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병존 조합 중 일방 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사용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설령 노조법 35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조합의 조합원들이 다른 조합이 사용자와 맺은 단체협약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이 속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에 따른 혜택을 볼 기회를 상실케 하므로 경제적 불이익이 없다 할 수 없고, 전국적인 규모의 노동조합이라 하더라도 개개의 사업장에서 이를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절당한다면 결국 그 존재의의를 상실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가 병존 조합 중 일방 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방 조합 또는 그 조합원의 현저한 손해의 발생이 추인된다고 할 것이므로, 채권자 조합이 채무자 회사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당하고 있는 이상, 채권자 조합 및 이에 속한 채무자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가처분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6.3.16 선고, 수원지방법원 민사부 2006카합5 단체교섭응낙가처분
♣ 채권자 : ○○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김○○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덕, 강동우, 장석대, 강상현(금속산업연맹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조수진
♣ 채무자 :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민
[주 문]
채무자는 채권자와 별지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하라.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신청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채권자가, 나머지는 채무자가 각 부담한다.
[신청취지]
주문 제 1항 및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하고, 채무자가 주문 제1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채권자에 대하여 위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지연 1일에 금 10,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기초사실
제출된 소명자료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 조합은 2001.2.8 설립되어 같은 달 14일 설립신고를 하고 같은 달 17일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조합으로서 전국의 ○○산업과 ○○관련산업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채무자 회사는 상시근로자 185명을 고용하여 화장품 냉장고 및 자동차부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이다.
채권자 조합은 채무자 회사 소속 근로자인 박○○ 등 11명이 채권자 조합에 가입하자 2005.10.12 채권자 조합 경기지부 ○○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고 한다)를 설치한 후(2006.3월경 현재 86명의 근로자가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같은 달 25일경 수원지방노동사무소와 채무자 회사에 ○○노조가입 사실 및 지회설치 사실을 통보하고, 그때부터 2006.1.2경까지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3회에 걸쳐 노사임원 간담회를 요청하고, 8회에 걸쳐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채무자 회사에는 이미 2000년에 적법하게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인 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신청외 노조’라고 한다)이 조직되어 있으므로 채권자 조합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에서 금지하고 있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여 채권자 조합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거나 산적해 있는 현안 문제를 해결한 후 일정을 알려주겠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계속 거부하였다.
신청외 노조는 2000년경 설립신고 되었으며 2003.12월경 총회를 1회 개최한 사실이 있으나 조합비를 징수하지는 않았으며, 2006.1.11경 단체협약 상견례 및 제1차 교섭회의를 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조합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권자 조합의 규약을 살펴보면, 제7장 제58조에는 ‘① 단체교섭권은 조합에 있으며 조합 내 모든 단체교섭의 대표자는 위원장이 된다, ② 위원장은 산하 조직의 교섭단위에 교섭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섭권을 위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지회 규칙 제32조에는 ‘지회의 단체협약은 규약과 본조 및 지부의 방침에 따르되 위원장의 위임에 의하여 체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보전권리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채권자 조합은, 신청외 노조는 채무자 회사의 근로자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2000년경 설립신고된 것으로 그 조합원 중에는 직급상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여 노동조합 가입 자격이 없는 자도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5년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유령노조이고,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신청외 노조가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임에 반하여 채권자 조합은 초기업적인 산업별 노동조합이어서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채무자 회사는 채권자 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 회사는, 채권자 조합은 전국의 ○○산업과 ○○관련산업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긴 하나 이 사건 지회는 신청외 노조와 조직대상을 같이 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규약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의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한다고 할 것이어서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복수노조에 해당하므로 채무자 회사는 채권자 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고, 가사 채권자 조합이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채권자 조합이 다중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를 함으로써 위압감과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으므로 채무자 회사가 채권자 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다툰다.
판 단
먼저, 신청외 노조가 아무런 실체가 없는 유령노조라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채권자가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다음으로, 채권자 조합이 신청외 노조와의 관계에서 복수노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의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다면,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서 규정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2.7.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채권자 조합의 규약 및 이 사건 지회 규칙을 살펴보면, 단체교섭의 대표권 및 단체협약의 체결권은 채권자 조합의 위원장에게 있고, 이 사건 지회에서는 채권자 조합의 위원장의 위임에 의하여 채권자 조합을 대리하여 단체교섭을 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을 뿐이므로, 설령 이 사건 지회가 그 집행기관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는 독립한 단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권자 조합은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채무자 회사는 노조법 제30조 제2항에 따라 사용자로서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 채권자 조합과의 이 사건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될 성실교섭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채무자 회사가 채권자 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은 데에 그 주장과 같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살피건대, 채무자 회사가 제출한 소명자료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채권자 조합은 채무자 회사의 거부로 단체교섭이 진행되지 않음으로 인해 초기 형성단계인 이 사건 지회가 단결상태를 잃어갈 심각한 위험상태에 있어 이 사건 보전처분의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채무자 회사는 신청외 노조와 2005.11.16경 제1차 노사회의를 개최한 이후 여러 차례의 교섭을 통해 2006.3.3 근로자들의 요구를 대폭 반영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단체협약상의 조건을 이 사건 지회에 가입한 근로자에게까지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지회에 가입한 근로자들이 장기간 경제적 불이익 상태에 놓일 염려도 없고, 채권자 조합이 전국적인 산업별 노동조합이어서 노동조합의 힘이 약화될 염려도 전혀 없으므로 이 사건 보전처분의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판 단
살피건대, 병존 조합 중 일방 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사용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설령 노조법 35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조합의 조합원들이 다른 조합이 사용자와 맺은 단체협약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이 속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에 따른 혜택을 볼 기회를 상실케 하므로 경제적 불이익이 없다 할 수 없고, 전국적인 규모의 노동조합이라 하더라도 개개의 사업장에서 이를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절당한다면 결국 그 존재의의를 상실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가 병존 조합 중 일방 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방 조합 또는 그 조합원의 현저한 손해의 발생이 추인된다고 할 것이므로,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채권자 조합이 채무자 회사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당하고 있는 이상, 채권자 조합 및 이에 속한 채무자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신청의 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처분을 임시로 정함에 있어서, 이 사건 피보전권리의 종류·성질, 강제집행과의 관련성, 가처분의 잠정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채권자 조합의 존재의의 및 권리확보 못지 않게 채무자 회사가 입게 될지도 모르는 불측의 손해 또한 감안해야 할 사정이 엿보이므로, 채권자조합의 교섭응낙 불이행으로 인한 간접강제 신청 부분은 그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그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어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신청 부분은 보전의 필요성이 없으므로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성지용(재판장), 이광우. 정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