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각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무고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1290
판결선고
2025. 2. 19.
범죄사실
[전제사실]
피고인 A과 E은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피고인 A과 E은 F 주식회사(이하 ‘F’라고 한다)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피고인 A은 2009. 10. 1.~2015. 9. 30. F 소속 근로자를 구성원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에서 제11대, 제12대 노조위원장을 역임하였고, E은 2015. 10. 1.~2018. 9. 30. 제13대 노조위원장을 역임하였다.
피고인 B과 피고인 C은 노동조합원이다. 피고인 B은 11대 집행부에서 대외협력실장을, 12대 집행부에서 정책실장을 각각 역임하였고, 피고인 C은 11대 집행부에서 재정실장을, 12대 집행부에서 문화체육실장을, 13대 집행부에서 재정실장을 각각 역임하였으며, 피고인 D은 2015.~2018.경 F 사측의 관리담당상무로 재직하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에 의하면, 근로자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는데(제1항), 위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하 ‘전임자’라 한다)는 그 전임기간 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 되나(제2항),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같은 법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 위 규정에 따라 F는 2010.경 당시 노동조합의 전임자 약 40명 중 7명을 제외한 나머지에게는 급여를 지급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노동조합은 전임자 급여 지원 등을 위하여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F로부터 지원받은 돈으로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와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다)에 각 출자하고, G과 H로부터 각 매월 이익배당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출자계약’을 G 및 H와 각 체결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A은 2011. 6. 13.경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H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1. 6. 1.부터 2016. 5. 31.로 하여 노동조합이 H에 6억 원을 출자하고 H는 F의 자동차 윤활유 거래분 매출액의 일정 비율(매출액의 범위에 따라 2~4%로 그 비율을 정함)에 해당하는 이익배당금을 매월 노동조합에 지급하되, 이익배당금 중 24.2%를 법인세 및 주민세 명목으로 공제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출자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출자계약에 대하여 2013. 2. 20.경 「계약기간을 2018. 2. 28.까지로, 이익배당금 산정비율을 매출액의 범위에 따라 2.2%~4.4%로, 이익배당금에서 공제할 법인세 및 주민세 비율을 22%로 각 변경하는 내용」의 출자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13. 6. 5.경 「이익배당금 산정비율을 매출액의 범위에 따라 2.25%~4.5%로 변경하는 내용」의 출자계약을 체결하였다.
E은 2015. 10. 1.경 노동조합의 위원장 임기를 시작한 이후 위 출자계약 중 「노동조합이 H로부터 매출액의 일정 비율에 따라 받기로 한 이익배당금 중 24.2%를 법인세 및 주민세 명목으로 공제하는 내용」은 세무적 문제가 있는 부당한 특약이어서 피고인 A이 노동조합에 대한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체결한 것이고 이로 인해 노동조합은 법인세 및 주민세 명목으로 공제된 총 6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2016. 5.경 위 출자계약을 수정하고자 세무사 사무실이나 사측(관리담당상무인 피고인 D, F 법무팀)에 컨설팅 내지 자문을 구하였다.
피고인 A은 2016. 5.경 피고인 C을 통하여 E에게 만남을 부탁하여 2016. 5. 8. 18:00경 평택시 I에 위치한 J노래방에서 E을 만나게 되었다. 피고인 A은 그 자리에서 E이 미리 준비해 온 2016. 5. 8.자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에 서명하였고, 그 각서의 내용은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재직 시 전임자 임금 수익사업 관련, 거래 상대자인 H(대표 K)과 거래에 있어 수익금액을 누락, 축소한 사실이 있어 법률적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며 향후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유언비어 유포, 비방, 허위사실 날조, 유포 시 즉각 노동조합비(전임자임금) 수익 손실분 6억 원을 즉각 변제할 것을 확약한다.」라는 것이다.
이후 E은 2016. 5. 31.경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H와 사이에 H의 자동차 윤활유 판매업 중 F와의 거래분에 관하여 「계약기간을 2016. 6. 1.~2018. 5. 31.로 정하여 노동조합이 위 사업의 진행, 관리, 지원 등의 용역을 H에 제공하되 성실한 용역 제공 및 상호 책임 의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보증금 3억 원 상당의 보증 증권을 발행해 주고, H는 매월 F와의 자동차 윤활유 거래분 매출액의 일정 비율(매출액의 범위에 따라 2.35%~4.7%로 그 비율을 정함)에 해당하는 금액을 노동조합에 용역수수료로 지급하고, 만일 계약의 해지 내지 종료 시 노동조합에 위 보증금을 반환하는 내용」으로 2016. 5. 31.자 용역거래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용역거래계약서에는 노동조합이 H로부터 지급받을 용역수수료에서 법인세 및 주민세 명목을 공제한다는 내용(즉, 출자계약에 포함된 특약)은 포함하지 아니하였다.
[구체적 범죄사실]
피고인 A은 2015. 9. 30.경 노동조합의 12대 위원장 임기를 마쳤고, 2015. 10. 1.경부터는 E이 노동조합의 13대 위원장이므로 더 이상 노동조합 위원장 명의의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16. 7.경 노동조합 13대 집행부가 전제사실 기재 ‘출자계약’에 대해 법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용역거래계약’의 형태로 변경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출자계약서’를 ‘용역거래계약서’의 형태로 변경하여 노동조합 문서고에 비치해 놓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A은 그 무렵 피고인 C에게 ‘출자계약서를 용역거래계약서의 형태로 변경하려고 하니 도와달라. 자료를 준비해서 평택시 L에 있는 M 평택동삭점 앞으로 와주면 된다. F 관리담당상무(피고인 D)도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부탁하였다. 이에 피고인 C은 피고인 D에게 ‘A이 출자계약서를 용역거래계약서의 형태로 변경하기를 희망한다. 관리담당상무(D)도 함께 나와 달라고 한다.’고 전달하고, 피고인 D은 이에 순차로 응하여 집무실에서 그곳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하여 미리 가지고 있던 노동조합과 H 사이에 체결된 2016. 5. 31.자 용역거래계약서 파일을 열어 ① H의 자동차 윤활유판매업 중 F와의 거래분에 관하여 「계약기간을 2011. 6. 1.부터 2016. 5. 31.까지로 정하여 노동조합이 위 사업의 진행, 관리, 지원 등의 용역을 H에 제공하고, 성실한 용역 제공 및 상호 책임 의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보증금 6원 원을 2011. 6. 13. H에 지급하며, H는 매월 F와의 자동차 윤활유 거래분 매출액의 일정 비율(매출액의 범위에 따라 1.56%~3.12%로 그 비율을 정함)에 해당하는 금액을 노동조합에 용역수수료로 지급하고, 계약의 해지 내지 종료 시 노동조합에 위 보증금을 반환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2011. 6. 13.자 용역거래계약서, ② 「위 2011. 6. 13.자 용역거래계약서 내용 중 노동조합이 H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증금 액수를 3억 원으로, 그 지급시기를 2015. 5. 28.로, 용역수수료 산정비율을 매출액의 범위에 따라 1.75%~3.5%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2015. 7. 16.자 용역거래계약서로 그 내용을 수정하고, 프린터 기기로 이를 각각 출력하였다.
피고인 A은 2016. 7. 일자불상경 위 M 평택동삭점 앞으로 과거 위 ‘출자계약’ 체결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였던 피고인 B을 불러내었고, 그 자리에서 피고인 C, 피고인 D을 만나 피고인 D으로부터 위 각 출력물을 교부받고 피고인 C으로부터 노동조합 위원장 직인을 교부받은 뒤, 피고인 B과 함께 위 커피숍에서 위 각 출력물의 당사자란에 “노동조합 위원장”이라고 기재된 옆 부분에 위원장의 직인을 각각 날인하였다.
이후 피고인 A은 피고인 D을 통하여 위 각 출력물의 당사자란에 H 대표 K의 도장을 각각 날인받은 다음, 피고인 C을 시켜 E에게 이와 같이 위조된 2011. 6. 13.자 용역거래계약서, 2015. 7. 16.자 용역거래계약서(이하 위 2개 문서를 ‘이 사건 위조문서’라 한다)를 교부하였고, 이와 같이 위조된 각 용역거래계약서를 노동조합 문서 비치고에 비치하려 하였으나 E이 거절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노동조합 위원장 명의로 된 권리·의무 또는 사실 확인에 관한 사문서인 용역거래계약서 2부를 위조하고, 이를 문서 비치고에 비치하여 각각 행사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각 일부 진술기재
제2, 3회 공판조서 중 각 증인 E의 진술기재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K의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N의 진술기재
증인 A, B의 각 일부 법정진술(피고인 C, D에 대하여)
증인 C, D의 각 일부 법정진술(피고인 A, B에 대하여)
증인 O의 일부 법정진술
E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각 출자계약서, 각 용역계약서, 안전교육실시결과보고서
2018. 5. 8. 각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각 형법 제231조(사문서위조의 점), 각 형법 제235조, 제234조, 제231조(위조사문서행사미수의 점)
피고인 B, C, D: 각 형법 제231조(사문서위조의 점), 각 형법 제235조, 제234조, 제231조(위조사문서행사미수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들: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들: 벌금형 선택
경합범 가중
피고인들: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 B
피고인 A, B은 피고인 C, D으로부터 이 사건 위조문서와 노조위원장 직인을 건네받기는 하였으나 직인을 날인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위조문서의 작성과정에 가담하지 않았다.
피고인 C, D
피고인 C, D은 피고인 A이 E의 동의를 받았다는 말을 믿고 이 사건 위조문서를 작성한 것이므로 위조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공모하여 이 사건 위 조문서를 작성한 사실 및 그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C, D의 사문서위조 고의 유무
피고인 D은 2015. 7. 16.자 용역거래계약서 원본 파일의 계약체결 일자를 기존 출자계약서 작성일자로 수정하여 이 사건 위조문서를 만들었고, 피고인 C은 이 사건 위조문서에 날인할 노조위원장의 직인을 준비하였다. 즉 이 사건 위조문서의 작성에 있어 핵심적인 준비 역할은 피고인 D, C이 하였다. 그런데 피고인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위조문서에 날인할 것을 예정한 사람은 당시 노조위원장인 E이 아닌 피고인 A이고, 당시 용역거래계약서 원본 파일이나 노조위원장 직인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던 피고인 A 대신 피고인 C, D이 이를 준비해온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C, D은 당시 노조위원장이 아닌 피고인 A이 사실과 다른 이 사건 위조문서에 날인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는바, 피고인 C, D에게 사문서위조의 고의가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이 사건 위조문서나 직인을 준비한 사실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A의 E의 동의를 받았다는 말을 믿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조위원장이던 E이 2016. 4.경부터 출자계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2016. 5.경 세무사의 자문을 받은 후 새로운 내용의 용역거래계약서를 체결하는 등 당시 출자계약과 관련하여 대두되었던 문제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 명의의 이 사건 위조문서를 작성할 것인지 여부는 당시 노조위원장이 아닌 제3자, 즉 피고인 A이 결정할 수는 없는 사안(E의 동의가 있다 하더라도)일 뿐만 아니라 E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그 진위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사항임에도 단지 E이 다른 지부를 순회 중이어서 전화연결이 되지 않아 그 의사를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 D은 검찰 조사에서 “용역거래계약서의 날짜가 과거이고, 그 날짜를 기준으로 하는 노조위원장은 A이기 때문에 현재 노조위원장인 E의 동의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 C은 이 사건 위조문서 작성 당시 E의 의사는 확인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위조문서를 작성하여 날인까지 마친 후 이를 곧바로 E에게 전달하였는바(이는 사문서위조 범행을 저지른 후 그 위조문서를 명의자에게 제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위 행동은 과거 일자의 문서작성에는 E의 동의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여 과거 노조위원장이던 피고인 A이 날인한 이 사건 위조문서가 정당한 문서라고 생각하여서 한 행동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설명되는 점<1>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C, D이 이 사건 위조문서의 작성에는 피고인 A만이 동의하면 되고, E이 이를 작성하거나 동의할 필요는 없다고 오인하여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 D은 출자계약의 체결에 사측(F)의 개입을 부정하며 피고인 D이 이 사건 범행을 할 동기가 없다고 주장하나, ①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 문제가 발생하자 사측과 노동조합은 2010. 5.경부터 2010. 8.경까지 TFT를 운영하였고, 사측이 노동조합에 13억 원을 지원하여 출자금을 마련하게 되었고, 노동조합은 2010. 8. 31. G과 최초로 출자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던 점, ② H의 대표이사는 과거 F의 임원으로 H는 F에 납품되는 오일을 구매하여 납품하는 업체로서 적극적인 영업 활동 등이 없이 사실상 중간단계로서만 기능하며 매입가와 납품가의 차액을 수익으로 하는 회사로서 거래 구조상 H는 F의 강한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되고, 설립 직후부터 노동조합과의 출자계약을 체결하고 출자금만을 지급받은 채 별다른 대가 없이 노동조합에 매월 거액을 지급하였던 점, ③ 출자계약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자 H 대표이사 K은 피고인 D에게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였고, 피고인 D이 용역계약서 원본 파일을 직접 가지고 있다가 이를 직접 수정하여 인쇄한 점(피고인 D은 피고인 C으로부터 이를 메일을 통해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므로 피고인 D도 그 원본 파일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고, 피고인 D은 K이나 피고인 A 등에게 파일을 전달해주면 되는 것인데 굳이 자신이 이 사건 위조문서를 직접 작성하였다), ④ 이 사건과 관련한 자문을 한 세무사는 노동조합이 선임한 것으로 보임에도 위 자문 결과는 피고인 D에게도 모두 공유된 것으로 보이고, K은 피고인 D으로부터 세무사의 계좌 번호를 받았다고 진술한 점, ⑤ 피고인 D은 이 사건 범행 이후 피고인 A에게 부대 서류를 만들어야 한다며 자신이 직접 인쇄한 ‘안전교육실시결과보고서’를 인쇄하여 건네주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출자계약의 체결 전반에 사측이 개입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 D이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A, B은 이 사건 위조문서 작성 여부 및 그 고의 유무
피고인 A은 2016. 4.경 E이 출자계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이후 2016. 5. 8. E을 만난 자리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6억 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다는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이 사건 각서에 서명을 하는 등 자신이 손실금 약 6억 원을 배상해야 하거나 형사 처벌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E은 피고인 A에게 약 6억 원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위조문서의 작성은 피고인 A이 위와 같은 모든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즉 출자계약서의 흠결 내용을 삭제한 이 사건 위조문서가 진정한 문서로 오인된다면 이 사건 각서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발생하고, E은 노조위원장 경쟁 후보로 지내오던 피고인 A에 대한 자신의 무기를 상실하게 된다)가 되므로, 피고인 A에게는 이 사건 위조문서에 날인할 강력한 동기가 있다. 피고인 C, D은 수사기관에서 자신들의 죄를 대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A, B이 이를 날인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적어도 수사기관에서의 이 부분 진술은 그 신빙성이 높다.
증인 N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A이 피고인 D에게 서류를 받아오라고 시켰고 피고인 D에게 가니 보완 서류가 있다며 준 것을 피고인 A에게 전달하였으며, 이를 피고인 A에게 전달하며 피고인 A이 날인을 하는 것을 지켜보니 H가 작성한 ‘안전교육실 시결과보고서’였다는 것이다. 위 진술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A과 피고인 D은 사전에 피고인 A의 서명이 기재되어야 할 추가적인 서류가 필요하다는 대화를 마친 상태로 보이고, 피고인 A이 피고인 D으로부터 전달받은 위 안전교육실시결과보고서에 서명하였다는 점은 피고인 A의 위조 사실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피고인 A은 자신의 임기 내에 작성이 빠진 서류라고 하여 자세히 보지 않고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노동위원장과 관련된 서류라면 피고인 A이 N을 시켜 사측의 인물인 피고인 D에게 서류를 받아오라고 시킬 이유가 없고, 위 서류는 피고인 A이 노조위원장이던 시절 단 한 번도 작성한 적이 없는 서류이다. 나아가 피고인 A이 피고인 D의 이 사건 위조문서 날인 권유를 거절하였다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피고인 D이 H와 관련된 보고서에 소급하여 날인할 것을 권유하였음에도 이에 대해 전혀 의심을 하지 않고 그대로 날인하였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C, D은 이 사건 위조문서에 피고인 A이 날인하는 한 사문서위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만일 피고인 A이 이를 날인하지 않았다면 피고인 C, D은 범행을 단념하거나 피고인 A을 설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자신들이 직접 날인을 하는 범행을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C은 이 사건 위조문서를 E에게 바로 제시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위조문서가 적법한 문서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피고인 A이 날인하였기 때문으로 봄이 자연스럽고, 피고인 A, B 역시 피고인 A이 날인한다면 이는 사문서위조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이 사건 위조문서 작성에 가담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양형의 이유
아래에서 열거하는 사정들과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기존에 작성된 출자계약서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삭제한 이 사건 위조문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범행은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과 거래의 안전을 해하는 것으로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 다만 이 사건 위조문서를 행사하는 것은 미수에 그쳤다.
피고인 A은 2007년 이후로, 피고인 B은 2006년 이후로, 피고인 D은 2002년 이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 C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무죄 부분(피고인 A)
공소사실
E은 노동조합의 13대 위원장으로서 2018. 9. 13.경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에 전제사실 기재 ‘출자계약’ 건으로 피고인을 6억 원 상당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로 고소하였으나 그 형사사건은 2019. 12. 30.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되었고, 노동조합 14대 집행부는 2020. 1. 29.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위 출자계약 및 전제사실 기재 이 사건 각서를 토대로 피고인 및 H를 피고로 하여 6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민사사건은 2021. 2. 4. 원고 패소 선고되고 2021. 2. 20.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2021. 4. 2.경 평택시 중앙로 67, 경기평택경찰서에서 위 출자계약 및 이 사건 각서와 관련하여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그 내용은 「고소인(A)은 2015. 9. 30. 노동조합 12대 위원장 임기를 종료하고 사측에서 부여한 노동조합 전임자 휴가를 보낸 뒤 2016. 1. 1.자로 복직할 예정이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복직발령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피고소인(E)이 2016. 5. 8. 평택시 I에 위치한 J노래방으로 고소인(A)을 불러 내 “각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앞으로 복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검찰에도 고소하여 징역을 보낼 것이다.”고 협박하였고, ‘현임 노조위원장인 피고소인(E)이 사측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고소인(A)으로서는 복직할 수 없을 것이고, 그간 고소인(A)의 복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도 피고소인(E)이 사측에 영향력을 행사하였기 때문’이라는 공포심이 엄습하여 피고소인(E)에게 각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소인(E)을 강요죄로 처벌해 달라.」는 취지이다.
이후 피고인은 2021. 4. 27. 15:27경 경기평택경찰서 Q팀사무실에서 담당 경찰관인 경위 R으로부터 고소보충 조사를 받으면서 「노동조합 전임자 휴가를 마치고 2016. 1. 1.자로 복직이 돼야 했었고 다른 노동조합 임원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복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소인(A)만 복직발령을 받을 수 없었다. 회사에 물어보니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고, 가만히 있으면 무단(휴직)으로 처리될 것 같아서 회사에 8개월 동안 병가를 신청하였다. 그 와중에 피고소인(E)이 노래방으로 불러 내 각서를 쓰라고 협박하니 겁을 먹고 각서를 쓰게 되었다. 피고소인(E)이 시킨 대로 각서를 써주었더니 2016. 8.경에야 복직발령을 받을 수 있었지만 원 소속인 자재물류팀이 아니라 산업안전팀으로 발령을 받았고, 이는 피고소인(E)이 영향력을 행사하였기 때문이다.」는 취지로 허위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E은 피고인에게 ‘출자계약에 법률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각서를 작성하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을 뿐 ‘각서를 쓰지 않으면 복직을 막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은 2015. 12. 30.경 사측에 「2015. 12. 1.경부터 2016. 2. 29.경까지 개인 사유를 이유로 휴직을 하겠다.」는 내용의 휴직원을 제출하여 2016. 2. 29.까지 휴직이 연장되었으므로 ‘2016. 1. 1.자로 복직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다. 이에 덧붙여 노동조합의 위원장은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이 없고, 피고인이 산업안전팀 소속으로 부서가 변경된 것은 2016. 8.경이 아니라 2015. 9. 30.경 12대 노조위원장 임기를 마친 직후(2015. 10. 1.부)이며, 피고인이 2016. 7. 29.자로 복직발령을 받은 것은 E이 사측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스스로 총 7회에 걸쳐 휴직원을 제출하고 부속서류로 진단서(또는 소견서)를 제출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피고인이 한 ‘고소인(A)으로서는 피고소인(E)이 F 측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여 복직이 되지 않았고, 그 와중에 각서를 쓰라는 협박을 받으니 겁을 먹고 각서를 쓰게 되었다.’는 주장은 허위의 사실이다.
이로써 피고인은 E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여 E을 무고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도1401 판결 참조),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771 판결 등 참조). 또한 객관적 사실관계를 그대로 신고한 이상 객관적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나름대로의 주관적 법률평가를 잘못하고 이를 신고하였다고 하여 그 사실만 가지고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도1351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명확히 인식한 채 E을 무고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과 E은 2016. 5. 8. J노래방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당시 E은 이 사건 각서를 미리 작성하여 지참하고 피고인에게는 인감도장 등을 지참하여 오라고 말해놓은 상태였다. 인감도장 등을 가지고 오라는 말을 들은 피고인으로서도 E이 자신에게 각서나 계약서 등 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서면의 작성을 요구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인감도장 등을 지참하지는 않았으므로, 적어도 그 자리에서는 E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각서의 내용은 피고인 A에게 노동조합과 H와의 계약에 법률상 문제가 있고 그로 인한 손실분이 6억 원임을 인정하는 내용인데, 설령 당시 피고인 A이 실제로 자신이 체결한 계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자신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는 것은 큰 부담을 지는 일이다. 더군다나 위 6억 원을 변제해야 하는지 여부는 “향후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유언비어 유포, 비방, 허위사실 날조, 유포”에 달린 것인데 이는 당시 노조위원장인 E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 사건 각서는 전적으로 E 개인에게 유리한 내용임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각서의 작성 경위나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압박을 받아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게 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
피고인이 임기를 마친 2015. 10. 1.부로 산업안전팀으로 발령이 난 것은 사실이나 위 인사발령은 이미 피고인이 임기를 마치고 휴직을 시작한 이후인 2015. 10. 7.로서 피고인은 위 인사발령 사실을 모르고 있었거나 피고인과 상의 없이 이루어진 인사발령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사측이 휴‧복직과 관련하여 말을 해주지 않았다. 회사에서 위원장 눈치를 보는 것 같다.’는 등 자신이 들은 이야기나 추측 또는 과장한 진술에 가깝고, 뒤이어 진술한 ‘E이 임금 협상다 정리되고 복귀하라고 하였다’는 말은 E이 사측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아니고, 피고인에게 스스로 복귀 시기를 늦추라는 취지의 말로 해석될 수 있다.
피고인이 진술한 강요의 내용은 복직 외에도 형사 고소가 있는데, E 본인도 “A에게 법적으로 문제를 삼겠다 고소를 하겠다는 취지의 말은 충분히 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진술(증거목록 순번 141번, 기록 186쪽)하여 이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또한 E의 13대 노조위원장 임기는 2018. 9. 30.까지이고, 14대 노조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기간 전 피고인과 E 사이에 공동으로 선거준비를 하다가 2018. 8. 말경 피고인측에서 이를 파기한 것으로 보이고, E은 그 직후인 2018. 9. 13.경 A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로 고소하였는데, 이는 E이 ‘각서에 따른 민사적 의무 이행의 강제’보다 먼저 이 사건 각서 작성에 따라 유예되었던 ‘형사 고소’를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서 작성 불리한 위치에 있었고 당시 자신의 복직이나 자신에 대한 형사 고소 등을 언급하며 각서 작성을 요구하였던 E에 대하여 심한 압박감을 느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바, 이와 같은 사정이 강요죄에 해당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선호
각주1) 이 사건 공소사실은 노동조합과 H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위조문서만을 포함하고 있으나, E이 제출한 노동조합과 G 사이의 2010. 8. 31.자 용역거래계약서(증거목록 순번 28번, 244쪽), 노동조합과 주식회사 P 사이의 2015. 7. 16.자 용역거래계약서(증거목록 순번 28번, 255쪽. 기존 출자계약서는 증거목록 순번 82번, 44쪽)도 모두 이 사건 위조문서와 같이 당초에는 출자계약서 형태로 작성되었다가 용역거래계약서로 다시 작성된 문서로 보이는바 광범위하게 위조문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