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73,192,665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6. 16.부터 2013. 6.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전자제품, 통신시스템 및 반도체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이고, 피고 A은 2006. 3. 1.부터 2012. 6. 15.까지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며, 피고 B는 피고 A의 모친이고, 피고 C는 피고 A의 장모이다.
피고 A은 2006. 3. 1. 원고에 입사하여 원고의 메모리 사업부에서 메모리 DRAM 제품의 D 공정개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9. 3.경 E 사업부로 소속을 옮겨 E 28nm 공정개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던 중 2009. 6. 11.경 원고와 사이에 연수기간은 2009. 6. 15.부터 2011. 6. 15.까지 2년간, 연수장소는 벨기에 소재 F 연구소로 하는 해외연수 약정(이하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해외연수 약정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무근무기간
피고 A은 연수종료 후 다음과 같이 근무하여야 연수비용 변제의무를 면제받는다.
연수경비 변제
원고는 피고 A에게 연수에 소요되는 다음의 경비를 대여하며, 대여금에 대한 이자는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당좌대월 이자율에 의한다.
연수기간 중의 체재비(일당, 숙박비) 및 교통비(회사와의 계약에 의해 연수기관에서 부담한 경우에도 연수비에 포함됨)
연수기관의 입학금, 등록금, 수업료, 교재대, 실습비 등의 연수비용
왕복항공료 및 해외수속시의 제경비
가족동반 연수자에 지급된 생활보조비 및 교육비
해당 연수의 실시를 목적으로 회사가 연수기관에 지급한 각종 기부금
기타 연수와 관련하여 지급된 제경비
연수경비의 반환
피고 A이 위 의무근무기간 만료 전에 퇴직하는 경우에는 원고가 피고 A에게 대여한 연수경비의 원금 전액 및 이자를 즉시 반환하여야 하며, 원금에 대하여 일할 계산(근무기간에 비례하는 대여 원금의 일부 채무면제)을 하지 아니한다. 이자는 원금 대여시점부터 연수종료시까지를 대여기간으로 하여 계산한다.
피고 B, C는 2009. 6. 11.경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에 따른 피고 A의 연수경비 반환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피고 A은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에 따라 2009. 6. 15.경부터 2011. 6. 15.경까지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F 연구소에서 세계 각국의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G 기술에 관한 연구개발 작업을 수행하였고, 원고는 위 해외연수 기간 동안 피고 A에게 체재비, 교통비,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총 146,385,331원의 연수경비(이하 '이 사건 연수경비'라고 한다)를 지급하였다.
피고 A은 2011. 6. 15. 귀국하여 원고의 G 공정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2. 6. 15. 개인사정으로 원고를 퇴사하였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A은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상 의무근무기간인 2년이 경과하기 전에 원고를 퇴사하였으므로,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약정에 따라 연대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연수경비 146,385,33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무효 주장에 대하여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먼저,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은 그 주된 실질이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원고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하고, 이 사건 연수경비는 실질적으로 피고 A이 해외연수기간 동안 원고 측에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하므로, 위 연수경비의 반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 기업체에서 비용을 부담 지출하여 직원에 대하여 위탁교육훈련을 시키면서 일정 임금을 지급하고 이를 이수한 직원이 교육수료일자부터 일정한 의무재직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때에는 기업체가 지급한 임금이나 해당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되 의무재직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이를 면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근로자로 하여금 상환하도록 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지만, 임금반환을 약정한 부분은 기업체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직원의 해외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이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기업체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경우, 이러한 해외근무기간 동안 임금 이외에 지급 또는 지출한 금품은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필요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여 재직기간 의무근무 위반을 이유로 이를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 또한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A이 2006. 3. 1. 원고에 입사하여 원고의 메모리 사업부에서 메모리 DRAM 제품의 D 공정개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9. 3.경 E 사업부로 소속을 옮겨 E 28nm 공정개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던 중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을 체결한 사실, 피고 A은 위 해외연수 기간 중 G 기술에 관한 연구개발 작업을 수행하였고, 해외연수를 마친 후 귀국하여 2012. 6. 15. 원고를 퇴사할 때까지 약 1년간 원고의 G 공정개발 업무를 담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갑 제1 내지 3, 7 내지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피고 A이 해외연수를 받은 F 연구소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공정 중 하나인 G의 제조기술 및 설비를 보유한 연구기관으로서 원고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반도체 제조회사들과 사이의 기술협약을 통하여 위 회사들에게 해당 연구성과를 일정 부분 공개하고 그 대가로 위 회사들로부터 기부금 등의 명목으로 소정의 대가를 지급받아 온 점, ② 원고는 2009년경 당시 국내에 알려져 있지 않던 G의 제조기술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소속 직원인 피고 A을 F 연구소에 파견하여 그로 하여금 G의 제조기술 및 관련 노하우를 익히도록 한 점, ③ 피고 A은 이 사건 해외연수 이전에 메모리 DRAM 제품의 D 공정개발 및 E 28nm 공정개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이므로, 위 피고가 F 연구소에서 G 제조기술의 연구개발에 직접 기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는 점, ④ 피고 A이 F 연구소에서 연구업무에 종사하면서 G의 제조기술의 연구개발에 기여하였다면, 원고 측이 F 연구소로부터 기여 부분에 상응하는 연구개발비를 지급받았어야 할 것인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반면, 오히려 원고가 F 연구소에 수수료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을 뿐인 점, ⑤ 실제로 피고 A은 위 해외연수 기간 중 F 연구소 측의 지도에 따라 주로 측정, 확인, 분석 등의 보조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위 연구소의 공정기술 및 관련 노하우를 습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의 직원이 교육기관이 아닌 연구기관에서 일방적인 교육의 방법이 아닌 공동연구의 방법에 의하여 당해 연구기관으로부터 연구 성과를 이수받는 경우에도 이를 두고 위탁교육훈련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 ⑦ 원고는 피고 A에게 해외연수의 기간 및 내용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피고 A으로부터 해외연수에 관한 동의 및 승낙을 받은 다음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을 체결하였고, 이 과정에서 원고 측의 부당한 회유나 강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해외연수의 주된 실질은 원고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이라기보다는 선진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위탁교육훈련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연수경비의 반환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 소정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감액 주장에 대하여
다음으로 피고들은, 피고 A의 의무근무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피고 A이 오랜기간 성실히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반환대상 연수경비가 신의칙상 감액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의 성격 및 관련 법리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은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것이고,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태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그리고 위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여부 내지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법원이 구체적으로 그 판단을 하는 때, 즉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사이에 발생한 위와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8. 19. 선고 2010다38977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해외연수 약정상 의무근무기간이 2년인 사실, 피고 A이 2006. 3. 1.부터 2012. 6. 15.까지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갑 제1 내지 3, 7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피고 A이 위 해외연수 이후 전체 의무근무기간의 1/2인 1년 동안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한 점, ② 피고 A은 약 6년 이상 원고의 직원으로 성실히 근무하면서 별다른 과오 없이 원고의 반도체 연구개발 업무에 매진하여 온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연수경비 전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이 반환하여야 할 연수경비를 전체 연수경비의 절반인 73,192,665원(= 146,385,331원 × 1/2, 원 미만 버림)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73,192,665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A의 퇴직일 다음 날인 2012. 6. 16.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3. 6. 13.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훈(재판장) 이광헌 이정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