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1. 8. 18. 선고 2010노533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인의 '종업원 등'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이 원심에서 위 채권추심원들을 피고인의 종업원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법원은 이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였으며, 피고인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구체적이고 각별한 노력을 하였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5조 단서상 '주의·감독의무 위반'의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나 검사가 이에 대한 입증을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의 형(벌금 3,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인의 '종업원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은,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양벌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양벌규정의 취지는 법인 등 업무주의 처벌을 통하여 벌칙 본조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있는 것이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법인의 사용인'에는 법인과 정식 고용계약이 체결되어 근무하는 자뿐만 아니라 그 법인의 업무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수행하면서 법인의 통제·감독 하에 있는 자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3도4966 판결 등 참조), 규정 자체에서도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보다 그 적용범위를 더 넓게 해석함이 상당하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인과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회수 실적을 회사 전산에 등재하였으며, 그 실적에 따라 피고인으로부터 수당을 받은 점, ②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인이 아닌 타 회사에 영리를 목적으로 고용 또는 용역제공을 할 경우 피고인이 계약해지를 할 수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이 채권추심원들에게 개인정보의 불법이용 예방교육, 채권추심업무모범규준 교육 등을 실시한 점, ④ 피고인이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과 체결한 위임업무 수행계약서의 내용을 보면, 채권추심원은 계약 체결 즉시 신원보증보험에 가입하거나 신원보증인을 세워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채권추심원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명칭이 위임계약이라 하더라도 그 실질에 있어서는 고용계약에 가까운 수준의 종속관계가 존재한 것으로 보이는바,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인의 사용인 또는 그 밖의 종업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변호인은,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을 피고인의 종업원으로 볼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법원이 판단하지 아니한 것은 판단유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심은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그 주장이 이유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판단하였고, 위 주장은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2항의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사실의 주장이라고 볼 수 없어 원심으로서는 이를 별도로 명시하여 판단할 필요도 없으므로, 변호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이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주의·감독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서 구체적이고 각별한 노력을 하였으므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5조 단서에 따라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에서는, "신용정보회사 등은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인 접근, 입력된 정보의 변경·훼손 및 파괴, 그 밖의 위험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술적·물리적·관리적 보안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금융위원회에서 고시한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제6조 제2항 [별표2]에 따르면, 신용평가업무 허가를 받기 위한 전산설비 및 자료관리체제 중 보안체제로서 "정보이용자 확인체계(사용자인증)를 갖출 것, 외부침입방지, 출입자관리 통제 및 데이터 반·출입 통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에서 채권추심시 금지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인 예시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채권금융회사와 채권추심업자로 하여금 내부통제기준에 반영하여 시행하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채권추심업무 모범규준』에서는, 개인신용정보 보호를 위하여 "채권금융회사 및 채권추심업자는 신용정보업 종사자의 본인 담당 채권에 대해서만 관련 정보를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 비록 본인 담당 채권이라 하더라도 관련 정보를 PC download, 화면 Capture, 출력 등의 방법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회사 사무실에서는 일반 추심원들의 컴퓨터로는 엑셀 작업 등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 팀장 컴퓨터를 사용하여 우편물을 발송하는데, 채권 추심원 C이 위 팀장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같은 팀 추심원들의 채무자 정보 전부를 보게 되었고, 이를 USB메모리에 복사하여 가져간 점, ② 채권추심원 D가 채무자 정보를 엑셀파일로 만든 다음 이를 업로드하여 자신의 메일로 발송한 후 외부에서 이를 다시 다운로드하였고, 같은 팀 추심원인 E, F과 함께 피씨방에 개인정보를 조회하러 간 점, ③ 채권추심원 G이 피고인 회사 사무실에서 채무자 개인정보를 출력한 후 이를 가지고 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산망에서 조회한 점, ④ 피고인 회사에서 채권추심업무모범규준 등 교육을 실시할 때 채권추심원들에게 공문을 열람하게 한 후 채권추심원들로부터 확인서명을 받는 형식적 방법으로 교육이 이루어진 점, ⑤ 채권추심원 E는 추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이 사건과 같은 개인정보 조회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고, 채권추심원 H는 추심업무를 하는 직원 대부분이 이 사건과 같은 조회방법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에 비추어 볼 때, 많은 채권추심원들이 이 사건과 같은 개인정보 조회 방법을 공공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는 달리 채권추심원들이 회사 컴퓨터에서 채무자의 개인정보를 별다른 장애 없이 외부로 손쉽게 반출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 회사 정도의 규모를 가진 거대한 채권추심업체의 경우 단순히 채권추심원들에게 적법한 추심 활동을 기대하는 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채권추심원들의 컴퓨터에서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할 수 없게 하거나 USB메모리를 사용할 수 없게 하거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출력해서 나갈 수 없게 하는 등 기계적인 장치를 하여 회사 내부의 개인 정보가 외부로 반출되지 않도록 할 필요성이 있고, 위와 같은 장치를 일부 설치하였다면 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였어야 하며, 별도의 월급 없이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면서 추심을 독려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처음에 준 채무자 정보로는 대부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채권추심원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추심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채무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계속하여 업데이트를 해 주는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기록 및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회사가 위와 같은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회사 컴퓨터에서 공유폴더의 사용을 금지하고, 공공기관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였으며, 컴퓨터 부팅시 암호를 사용하게 하는 등 나름대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한 점,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행정안전부 또는 금융감독원 등의 외부감사를 받았고, 감사 결과 추심업무 수행시 법규 미준수, 부당한 방법에 의한 채권추심이 문제되었을 뿐 개인정보 관리와 관련해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점, 이 사건 전까지는 이 사건과 같은 정보통신망침해행위가 문제된 적이 없어서 피고인이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를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채권추심원들에게 불법 추심을 하지 않도록 교육한 점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