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2. 5. 3. 선고 2012노1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①

F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 G 주식회사, 이하 'F'이라 한다)는 당시 관리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들의 관리업무수행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하고, ② 피고인들은 수십 명을 관리사무소 주변에 배치한 채 관리사무소에 들어와 인수인계를 한다며 허락 없이 열쇠박스를 열어보고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서류를 열람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는바,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행위태양인 '위력'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퇴거불응의 점에 관하여

이 사건 기록에 드러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C가 나머지 피고인들 및 H과 공모하여 관리사무소에 방문해 인수인계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퇴거요구를 받았음에도 이에 불응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후 점심식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퇴거하였다는 사정이 퇴거불응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수원시 팔달구 I오피스텔(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 102동관리단의 대표이고, 피고인 B은 건물관리 및 경비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며, 피고인 C는 J의 전무이사이고, H은 이 사건 오피스텔 101동 관리단의 대표이다.

피고인 A과 H은 2010. 2. 16.경 피고인 B과 사이에 이 사건 오피스텔의 관리업무를 J에 위탁하는 내용의 '위탁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종전 관리업체인 F이 J에 대한 인수인계를 거절하자, 피고인들과 H은 현장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인 C의 지휘 하에 J의 직원들을 동원하여 관리사무소를 점거하는 방법으로 관리업무를 인수받을 것을 모의하였다.

피고인 C는 J의 직원 10여명과 함께 2010. 2. 17. 11:00경 이 사건 오피스텔101동 관리사무소에 집단으로 찾아가 그곳 관리소장인 피해자 K, 관리반장인 피해자 L 등에게 '11시부로 관리업무를 해야 하니 모든 업무를 인수인계해 주고 나가달라'고 요구하면서 피해자들의 허락도 없이 열쇠박스를 열어보고, 방재실에 들어가 기계를 살펴보고,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서류를 열람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피해자들이 수차례에 걸쳐 "차후에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인수인계를 하면 되니 일단 사무실에서 나가달라"며 사무실에서 퇴거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과 H은 성명불상자들과 공모하여 위력으로 피해자들의 사무실 근무업무를 방해하고, 피해자들의 퇴거요청에 불응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① 피해자 K, L(이하 '피해자 K 등'이라 한다)이 속한 F은 2007. 9. 20.경 이 사건 오피스텔의 시행사이자 당시 그 소유자로등기된 주식회사 M와 사이에 기간을 2008. 2. 1.부터 2009. 1. 31.까지(다만 기간 만료 이후에는 오피스텔 소유자로 구성된 관리단과 계약을 체결하여 관리함이 원칙)로 정한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 위 · 수탁계약을 체결하고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사실, ② 그런데 이 사건 오피스텔의 소유권이 2008. 5. 16. N 주식회사로 이전되었고 이 사건 오피스텔 입주민들은 F의 높은 관리비 책정 및 회계문제 등을 이유로 2010. 2.2.경 F에 회계자료 등을 요구하는 한편 2010. 2. 6.경 이 사건 오피스텔 102, 101동관리단(이하 '이 사건 관리단'이라 한다)의 대표로 피고인 A과 H을 선출하고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관리업무 수탁업체를 선정토록 한 사실, ③ 피고인 A과 H은 위와 같은 사유로 2010. 2. 8.경 F에게 관리업무 인수인계를 요청하였으나 F은 이 사건 관리단의 적법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관리업무 인수인계에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사실, ④ 이에 피고인 A과 H은 다시 2010. 2. 11.경 F에,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 새롭게 선정된 관리수탁업체에 관리업무 인수인계절차를 이행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고,2010. 2. 16. 주식회사 J과 사이에 기간을 2년으로 정한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관리업무를 위탁한 사실, ⑤ 한편 F은 2010. 2. 16. 임대회사에 컴퓨터 3대 중 2대를 반환하고 전기·소방 등 대행계약을 해지한 사실, ⑥ 피고인 A, C와 H은 J의 직원인 O, P, Q, R 등과 함께 관리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당시 이 사건 오피스텔 101동 관리사무소로 찾아갔고 피고인 A과 H은 피해자 K(증인 S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2010. 2. 14. 당시 사실상 사임) 등에게 J에 관리업무를 인수인계 해주라고 한 후 그 자리를 떠난 사실, ⑦ 피고인 C와 J 직원들은 피해자 K 등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한 후 방재실에 들어가 기계를 살펴보고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열람하다가 별도의 철수지시를 받지 못하였으니 인수인계절차를 밟으라는 피해자 K 등과 사이에 서로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그들로부터 퇴거요청을 받았으며 그 와중에 누군가 점심먹자고 하는 말에 잠시 관리사무소를 떠났다가 같은 날 13:50경 다시 관리 사무소에 온 사실, ⑧ 그런데 관리사무소 출입문이 잠겨있자 J 측은 112신고를 하였고 그 직후 관리사무소 출입문이 열리자 피고인 C 등은 K 등이 요구하는 확인서(2010.2. 17. 14:10 이 사건 관리업무에 대하여 F으로부터 인계받고 이후 발생되는 책임은 이 사건 관리단에게 있다. 다만 회계 관련 모든 정산은 추후에 한다)를 써주고 피해자K 등을 내보낸 후 관리업무를 인수인계 받은 사실, ⑨ 피해자 K 등과 T는 J 측이 피해자 K 등의 퇴거요구에도 불구하고 퇴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으나, 피고인 C는 피해자 K와의 검찰대질조사 당시 위 피해자 등으로부터 "회계관계는 본사에서 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위에서 어떠한 업무지시도 받은 것이 없기 때문에 인수인계를 해줄 수가 없다. 일단 나가달라"는 말을 들었고 피해자 K 등에게 "그러지마시고 관리업무를 하기로 되어 있으니 협조 좀 해 주세요"라고 좋게 얘기하였으며, 그 와중에 누군가가 점심을 먹고 다시 얘기하자고 하여 관리사무소 밖에 나왔고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돌아오니 출입문이 잠겨 있었고 피해자 K가 문을 열어주어 관리사무소에 들어갔다고 진술한 사실, ⑩ 피해자 K는 검찰대질조사 당시 J 여직원이 컴퓨터를 만지길래 왜 함부로 컴퓨터를 만지냐고 하였더니 더 이상 만지지 않았고, 당시 J측과 사이에 관리업무 인수인계 절차문제로 서로 간에 실랑이를 하였을 뿐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⑪ 피해자 L도 검찰조사당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심법정에서는 J 측에서 임의로 열쇠박스를 열고 방재실 문을 열었는지 모른다고 진술한 사실, ⑫ J 직원인 O 등도 당시 J 측이 이 사건 관리사무소로 들어가 서류 확인 등을 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각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우선 피고인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피해자 K 등은 당시 F으로부터 별도의 철수지시가 없는 관계로 위 관리사무소 또는 근처에서 대기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는지 불분명하고, 피고인들도 당시 J 직원들과 함께 당시 업무확인 차 기계실을 살펴보고 장부 등을 열람하였을 뿐 피해자 K 등에게 자유의사를 제압케 할 만한 어떤 위력을 행사하였다거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또한 피고인들에 대한 각 퇴거불응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들 중 피고인 C만이 피해자 K 등으로부터 실질적으로 퇴거요구를 받았다고 보이는데(피고인 A, B과 H이 피고인 C와 사이에 퇴거불응을 미리 모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 C는 피해자 K등의 퇴거요구 당시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수탁업체 전무이사로서 관리업무를 인수인계 받으려는 상황이었고 당시 인수인계 절차에 대한 의견 차이를 조정 중이었으며 또한 직후 점심식사를 위해 관리사무소 밖으로 일시적으로 퇴거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당시 퇴거불응을 하였다거나 퇴거불응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1)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업무방해죄에 있어서의 '업무'란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의 일체를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도234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은 2007. 9. 20.경 이 사건 오피스텔의 사업시행자인 주식회사 M와 사이에, 관리계약기간은 2008. 2. 1.부터 2009. 1. 31.까지로, 계약의 갱신은 계약기간 만료 후 위 오피스텔의 소유자로 구성된 관리단과 계약을 체결하여 관리하되, 재계약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계약 시까지 당해 계약과 동일하게 진행된다는 내용의 건물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위 관리계약기간을 도과한 이 사건 발생 무렵까지 위 건물관리계약에 따라 이 사건 오피스텔의 관리업무를 해오고 있었던 점, ② 그런데 이 사건 오피스텔의 입주민들이 F의 높은 관리비 책정 등에 불만을 품고 새로운 관리업무 수탁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2010. 2. 6.경 관리단 총회를 열고 이 사건 관리단의 대표로 피고인 A과 H을 선출하였고, 이에 피고인 A과 H이 2010. 2. 8. F에, 2010. 2. 10.까지 이 사건 관리단에 새로운 관리업체 선정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관리업무를 인계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면을 발송한 점, ③ 이에 F은 2010. 2. 10. 피고인 A과 H에게, 이 사건 관리단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해진 요건을 갖추어 선정된 관리단인지에 대한 소명이 없어 차후 민·형사상 책임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고, 이 사건 오피스텔의 미납 관리비 정산 및 선수예치금 반환 등의 절차를 거쳐야 인수인계가 가능하며, 업무인계를 요청하는 내용의 위 서면을 2010. 2. 9.에 수신하였는바 2010. 2. 10.까지 관련 서류를 모두 제출하고 업무를 인계하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무리일 뿐 아니라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고, 일부 소유자들이 이 사건 관리단과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해 왔으므로 이 사건 관리단의 요구에 응할 수 없으며, 이에 2010. 2. 12.까지 이 사건 관리단의 적법성과 관련한 제반 근거를 밝혀 줄 것을 요청하면서, 차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인수인계를 요청할 경우에는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서면을 발송한 점, ④ 그러나 피고인 A과 H은 F에, 2010. 2. 11.에는, 2010. 2. 16. 새로운 관리업체를 선정하여 공고할 예정이므로 2010. 2. 17. 11:00까지 모든 관리업무의 인수인계 절차를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2010. 2. 12.에는, 2010.2. 10.자로 소명을 요구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정한 날짜까지 답변을 줄 수 없고, 이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면 이 사건 관리단 임원에게 연락하여 확인하라는 내용의 서면을 각 발송한 점, ⑤ 위와 같이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의 인수인계와 관련하여 F과 피고인 A 및 H 사이에 이 사건 관리단의 적법성 및 미납 관리비 정산 등의 절차와 관련한 제반 문제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 A과 H은 피고인 B이 운영하는 J과 건물관리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인 B이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를 인수인계 받아오라고 지시하면서 보낸 피고인 C 등 J의 직원 16명과 다른 관리단 임원 5명과 함께 2010. 2. 17. 10:40경 위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15명 정도는 출입문 밖에서 대기하고, 나머지 8명은 위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피해자들에게 인수인계를 요청하였던 점, ⑥ 그러나 피해자들은 피고인 C 등에게, 이 사건 관리단의 적법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등의 제시가 없기 때문에 이에 응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사정들이 분명해지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인수인계를 해주겠다며 위 인수인계 요청을 거절하자, 그 과정에서 서로 언쟁이 발생하게 되었던 점, ⑦ 피해자 K는 검찰에서, 당시 관리소장인 자신과 시설계장인 피해자 L, 미화반장인 U 등이 위 관리사무소에 있었고, 보안요원, 시설관리직원, 미화원 등은 자신의 업무를 하고 있었으며, 자신도 위 관리사무소에 앉아 업무총괄 및 인수인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679, 682면), 피고인 C 역시 검찰에서, F 직원들이 방재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기에 방재실에 들어가 보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수사기록 제678면), ⑧ 위와 같이 피해자들이 피고인들과 H에게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의 적법한 인수인계 절차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현재로서는 인수인계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고 위 관리사무소를 점유하면서 위 절차이행 시까지 그 관리업무를 계속하려 하고 있었던 이상, F이 2010. 2. 16. 임대회사에 컴퓨터 3대 중 2대를 반환하고, 전기·소방 등 대행계약을 해지하는 등 인수인계를 위한 사전준비를 하고 있었던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해자들이 F으로부터 별도의 철수지시가 없는 관계로 단순히 위 관리사무소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뿐이라고는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발생 당시 F의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한 관리업무는 인수인계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여전히 계속 중이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들이 이 사건 관리단으로부터 인수인계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위 관리단의 정당성 등에 대한 의문을 품고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위 관리사무실을 점유하고 계속 업무를 수행하려 한 것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반사회적 업무의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않으므로, 피해자들의 위와 같은 관리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2)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9186 판결).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 사건 오피스텔 인근 건물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T는 검찰에서, 2010. 2. 17. 11:00경 위 관리사무소에 도착하였는데 피고인들측 사람 10명 이상이 들어와서 관리소장과 경리직원의 책상 앞에 앉아있어 F 직원들은 앉을 자리가 없었고, 임의로 장부를 열람하거나 열쇠를 가져가 방재실과 기계실 문을 열어보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582면), 피해자 L도 일관하여, 피고인들측 사람들이 허락도 없이 컴퓨터를 검색해보고, 열쇠박스를 열어보고, 방재실에 가서 소방 및 주차차단기 등을 확인해보곤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수사기록 제703면, 공판기록 제77면), 피해자 K 역시 원심에서, 피고인들측 사람들이 컴퓨터나 서류를 들춰보아서 자신이 여러 번 제지하자 멈추었다고 진술하였던 점(공판기록 제88,96면), ② 당시 위와 같이 관리사무소에 들어간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J 직원들은 위 관리사무소 현관 앞에서 무전기에 대고 서로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왔다 갔다 하는 등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기 중이었던 점, ③ 위와 같은 피고인들측 사람들의 행위가 폭행이나 협박의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수인계 요청에 대해 계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등 분쟁이 예견되어 있던 상황에서 위와 같이 J 직원들 십여명을 대동하여 여전히 F에서 관리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위 관리사무실에 몰려와 인수인계 후 퇴거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위 관리사무실 의자에 앉고 사무실 컴퓨터나 장부를 허락 없이 만지거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방재실 등을 오가면서 위 관리사무실에서 계속 언쟁을 하고 있었다면,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F의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에 대한 방해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초래되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점, ④ 또한 피고인 A과 H은 당시 위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J 직원들을 가리키며 피해자들에게 "이 사람들이 오늘부터 인수인계를 받아 근무할 사람들이니 인수인계를 해 주어라"라고 말한 뒤 돌아갔고, 피고인 B은 J의 운영자로 실제 위 관리사무소에 간 적은 없다 하더라도, 피고인 A과 H은 이 사건 관리단의 대표로서 F과 사이에 인수인계와 관련한 갈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과 사이에 새로운 건물관리계약을 체결한 후 직접 위와 같이 인수인계를 지시하였고, 피고인 B 역시 위 계약 체결 후 피고인 A 및 H과 함께 가서 F으로부터 관리업무의 인수인계를 받아오라며 자신의 업체 직원들 16명을 보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 A, B 및 H으로서는 F과 사이에 인수인계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위와 같이 적지 않은 언쟁이나 관리사무소 점거 등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실제로 위와 같이 관리업무의 인수인계와 관련한 언쟁이 지속되자, 결국 피해자들은 본사에 연락하여 더 이상관리업무를 계속할 수 없다고 알린 뒤 피고인들측에게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의 인수인계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이 사건 관리단이 지기로 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인들측이 그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자 이를 가지고 2010. 2. 17. 14:10경 위 관리사무소에서 철수하기에 이르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관리단의 임원들과 J의 직원들이 함께 위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피해자들의 인수인계 거부에도 불구하고 위 관리사무소에서 피해자들이 관리 중인 물품을 허락 없이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피해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세력으로서 업무방해죄의 행위태양인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나아가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사전에 F과 충분히 협의가 되지 않아 F이 인수인계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위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인수인계를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지시 또는 실행한 이상, 위와 같은 위력의 행사 역시 충분히 예견하면서 이를 순차적으로 공모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자들의 이 사건 오피스텔 관리업무를 방해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퇴거불응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 K는 일관하여, 피고인들측 사람들에게 "아직은 우리가 관리를 하고 있고, F이나 관리단측으로부터 명확히 어떠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니 일단 나가달라"고 몇 번이나 말하였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631면, 공판기록 제88면), 피해자 L 역시 일관하여, 피해자 K와 자신이 위 관리사무소에 들어온 J 직원들에게 나가라고 요청하였으나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까지 위 퇴거요청에 불응하고 계속 있었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705면, 공판기록 제78면), ② 피고인 C 스스로도 검찰에서, 자신들이 피해자들에게 인수인계해 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피해자들은 본사에서 어떠한 업무지시도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인수인계를 해 줄 수 없다며 2~3번 정도 계속해서 나가라고 하였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673~675면), ③ 위와 같이 피고인 C 등이 피해자들의 거듭된 퇴거요청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았던 이상, 점심식사를 위해 위 관리 사무소에서 일시 퇴거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들의 퇴거요구와는 무관하게 개인적인 이유에서 위 관리사무소를 떠난 것에 불과하므로, 그로 인해 피해자들의 퇴거요구에 불응한 행동에 관한 법적평가가 달라진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④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 B과 H이 피해자들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인수인계를 관철시키고자 피고인 C 등을 비롯한 이 사건 관리단 임원과 J의 직원들을 위 관리사무소에 보냈던 이상, 위 피고인들로서는 피해자들이 피고인 C 등에게 위와 같이 퇴거를 요청할 경우 피고인 C 등이 이에 불응하리라는 사정 또한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 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모하여 피해자들이 위 관리사무소에서 퇴거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 또한 이유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