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1. 6. 11. 선고 2020고단151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누구든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11. 28. 14:20경 사이에 경기 평택시 B 'C' 놀이터에서, 위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피해자 D(여, 10세), 같은 E(여, 10세), 같은 F(여, 10세), 같은 G(여, 10세)에게 다가가 ‘나한테 뽀뽀 한 번 해달라’, ‘빈대떡 먹으러 가자’ 등 취지로 말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입맞춤을 요구하였으나 피해자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자리를 피하자 그 때부터 약 10분간 피해자들을 따라다니면서 계속 입맞춤을 요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아동 중 남자아이에게만 장난삼아 ‘뽀뽀해 달라’고 말하였고, 그 남자아이가 싫다고 하자 집으로 돌아온 것이 전부이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것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나.

사실관계에 관하여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여자아이인 피해자들에게 입맞춤을 요구하여 거부당하자 피해자들을 10분간 계속 따라다니면서 계속 입맞춤을 요구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선 피해자들과 피고인의 진술 및 CCTV 영상을 종합하면, ① 피고인은 피해자 일행(공소사실과 같이 여자아이 4명 외에 남자아이 H, 여자아이 I, J까지 약 7명임)이 편의점 앞에 있을 때 일행 중 E에게 ‘신발 끈이 풀렸다’고 말해준 후 피해자 일행이 놀이터에 갈 때까지 ‘빈대떡 먹으러가자’는 등으로 말을 시키면서 따라온 사실, ② 피해 아동들은 놀이터 의자에 앉아서 노는 모습을 관찰하는 피고인이 무섭게 생각되어 도망을 쳤다가 다시 놀이터로 되돌아 왔는데 피고인이 다시 나타난 사실, ③ 피고인이 일행 중 누군가에게 ‘뽀뽀해달라’고 말하자, 피해아동들은 ‘싫어요’라고 하며 다시 도망을 치자 피고인이 일행을 뒤따라간 사실, ④ 피해아동 중 한명이 112에 신고한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G의 증언(증인신문녹취서 2, 4, 8쪽), F, J의 수사기관 진술(증거기록 14쪽, 20쪽) 및 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뽀뽀해달라’고 말한 상대방은 남자아이인 H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다만, H 옆에 함께 있었던 G, E은 피고인이 자신들에게도 ‘뽀뽀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생각하여 ‘싫다’고 대답한 것으로 이해된다(G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11쪽)}.

따라서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여자아이인 피해자들에게 입맞춤을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10여분간 피해자들을 따라다니면서 계속 입맞춤을 요구하였다는 사실관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만 피고인이 남자아이인 H에게 ‘뽀뽀해달라’고 말하고, 피해아동들을 뒤따라간 행위는 인정되므로, 이것이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보충적으로 살펴본다.<1>

다.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 여부

1)

전제 법리

아동복지법(이하 ‘법’) 제2조 제4호에서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17조 제2호에서는 “누구든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아동복지법의 입법취지나 관련 조항들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성적 학대행위라 함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행위로서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 및 피해 아동의 의사·성별·연령, 피해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그 행위가 피해 아동의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7787 판결 등 참조).

한편 ‘성희롱’과 ‘성적 학대’를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①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는 ‘성희롱’이란 국가기관 등의 종사자, 사용자,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욕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목),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나.목)으로 정의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76조의 2에서는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고충 처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②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위에서 본 가.목 및 나.목과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을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정의하고, 제12조에서 사업자, 상급자 또는 근로자에게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제37조 제2항 제2호는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 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39조 제1항에서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경우 과태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제2항 각호에서 사업주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 않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지 않거나, 근무장소의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등에 대하여도 과태료의 대상으로 규정하여 민간영역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규제하고 있다. ③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제2조 제3호 라.목에서 공공기관(학교 등을 포함함)의 종사자 등의 성희롱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제44조 제1항에서 위와 같은 행위가 발생하였을 때 인권위원회가 구제조치의 이행 등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하고, 제45조 제1항은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검찰총장에게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공공기관 등이나 직장 내에서 성희롱이 발생하면 해당 기관 자체에서 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입 하에 성희롱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을 뿐, 성희롱 행위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1의 2호, 제17조 제2호는 성적 학대행위를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하고 있고, 신체적 학대행위 및 정서적 학대행위에 비하여 높은 법정형을 취하고 있는 점<2>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성적 학대행위는 성희롱 등의 행위에서 나아가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에 해당하여야 하고, 그것이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의 검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남자아이 H에게 ‘뽀뽀해 달라’고 요구하고, 피해아동들이 도망을 가자 계속 따라온 행위는 피해아동들에게는 무섭거나 불쾌한 행동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할 수는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행위가 단순 성희롱을 넘어서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것이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판결의 공시를 희망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희

각주1) 다만 공소사실에서는 남자아이인 H을 명시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설령 위와 같은 행위가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축소사실에 해당하지도 아니하여 공소사실은 유죄가 될 수 없다.

각주2) 성적 학대행위에 대하여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반면, 신체적 및 정서적 학대행위에 대하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여 1/2 정도로 처벌수위를 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