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2. 8. 18. 선고 2021가합1259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A은 2015. 7. 30.경 ‘D’이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자등록을 하였고, 2016. 3. 28. 골재채취업 등을 목적으로 같은 날 설립된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위 원고의 허락을 받아 ‘D’을 실제로 운영하면서 위 상호로 영업활동을 하였고, E 역시 설립 당시부터 피고가 실제로 운영하였다.

2)

원고 A은 2016. 11. 25. E의 대표이사 직을 사임하였고, 피고가 같은 날 E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3)

원고 B는 원고 A의 모친이다.

나.

피고의 공사도급계약 체결 및 원고 A의 건물소유권 취득

피고는 2015. 4. 17.경 F로부터 안성시 G에 교회건물을 신축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330,000,000원에 도급받아(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 2015. 9. 24.경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하였다. 그러나 원고 A이 마치 건축주로서 자신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는 D을 통해 이 사건 공사를 직접 시공하는 것처럼 건축허가를 신청하였고, 2015. 11. 6. 위와 같이 완공된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자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다.

원고 A의 피고에 대한 계좌사용의 허락

원고 A은 아래 표와 같이 피고로 하여금 위 원고 명의의 중소기업은행 계좌들(순번 1 내지 4) 및 E 명의의 중소기업은행 계좌(순번 5)를 사용하게 하였다.

라.

원고들과 피고의 민사사건의 경과

1)

H는 2016. 10. 18. 원고 A을 상대로 건설기계사용료 2,640,000원 등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양양군법원 2016차69), 위 법원은 2016. 10. 19. 위 신청에 따른 지급명령을 하였으며, 위 원고는 위 지급명령을 송달받고도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위 지급명령이 2016. 11. 5. 확정되었다.

2)

I은 2017. 7. 27. 원고 A, 피고를 상대로 동업계약 해제에 따른 출자금 100,000,000원의 반환 및 전기공사대금 60,590,000원의 지급을, 피고를 상대로 차용금 3,300,000원의 반환을 각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7가단

58319), 위 법원은 2018. 11. 15. ‘I에게, 피고는 157,890,000원(= 출자금 100,000,000원 + 전기공사대금 54,590,000원 + 차용금 3,3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A은 피고와 연대하여 위 돈 중 133,590,000원(= 출자금 100,000,000원 + 전기공사대금 33,59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 A과 피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18나93069), 당사자들이 항소심 변론기일에 2회 불출석하거나 변론하지 않아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됨으로써 위 판결이 2019. 9. 24. 확정되었다.

마.

원고 A의 J에 대한 공정증서 작성

1)

J는 2017. 3. 22. 원고 A을 상대로 22,900,000원의 공사대금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위 원고 소유인 이 사건 건물에 가압류를 신청하였고(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안성시법원 2017카단75), 위 법원은 2017. 3. 29. 위 신청에 따른 가압류결정을 하였으며, 같은 날 가압류기입등기가 이루어졌다.

2)

원고 A과 J는 2017. 9. 25. ‘위 원고가 같은 날 J로부터 13,000,000원을 차용하고, 2017. 11. 5.부터 2018. 4. 5.까지 매월 5일에 2,000,000원, 2018. 5. 5. 1,000,000원씩 J에게 위 차용금을 변제한다. 만약 위 원고가 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할 경우에는 연 25%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고, 즉시 강제집행을 당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한다.’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J는 같은 날 위 1)항 기재 가압류신청을 취하하면서 집행해제신청을 하였고, 2017. 9. 28. 위 1)항 기재 가압류기입등기가 말소되었다.

바.

원고 A의 형사사건의 경과

원고 A은 2018. 2. 12. ‘D의 대표자로서 위 업체의 퇴직근로자 11명의 임금 합계 26,03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18고단

44), 위 법원은 2019. 1. 16. 위 원고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3,000,000원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 다툼이 없거나 현저한 사실, 갑 제2 내지 4, 9 내지 12,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피고는 자신의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타인의 사업자등록 및 타인 명의의 계좌를 사용할 의사였음에도,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건축주가 직접 건축공사를 하면 절세효과가 있다’고 원고 A을 기망하여 위 원고로 하여금 D의 개인사업자등록을 하고 주식회사인 E을 설립하게 한 후, 위 업체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 A에게 ‘이 사건 공사에 사용할 자금을 입출금하기 위한 계좌를 제공하여 달라’고 요구하였고, 위 원고가 그에 따라 위 제1의 다항 기재와 같이 피고에게 자신 또는 E 명의의 계좌들을 사용하게 하였으며, 피고는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대금도 위 계좌들을 통해 지급받았다.

이처럼 D과 E은 모두 피고가 실제 운영자였고 원고 A이 그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피고는 위 원고 또는 E의 사업자등록 명의 및 은행계좌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채무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위 원고에게 떠넘겼다. 그리고 피고는 2015. 4.경부터 위 원고가 사업자명의 및 계좌의 사용허락을 철회한 시점인 2016. 7.경까지 위 원고로부터 제공받은 계좌들을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게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송금받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고, 2015. 6.경부터 2016. 7.경까지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게 위 계좌들에서 임의로 311,598,962원을 인출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결국 원고 A은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위 제1의 라, 마, 바항 기재와 같이 피고의 채권자들에 대한 막대한 채무를 부담하고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채권자들에 의한 가압류·채무불이행자명부등재 등으로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어렵게 되었으며, 위 원고와 그 모친인 원고 B는 현재까지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바, 피고는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구체적으로, 피고는 원고 A에게 575,199,912원(= 위 제1의 바항 기재 사건에 관한 임금채무 26,030,000원 + 위 제1의 라의 2)항 기재 확정판결에 기한 I에 대한 채무 211,930,950원 +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J에 대한 채무 13,000,000원 + 위 제1의 라의 1)항 기재 지급명령에 기한 H에 대한 채무 2,640,000원 + 피고가 위 원고로부터 제공받은 계좌들에서 인출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한 돈 311,598,962원 +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B에게 위자료 10,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가 원고 A으로부터 사업자명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인하여 위 원고가 피고의 채권자들에게 부담하게 된 채무를 피고가 실질적으로 변제하여야 한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원고 A이 위와 같이 부담하게 된 채무를 실제로 채권자들에게 변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연손해금 부분까지 피고에게 구상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아래와 같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채무 중 일부는 피고가 변제하여 소멸한 상태이므로, 나머지 채무에 한하여 피고가 변제할 책임이 있다.

①

피고가 위 제1의 바항 기재 사건에 관한 임금채무를 일부 변제함으로써 원고 A의 위 임금채무는 현재 9,000,000원만 남아 있다.

②

피고가 위 제1의 라의 2)항 기재 확정판결에 기한 I에 대한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위 원고는 I에 대하여 더 이상 위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③

피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J에 대한 채무를 일부 변제함으로써 위 원고의 위 채무는 현재 9,000,000원만 남아 있다.

④

피고가 위 제1의 라의 1)항 기재 지급명령에 기한 H에 대한 채무를 모두 변제함으로써 위 원고는 H에 대하여 더 이상 위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2)

원고들은 ‘피고가 원고 A으로부터 제공받은 계좌에서 311,598,962원을 인출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위 원고가 이와 관련하여 피고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형사사건에서 ‘증거가 불충분하여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피고에 대한 불송치결정이 있었는바, 피고가 위 금액을 위 원고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부당하다.

3.

판단

가.

원고 A의 재산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227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가 있었고 그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한다.

한편,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고(상법 제24조), 상법 제24조에 의한 명의대여자와 명의차용자의 책임은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다91886 판결 등 참조).

2)

원고 A은 ‘피고가 자신의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고의 채권자들에 대한 영업상 채무를 스스로 변제하지 않고 위 원고에게 떠넘기는 불법행위를 하여 위 원고가 위 채무를 변제해야 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위 원고로부터 명의를 차용할 당시 영업상 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이를 전부 위 원고에게 전가하기 위해 위 원고를 기망하여 위 원고의 상호를 차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원고가 피고의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변제한 후에 이를 피고에게 구상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자신으로부터 명의를 차용한 피고의 영업상 채무를 함께 부담하게 되었다는 것 자체를 손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3)

또한, 원고 A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원고는 피고에게 자신 명의의 계좌를 통해 입·출금할 수 있도록 허락하거나(위 제1의 다항 기재 표의 순번 1, 2), 계좌를 새로 개설한 후 피고로 하여금 이를 전적으로 사용하게 한 것(위 제1의 다항 기재 표의 순번 3 내지 5)으로 보일 뿐, 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원고가 이 사건 공사 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사용하도록 용도·범위 등을 특정하여 피고에게 위 계좌들에 예치된 돈을 위탁하였다는 점 또는 E 명의의 계좌(위 제1의 다항 기재 표의 순번

5)에서 피고가 인출한 돈이 E이 아닌 원고의 소유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여 피고가 위 계좌들에서 인출한 311,598,962원이 피고가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게 위 계좌들에 예치된 돈을 사용하는 불법행위로 인한 위 원고의 손해라는 위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원고들의 위자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이 주장하는 이 부분 청구원인은 ‘원고 A의 명의를 빌려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상 채무를 스스로 변제하지 않고 위 원고에게 전가하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A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원고들이 피고의 채권자들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하게 됨으로써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 A으로부터 명의를 차용할 당시 영업상 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이를 전부 위 원고에게 전가하기 위해 위 원고를 기망하여 위 원고의 상호를 차용하였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이상,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류연중(재판장) 박효송 하지인

각주1) 원고 A의 부친이자 원고 B의 배우자이다.

각주2) 피고는 ‘위 원고가 피고를 사기죄로 고소하였으나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결정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수사결과통지서(을 제2호증)를 제출하고 있고, 피고가 본문 기재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위 원고를 피해자로 하는 사기죄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각주3) 타인에게 자신의 이름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하도록 허락한 사람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정한 요건 하에 명의차용자와 연대하여 그의 영업상 채무를 변제해야 할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주4) 이 사건 소장 4~5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