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09. 1. 20. 선고 2008가합5472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피고는 원고 A, B, C, D, E, F, G, I, J, K, M,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 AO, AP, AQ, AS에게 각 2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1. 18.부터 2009. 1. 2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제1항 기재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H, L, N, AN, AR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제1항 기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를 10분하여 그 9는 제1항 기재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원고 H, L, N, AN, AR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주문 제1항 기재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책임의 발생

(1)

인정사실

갑 제1, 4호증, 갑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AU의 증언, 원고 G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07. 4.경 AV 주식회사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장으로 선출되어 2008. 1. 18. 위 회사의 대표이사와 사이에 2008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하고, 통틀어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조합의 규약 제27조는 '총회 또는 대의원 대회는 다음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5.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 제30조는 '운영위원회는 다음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11. 단체협약 체결 및 노동쟁의에 관한 사항', 제34조는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2. 단체협약 안 작성 및 교섭방안 수립에 관한 사항', 제38조는 '임원의 임무는 다음과 같다. 1. 조합장 3) 단체교섭권과 단체협약 체결권을 갖는다. 다만 임금·단체협약 체결은 조합원의 찬반투표(가결) 후 하여야 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은 2007. 10. 11.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이 사건 노동조합의 운영위원회에서는 2007. 11. 26. "상집회의(상무집행위원회를 의미한다)를 통해 전액 관리제에 준한 단체 교섭안을 작성케 하고, 운영위원회를 통해 수정 보완하여 확정 의결 후 회사에 조합 단체 교섭안을 제시한다"라고 심의·의결한 사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기 전에 상무집행위원회를 열어 단체교섭안을 작성하도록 한 적이 없고, 교섭위원인 원고 G, P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단독으로 회사 측과 이를 체결한 사실,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징계절차와 징계사유, 사고처리비용부담, 정년에 관한 사항 등은 아래 제1의 나.(1)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조합원들에게 불리하게 개정되었음에도 이와 관련하여 위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조합 총회나 운영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판단

무릇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단체협약의 체결 기타의 사항에 관하여 교섭할 권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교섭한 결과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의 개개 조합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직접 결정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실질적인 귀속주체는 근로자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단체협약은 조합원의 관여 하에 형성된 조합의 의사에 터 잡아서 체결되어야 하는 것이 단체교섭의 기본적 요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근로자들은 그들의 근로조건을 유지 향상시키고 노동조합 대표자 등의 어용화나 배임행위를 견제하며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노동조합의 대표자 등의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체결을 감시 감독하고 통제하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노동조합측이 일방적으로 제한하고 또 그것이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볼 것이나,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 절차나 권한을 법의 위와 같은 규정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제한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위 조합 규약들을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 총회 또는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아니하고 단체교섭 이전에 사용자 측과의 교섭에 필요한 단체협약안을 작성하는데 거쳐야 할 절차로 해석한다면 그러한 제한규정은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기 전에 상무집행위원회를 열어 단체협약안을 작성하고 이를 심의·의결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임금협정과는 달리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은 조합 총회는 물론이고 운영위원회에서도 논의된 적이 없어 이와 관련한 조합원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사용자 측의 교섭안만을 기초로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였으므로,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1)

이 사건 단체협약 개정 부분에 관하여

(가)

갑 제1, 2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998. 7. 20. 체결된 단체협약에는 조합원 징계에 징계위원(노사 각 2명) 중 징계위원회에 참석한 위원의 과반수의 찬성을 필요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상벌위원회의 표결결과가 가부동수일 경우에는 위원장이 결정하고, 위원장은 회사 측 상벌위원 대표가 맡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조합원의 지위가 보다 불리하게 개정된 사실, 1998년 단체협약 제14조에는 노동조합이 그 활동에 필요한 게시판 등 회사시설물 사용과 인쇄물 배포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14조는 노사 합의된 장소로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사실, 1998년 단체협약 제47조는 '조합원의 정년은 60세로 하며 노사합의로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조합원들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었으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는 '조합원의 정년은 60세(만 59세)로 한다. 단, 당사자와의 합의에 의해 촉탁근로자로 재 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조합원의 정년이 사실상 1년 단축된 사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52조에는 1998년 단체협약 제35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중대한 귀책사유(10개 항목 위반)로 인한 사고 및 단독사고 발생 시 수리비 전액 부담한다.'는 조항이 추가되었고, 조합원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하여 회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과거 회사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던 것을 조합원이 모두 부담하도록 개정(제52조 제2항)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으로 인하여 위 원고들의 근무조건이 종전보다 악화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그렇다면, 피고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조합 규약이 정한 내부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교섭과정에서 논의된 적도 없는 위 원고들의 근무조건에 관하여 종전보다 불리하게 개정된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위 원고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이를 위자하여 줄 의무가 있고, 그 수액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 경위, 위 원고들의 근무조건이 불리하게 개정된 정도,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1998년 체결된 단체협약이 약 10년 동안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었던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2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위자료 각 2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8. 1. 1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09. 1. 20.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임금협정 개정 부분에 관하여

(가)

위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협정이 조합원들에게 불리하게 개정되어 위 원고들이 회사에 납부하여야 할 사납금이 인상되고 가스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그 배상을 구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나)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1998년 단체협약에 의하여 원고들이 납부하던 사납금은 1일 2교대시 평균 49,204원(오전 48,408원, 오후 50,000원)이었으나 이 사건 임금협정으로 인하여 옵티마, 이에프소나타 차량은 평균 사납금이 58,500원(오전 55,000원, 오후 62,000원)으로, 로체 또는 엔에프소나타 등 2,000cc급 자동변속기 차량의 경우에는 61,500원(오전 58,000원, 오후 65,000원)으로 각 인상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3호증, 을 제1 내지 3,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AU, AW의 각 증언, 원고 G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회사에 납부하던 사납금이 인상되면서 월 만근(26일)시 임금 또한 27,507원이 인상된 사실, 1998년 이후 2001. 12. 29. 19%, 2005. 12. 30. 17.97%의 두 차례 택시요금인상이 있었음에도 사납금은 약 10년 동안 전혀 증액되지 않아, 그로 인하여 위 회사는 연료비와 차량 가격 상승 등 물가인상분을 충당할 재원이 부족하여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왔고 2006. 4. 25.경에는 파산신청을 하기도 한 사실, 또한 위 회사는 택시 운행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자 그 소유 택시가 차령(최대 6년)이 만료되어도 이를 교체하지 않아 2008. 1. 초순경 위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44대 차량 중 11대가 폐차되고, 2008. 5.경까지 추가로 9대가 폐차될 예정이었던 사실, 이렇듯 운행되는 택시 수가 감소됨에 따라 운송 수입이 감소되어 위 회사의 경영난은 더욱 악화된 사실, 이 사건 임금협정으로 위 회사의 1일 평균 사납금이 61,500원(로체 등 신형차향 기준)으로 인상되었으나, 이는 위 회사가 소재한 안양권역의 23개 택시회사의 1일 평균 사납금인 65,152원 보다 적은 사실, 이 사건 조합의 일부 조합원들도 사납금이 어느 정도 인상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 동의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회사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사납금 인상이 불가피하였음을 알 수 있고, 회사 운영이 난관에 봉착하였을 때에는 노사가 소모적인 분쟁을 지양하고 상호 협력하여 이를 극복하는 것이 사용자 측은 물론이고 근로자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조합원들이 부담하여야 할 사납금이 종전 보다 인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협정이 실질적으로 조합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원고 H, L, N, AN, AR의 주장에 대한 판단

위 원고들은, 피고가 조합원들과의 위임관계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을 전제로 위와 같은 주장을 하나, 위 원고들이 이 사건 단체협약 등 체결 당시 조합원이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주문 제1항 기재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며, 원고 H, L, N, AN, AR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규현(재판장) 김진만 이승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