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8월에, 피고인 B을 징역 4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피고인 A에 대해서는 2년간, 피고인 B에 대해서는 1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무고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3고단1403
판결선고
2013. 11. 6.
수원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은 2011. 8.경부터 2012. 3. 15.경까지 음식물처리기 'E'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피해자 주식회사 F(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에서 해외무역을 총괄하는 해외무역담당 이사였던 사람이고, 피고인 B은 2011. 8.경부터 2011. 12. 31.경까지 피해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해외무역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에 입사 및 퇴사시 '회사의 사규 및 규범을 준수하고 담당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회사의 기밀사항과 중요사항은 외부에 누설하지 않겠다'라는 취지의 서약서를 작성하는 등 피해 회사 재직 중 알게 된 중요사항을 함부로 회사 외부에 누설하여서는 안 될 임무가 있었다.
피고인 A은 2011. 12.경 수원시 영통구 G건물 101동 1212호에 있는 피해 회사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를 그만두려는 피고인 B에게 음식물처리기 등을 제조하는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다)에 취업을 알선하면서 피해 회사가 음식물처리기를 수출하기 위해 중국 상해에서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중국 바이어들의 명함, 중국 바이어들과 체결한 수출MOU체결계약서 등을 복사한 다음 퇴사할 때 가지고 가도록 지시하였고, 피고인 B은 위 지시에 따라 피해 회사를 퇴사하고 H로 이직하면서 중국 바이어들 명함 및 수출MOU체결계약서 33장을 복사하여 반출하였다.
이후 피고인 A은 피고인 B으로 하여금 피해 회사에서 반출한 위 자료를 이용하여 피해 회사가 계약을 체결한 중국 바이어들에게 전화하여 H에서 피해 회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음식물처리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로 홍보하게 하고, H 대표를 위 중국 바이어들과 만나 계약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 회사의 음식물처리기 수출에 관한 주요한 영업자산 자료를 임의로 유출하여 사용함으로써 위 자료들의 시장교환가치에 상당하는 액수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B의 법정진술
증인 B, I의 각 법정진술(피고인 A에 대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I의 진술기재 포함)
피고인 B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피고인 A에 대하여)
I, J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 B 및 I 작성의 진술서 및 사실 확인서
고소장,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기안품의서, 경력, 입사지원서, 서약 및 신원보증서, 국내거소신고사실증명원, 운전면허증 사본, 명함 사본, 사실증명확인서, 각 E 수출업무협정서, 매매계약서, 각 MOU체결계약서, 퇴직원, 각 서약서, 녹취록, 서약 및 신원보증서, 사직서, 중국 바이어들 명함, 수출중단으로 인한 손실액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 각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들 : 각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A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이 부하 직원이었던 B으로부터 '피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듣고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B을 H 대표이사 J에게 소개하여 준 사실은 있으나, B에게 피해 회사를 퇴사하면서 피해 회사의 서류들을 가지고 가도록 지시하거나 권유한 사실이 없고, B이 위 서류들을 어떻게 사용하였는지 전혀 알지 못하며, 피고인이 위 서류들을 이용한 사실도 없다.
판단
B의 진술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B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B은 피해 회사에서 근무하던 2011. 10.말경 또는 11.초순경 절도사건, I의 질책 등의 문제로 인해 피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피고인에게 표시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B에게 "피해 회사처럼 음식물쓰레기처리기를 취급하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소개하여주겠다"라고 약속하였다.
피고인은 B과 함께 H 대표이사 J을 만나 B을 위 회사에 근무할 여직원으로 소개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B에게 "새로운 회사에서 나중에 사용할 수 있으니 중국 바이어들 명함과 협정서들을 복사해 놓아라"라고 말하여 B이 위 서류들을 복사하여 두었다.
피고인은 다시 B과 함께 J을 만나 음식물쓰레기처리기의 수출 영업에 관하여 협의하면서, 만약 피고인에 의해 음식물쓰레기처리기의 수출이 성공하였을 경우 1대당 1만 원 내지 2만 원 정도를 수당으로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다.
B은 H에 입사한 후 미리 복사하여 두었던 위 서류들을 이용하여 J으로 하여금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매수를 희망하는 중국 바이어들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였다.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H 대표이사 J은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H의 제품도 중국에서 판매를 해 주겠다'고 제의하였고, 피고인이 '나도 조만간 회사를 그만두고 H로 옮기겠다. H의 제품 판매계약을 체결하면 1대당 2만 원씩 달라'라고 말하였지만, 피고인이 신뢰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거절하였고, 그러자 피고인이 'B이라도 취직시켜 달라'고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은 피해 회사를 퇴사하여 B과 함께 H에 입사하여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수출 영업업무를 하려 하였고, 그럴 경우 영업을 위해 이 사건 서류들이 필요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단순히 B의 취업을 돕기 위해 J을 만났을 뿐 음식물쓰레기처리기의 영업에 관한 협의는 없었다고 진술하나, 친분이 거의 없는 J을 두 번씩이나 따로 만나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B의 취직만을 부탁하였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B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피해 회사의 서류 중 바이어들 명함과 수출MOU체결계약서만 복사하고 수출업무협정서 및 매매계약서는 그대로 두었는바, 피해 회사에서 단순 통역 업무를 담당하던 B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위와 같이 반출할 서류를 가려내어 복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근무하면서 수출 영업 부진, 임금 지급 등의 문제로 인해 대표이사 I과 사이가 좋지 아니하였고, 결국 2012. 3. 15.경 피해 회사를 그만두었던 점, ⑤ B의 진술은 피해 회사의 퇴사 경위, 서류들을 복사하여 반출한 경위, 피고인과 함께 J을 만난 경위 등에 있어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있는 점(B은 "피고인이 '이 사건 서류를 한꺼번에 모두 제공하면 몸값이 떨어질 수 있으니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공개하라'라고 말하였다"라는 진술도 하고 있는바, 이러한 진술은 B이 임의로 지어낸 것이라 보기 어렵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서류들의 복사 및 피해 회사로부터의 반출 경위에 관한 B의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이 피고인의 그것에 비해 더 신빙성이 있다 할 것이다.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
B의 각 진술에 의해 인정되는 피고인과 B의 관계, 이 사건 서류의 복사 및 반출 경위, 위 서류들의 활용 계획 및 이로 인해 예상되는 이익의 주체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B의 공모 및 이에 따른 기능적 역할 분담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은 B과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고,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서류들을 이용하여 실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이 유출한 자료들은 피해 회사의 해외 영업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고, 경쟁업체가 이를 영업에 이용할 경우 피해 회사는 상당한 피해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므로 그 범정이 가볍지 아니한 점, 위 자료들 중 일부가 실제 영업활동에 이용되었던 점, 피해 회사가 피고인 A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 B은 초범이고, 피고인 A은 1회의 벌금형 외에 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 B은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점,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로부터 유출한 서류들을 이용하여 실제 이익을 얻지는 못한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2012. 4. 9.경 수원시 영통구 K, 303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를 운영하는 I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내용의 진정서를 작성하였다.
위 진정서는 "2011. 6.경부터 2012. 2.경까지 월 520만 원 급여 중 총 1,5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니 I을 처벌하여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2. 2. 9.경 F의 경리담당에게 "아들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니 520만 원의 급여를 받는 것처럼 급여지급명세서를 작성하여 달라"라고 부탁하여 그와 같은 내용의 허위 급여지급명세서를 발급받은 것일 뿐 월 520만 원의 급여를 받기로 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2. 4. 9. 피고인의 위 주거지에서 중부지방노동청 임금체불진정신고 사이트에 접속하여 위 진정서를 제출함으로써 I을 무고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이 실제 F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체불임금이 있었기 때문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고, I을 무고할 고의는 없었다.
판단
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의 사실'의 의미
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의 사실이라 함은 그 신고된 사실로 인하여 상대방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 등을 받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이어야 하고 비록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데 불과하거나 허위의 일부사실의 존부가 전체적으로 보아 범죄사실의 성부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내용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86. 9. 23. 선고 86도556 판결, 1994. 1. 11. 선고 93도299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검사 제출의 각 증거에 의하면, F의 기획이사 L는 친구인 피고인을 위 회사에 소개하였고, 피고인은 F의 해외무역본부장을 맡되 수출계약이 성사될 경우 실적에 따라 제품 한 대당 5,000원가량의 수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2011. 7. 15.부터 위 회사에 근무한 사실, 그러나 피고인과 F는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은 사실, 피고인은 2011. 8.경 F로부터 홈페이지 기획 및 번역 비용, 중국어판 기획 및 번역 비용 명목으로 5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인은 계약 실적이 없어 급여를 받지 못하였으나, F와 협의 끝에 2011. 9. 및 10. 각 1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인은 L가 회사를 그만두고 난 후 L의 담당업무까지 수행하기로 하고 2011. 11.부터 2012. 2.까지 200만 원씩, 2012. 3. 1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인은 2012. 3. 15. F를 퇴사한 사실, 한편 피고인은 F 자금담당 상무 M에게 "피고인 아들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카드사에 제출하여야 하니 매월 52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급여지급명세서를 작성하여 달라"라고 요구하여 '피고인이 F로부터 매월 52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의 급여지급명세서를 발행받은 사실, 피고인은 F를 퇴사한 후 'F 대표이사 I이 퇴사한 피고인에게 2011. 12.분 임금 3,448,400원, 2012. 1.분 임금 3,028,400원, 2.분 임금 4,028,400원, 3.분 임금 5,028,400원, 합계 15,533,6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노동청에 제출하면서 위 허위 급여지급명세서를 함께 제출한 사실, I은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2011. 12.분 임금 140만 원, 2012. 1.분 임금 200만 원, 2.분 100만 원, 3.분 483,870원, 합계 4,883,870원을 체불하였다"라고 혐의를 일부 인정한 사실, 근로감독관은 위 인정금액에 관하여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고,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는 I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약식기소하였으며, I이 이에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실, 이 법원(2013고정166)은 'I이 피고인의 임금 합계 4,883,870원을 체불하였다'는 사실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체불금품가액의 과장이 허위 사실에 해당하는지
위 인정사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와 피고인의 임금 및 수당책정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F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임금 등의 금품 가액이 명확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F와 사이에 서면에 의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 없어 임금 및 수당에 관한 근거자료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으로서는 비록 허위로 기재된 것이기는 하나 F의 급여지급명세서를 유일한 근거서류로서 노동청에 제출할 수밖에 없었던 점, ③ I은 피고인이 주장한 체불금품 15,533,600원 중 4,883,870원의 미지급 사실을 인정하였고, 이는 법원 판결로 확정된 점, ④ 위와 같은 체불 금품의 규모는 형사재판에 있어 양형사유에 불과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이 I을 진정하면서 체불 금품의 가액을 과장하여 주장하는 등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데 불과하거나 범죄사실의 성부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내용이므로, 이를 가리켜 무고죄에 있어서의 허위의 사실이라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준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