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8. 6.경 인도네시아에서 ‘C’이라는 한식당(그 후 식당의 명칭이 ‘D’으로 변경됨, 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을 운영하던 E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고 위 식당에 관한 지분 45%를 양도받아 위 식당의 운영을 시작하였다. 원래 원고는 추후 E로부터 이 사건 식당에 관한 나머지 지분 55%까지 이전받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예상 밖의 영업 부진으로 E와 의논하여 위 식당을 매각하기로 하였고, 그러던 중 인도네시아에서 ‘F’이라는 한식당을 운영하던 G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피고 등에게 위 식당을 매각하게 되었다. 그 매각계약의 주요 내용은, 피고, G, H 3인이 원고와 E로부터 이 사건 식당을 인수하고, 그 인수대금은 원고와 E에게 20,000,000원과 임대차보증금(약 10,000,000원) 상당액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피고, G, H가 위 식당의 관리비와 직원들의 월급을 대납하는 것으로 갈음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원고와 E는 피고, G, H가 지급하기로 한 돈 중 20,000,000원은 E가,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은 원고가 각각 지급받기로 정하였다. 피고는 2019. 2. 20.경 이 사건 식당을 직접 방문하여 원고에게 “나는 인도네시아어를 못하니 원고가 식당 운영을 도와 달라. 급여는 ‘I’의 점장 급여에 해당하는 월 2,800,000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의하였고, 원고는 이를 받아들여 2019. 3.경부터 2020. 2. 26.경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는 ‘I’를 모델로 하여 인테리어, 메뉴, 레시피 등을 모두 결정하였고, 한국에서 주방장을 초빙하였으며, 피고로부터 식당 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을 보고받았다. 그리고 이 사건 식당의 운영비도, 피고가 한국에 거주하면서 원고로부터 식재료, 공과금, 직원 급여 등에 관한 보고를 받고 원고에게 해당 금액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집행하였다. 이 사건 식당의 운영을 위하여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 설립되었지만, 이는 인도네시아의 법령상 외국인인 피고가 직접 개인사업자로서 이 사건 식당을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부득이 취한 형식에 불과하고, 위 식당은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운영한 사업체이다.
그런데 2019. 8. 초경 발생한 지진으로 이 사건 식당의 영업이 일시 중단되었고, 이어서 2019. 9. 초경 한국인 주방장이 퇴사하는 등의 사정이 겹치면서 위 식당의 영업 부진이 계속되자 피고는 2019. 9.분부터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고, 급기야 원고에게 “우선 원고가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면 한국에서 돈을 받아와 갚겠다“고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는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의 급여를 대신 지급하는 등 사비를 들여 이 사건 식당의 운영을 계속하였는데, 결국 피고는 2020. 2. 26.경 H, J에게 위 식당을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급여와 임대차보증금을 정산해 주겠다고 하며 이 사건 식당의 인수인계를 도와주면 그 기간 동안의 급여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0. 2. 27.부터 2020. 8. 7.경까지 법인 지분이전 관련 행정적 업무 처리 등 위 식당의 인수인계 업무에 협력하였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① 2019. 9.분부터 2020. 2.분까지의 6개월분 미지급 급여 합계 24,640,000원[이 사건 제1차 변론기일에서 진술된 원고 소송대리인의 2022. 3. 11.자 준비서면에는 위 기간 동안의 미지급 급여가 합계 16,800,000원(= 2,800,000원 × 6)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② 인수인계 기간인 2020. 2. 27.부터 2020. 8. 7.경까지의 6개월분 미지급 급여 합계 16,800,000원(= 2,800,000원 × 6), ③ 원고가 피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의 사비로 충당한 이 사건 식당 운영비 13,683,467원, ④ 피고가 원고와 E로부터 이 사건 식당을 인수하면서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임대차보증금 상당액 10,000,000원 등 합계 65,123,46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기간의 미지급 급여 청구에 대하여
준거법의 결정
이 사건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원고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피고를 상대로 하여, 원고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였는데 위 식당의 운영주체인 인도네시아 법인은 형식적인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위 식당이 피고의 개인사업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미지급 급여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이는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므로,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한 기간에 시행된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제28조 제2항은 계약에 관하여는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을 준거법으로 하되, 근로계약에 있어서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의하며,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어느 한 국가 안에서 노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한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준거법 선택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계약에 포함된 준거법 이외의 다른 의사표시의 내용이나 소송행위를 통하여 나타난 당사자의 태도 등을 기초로 당사자의 묵시적 의사를 추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묵시적 의사를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당사자의 국적, 주소 등 생활본거지, 사용자인 법인의 설립 준거법, 노무 급부지, 직무 내용 등 근로계약에 관한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시 당사자가 준거법을 지정하였더라면 선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정적 의사를 추정하여 준거법을 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6130 판결 등 참조).
원고와 피고 사이에 명시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의 일상적인 노무제공지가 대한민국이라고 볼 수 없으나, 원고, 피고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원고가 대한민국의 근로기준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에 관한 준거법은 대한민국 법률이다.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갑 제1, 3, 4, 7, 9, 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되기는 한다. 즉, ① 원고는 2018. 5. 11. 인도네시아 법인(K)을 통하여 이 사건 식당을 운영하던 E와, E는 원고에게 위 법인 지분 중 45%를 양도하고, 원고는 E에게 계약금으로 10,000,000원을 지급하며, 위 법인의 대표이사를 원고로 변경한 후에는 원고의 책임하에 이 사건 식당을 운영하고, 계약 체결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수익을 분배하는 내용의 ‘출자지분 양도 및 협업계약’을 체결하였다. ② 원고는 위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식당의 운영을 시작하였으나 영업 부진으로 E와 협의하여 위 식당을 매각하기로 하였다. 그러던 중 G이 이 사건 식당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신의 친구인 L에게 투자를 권유하였고, L가 다시 피고와 M을 G에게 소개하여 피고, L, M이 함께 100,000,000원을 투자하되 이 사건 식당의 운영수익 중 60%를 배분받기로 하였다. ③ 이에 따라 L와 피고가 2018. 12.경부터 G 명의의 계좌 등으로 자금을 송금하는 등 이 사건 식당의 인수 및 개업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④ 그 후 원고는 피고의 제의로 월 급여로 2,80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2019. 3.경부터 2020. 2. 26.경까지 이 사건 식당에 근무하여 위 식당의 운영을 총괄하였다. 위 기간 동안 원고는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피고에게 식자재 구입, 메뉴 구성, 매출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피고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으며, 피고는 위 식당 운영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원고 명의의 계좌 또는 원고가 지정한 N 등 명의의 계좌로 위 식당의 운영비로 사용할 돈을 송금하였다. ⑤ 그런데 이 사건 식당의 영업 부진이 계속되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식당의 투자금, 수입 및 지출 등에 대한 정산을 요구하다가 2020. 2. 26.경 이 사건 식당의 양도 등을 이유로 원고에게 위 식당의 운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L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당초 피고뿐 아니라 G, L, M이 함께 투자하여 이 사건 식당을 인수하였는데, G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가 ‘D’이라는 상호의 농업회 사법인을 운영하고 있던 친구 L의 허락을 받아 ‘D’을 이 사건 식당의 명칭으로 사용한 점, L도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식당의 실질적인 운영자가 G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증언한 점,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아 피고를 고용한 주체가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식당의 운영을 위하여 2019. 3.경 원고를 이사(보유주식수 1,530주), 피고를 감사(보유주식수 1,470주)로 하여 인도네시아 법인(O)이 설립되었는데, 위 인도네시아 법인은 피고와는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위 가)항의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식당이 실질적으로는 피고 개인의 사업체에 해당한다거나, 피고가 개인의 지위에서 위 식당의 운영을 위하여 원고를 근로자로 고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인수인계 기간의 미지급 급여 청구에 대하여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20. 2. 18. 원고에게 ”인수인계시 일급은 제가 약소하나마 드릴게요“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지만,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위 메시지의 내용을 인수인계 기간에 원고의 급여 상당액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볼 수도 없다. 또한 갑 제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2020. 2. 27.부터 2020. 8. 7.경까지 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원고가 법인 지분이전 관련 행정적 업무 처리 등 위 식당의 인수인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원고가 지출한 이 사건 식당 운영비 반환 청구에 대하여
갑 제1, 2, 19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가 사비로 이 사건 식당 운영비를 지출하면 그 금액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자신의 사비로 지출하였다는 운영비의 지출일자, 내역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임대차보증금 상당 미지급 인수대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 등이 원고와 E로부터 이 사건 식당을 인수할 당시 위 식당의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거나 원고가 건물주에게 자신의 자금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