이상 계속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항의의 수단으로 너무 지나쳐 적정하다고 볼 수 없어 원고의 결근이 정당화될 수 없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677 판결 참조).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면직처분을 무효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면직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장구(재판장) 채희인 김수민
각주1) 이후 피고가 감사를 위해 출근을 할 것을 여러 번 통지하였음에도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각주2) 원고는 계약직 직원만 배송업무를 하기 때문에 원고를 배송업무에 배치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