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6. 12. 선고 2012고정316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용인시 기흥구 C에 있는 주식회시 D의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가구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인데,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때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9. 1.경부터 2011. 11.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임금 800만 원을 당사자간의 지급기일에 관한 연장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변소의 요지

E은 피고인의 이 사건 가구백화점 인수 당시 사업장 대표였을 뿐, 피고인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3.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E이 피고인의 이 사건 가구백화점에 관한 근로자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E과 2006년 무렵부터 상당히 친밀한 관계로 지내오다가(E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연인관계로 지냈다고 진술하였다), E이 2008. 6. 25. 피고인으로부터 1억 5천만 원을 차용하고, 위 금원을 2009. 6. 25. 변제하기로 하는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2008. 12. 5. E으로부터 교부받는 등 E과 상당한 규모의 금전거래를 하여 왔던 점, ② 피고인이 E으로부터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2011년 9월 무렵 당시 E이 경영하던 이 사건 가구백화점을 인수한 점, ③ 피고인은 E이 근로자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는 2011년 9월부터 11월까지 E의 차량 수리비, 전화비를 지급하고, E에게 생활비를 대여하고, E의 카드대금을 지급하여 주는 등, E이 피고인의 통상적인 근로자라면 하기 어려운 금전거래를 하였던 점(수사기록 35쪽), ④ F은 피고인이 위와 같이 이 사건 가구백화점을 인수한 후부터 근무한 근로자인데, 이 법정에서 '업무지시를 한 사람은 E이었고, 피고인과 E 모두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그 무렵 피고인과 E이 동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고, E은 초반에는 가구백화점에 나와 있었지만, 나중에 가서는 나왔다 안 나왔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⑤ E의 지인인 G도 '피고인과 A은 업무인수인계 과정에 있었고, E은 근로자로서 정상적인 출근을 하지 않았다. E은 채권자들의 가구백화점 방문으로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2011. 10. 중순경에는 E이 고객과의 계약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돈을 가져간 사실을 들켜서, 피고인으로부터 사업장에 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⑥ 피고인 스스로도 경찰에서 '2011년 4월경 피고인에게 사업을 동업하자고 제의하였고, 피고인이 2011년 7월경 같이 하자고 하여 동업하여 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 ⑦ 피고인은 E을 급여대장에 근로자로 기재하지 않았고, E이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과 피고인 및 E 사이의 금전거래 및 인적관계, 피고인의 가구백화점 인수경위, 인수 이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E은 피고인과의 확정적인 의사합치를 전제로 한 근로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가구백화점에서 일정 기간 일하였던 것이 아니라, 그 지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과의 금전거래관계 내지 친분관계, 이 사건 가구백화점의 양도인 등의 지위 내지 그밖의 사유로 이 사건 가구백화점에 일정기간 불규칙적으로 나와 일을 도와주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는바,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E이 피고인의 근로자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아울러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조현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