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경기 평택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03명을 사용하여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9. 5. 17.부터 2023. 11. 25.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차액분 4,643,161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법리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31조(현행법 제44조 제1호에 해당한다),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퇴직금제도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퇴직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그 지급하여야 할 금액의 산출 기초가 되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이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을 경우에도 이를 그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는다면 이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려는 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8631 판결, 대법원 1998.1. 20. 선고 97다1893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경우에는 퇴직 당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8631 판결,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다18936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7287 판결, 대법원 2009.10. 15. 선고 2007다725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먼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정하여진 퇴직금 산정방식은 1일 평균임금 × 30(일) × (총 재직일수/365)이고, 1일 평균임금 산정방식은 (퇴직일 이전 3개월간에 지급받은 임금총액)/(퇴직일 이전 3개월간의 총 일수)인바, 위 방식에 따라 D의 퇴직금을 계산하면 28,727,051원이 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퇴직일 이전 6개월간에 지급받은 임금총액을 퇴직일 이전 6개월간의 총 일수로 나누어 1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는바, 피고인이 취한 방식에 따라 D의 퇴직금을 계산하면 24,083,890원이 된다. 한편 피고인이 사전에 D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퇴직금 산정방식을 고지하고, 위와 같은 방식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사전에 근로자들과 합의하지 않은 상태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퇴직금 산정방식과 다른 퇴직금 산정방식을 채택하였고, 피고인이 채택한 방식에 따른 D의 퇴직금 액수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 액수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택시회사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2009. 5. 17. 입사하여 2022. 6. 30.까지 정규운전원으로 근무하다가 정년도래로 퇴사하고, 2022. 7. 1.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하다가 2023. 11. 25. 퇴사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20. 11. 1. E은행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매월 퇴직연금을 적립하였고, 다만 입사일로부터 퇴직연금 가입일 전까지의 퇴직금은 퇴사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 사건 회사 소속 운전원들은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되, 회사로부터 기본급, 수당 등 고정급을 지급받고, 월간목표금액을 초과한 운송수입금 중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장려수당으로 지급받는다. 그런데 위 장려수당은 운행 건수에 비례하여 산정되기 때문에 운전원이 운행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생긴다.
즉 근로자가 의도적으로 운행을 많이 하면 장려수당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월 급여가늘어나고, 월 급여가 늘어남에 따라 평균임금도 동반하여 상승한다.
D의 경우 퇴직일 이전 3개월의 급여를 보면, 2022. 4. 급여 2,422,700원(장려수당667,650원), 2022. 5. 급여 2,561,930원(장려수당 598,950원), 2022. 6. 급여 2,459,880원(장려수당 632,450원)이었다.
그런데 2020. 1. 이후 2022. 3.까지 장려수당을 보면, 0원이 7회, 10만 원 이하 6회, 20만 원 이하 5회, 30만 원 이하 5회, 40만 원 이하 3회, 50만 원 이하 1회로 최소 0원에서 최대 409,650원 사이로 50만 원을 넘은 적은 한번도 없었고, 3개월 연속 30만 원을 넘은 달도 없었다. 장려수당을 평균해 보아도 2020년 151,513원, 2021년 138,588원, 2022년 277,292원, 퇴직일 이전 3개월 630,016원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동기간대를 비교해 보아도, 2021. 4. 급여 1,913,600원(장려수당 251,750원), 2021. 5. 급여 2,345,380원(장려수당 292,950원), 2021. 6. 급여 1,930,170원(장려수당 226,950원), 2020. 4. 급여 465,660원(장려수당 0원), 2020. 5. 급여 1,719,540원(장려수당301,150원), 2020. 6. 급여 1,760,500원(장려수당 79,650원)으로 퇴직일 이전 3개월의 급여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퇴사한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운행한 기간을 보아도, 2022. 7. 급여2,078,980원(장려수당 404,400원), 2022. 8. 급여 1,875,640원(315,000원), 2022. 9. 급여1,752,900원(장려수당 155,200원)으로 줄어들어 역시 퇴직일 이전 3개월의 급여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총 급여액을 비교해 보아도,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모두 200만 원을 넘었지만, 2020. 1. 이후 2022. 3.까지 200만 원을 넘는 달은 2020. 1. 2,426,280원, 2020. 10.2,180,020원, 2021. 5. 2,345,380원, 2021. 9. 2,078,990원, 2021. 10. 2,169,960원으로 총 27회 중 5회가 있을 뿐이고, 3개월 연속 200만 원을 넘는 달은 없다.
연평균 급여액을 비교해 보아도, 2020년 월평균 급여 1,712,133원, 2021년 월평균 급여 1,764,076원, 2022년 월평균 급여 1,956,030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월평균 급여 1,810,746원이나,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월평균 급여 2,481,503원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한편 D에 대한 기본급도 기간에 따라 일정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이에 관하여는 아무런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와 같이 운전원의 의지에 따라 장려수당을 포함한 월 급여액이 변경될 여지가큰 상태에서, D의 퇴직일 이전 3개월과 그 이전을 비교해 보았을 때 여러 측면에서 유 의미한 차이를 보이는바, 퇴직일 이전 3개월의 기간을 가지고 산정한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보이는바, 사업주인 피고인으로서는 근로자가 의도적으로 평균임금을 높이기 위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에 피고인은 퇴직일 이전 3개월에 그 이전 3개월을 포함하여 퇴직일 이전 6개월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으로서는 퇴직일 이전 3개월을 제외하는 방식이 아닌 평균임금 산정 기간을 늘리는 방식을 택한 것인데, 급여액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기간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아니한 것이다.
즉 피고인이 산정한 방식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평균임금의 산출 기초가 되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이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이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퇴직일 이전 3개월에 그 이전 3개월을 포함하여 평균임금을 산출하여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였다면,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충분히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정영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