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노2800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E이 원심에서 제출한 피고인과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대화 도중 E을 직원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E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가구점을 양도한 후에도 E이 이 사건 가구점에서 가구 판매 영업을 해 왔는데, 소득원을 잃고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던 E이 이 사건 가구점을 양도한 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이 사건 가구점에서 일할 만한 이유가 없는 점, 원심 증인 I, F이 E을 사장으로 불렀다고 진술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가구점 인수인계 전까지 고용주 관계에 있었던 E을 기존의 호칭대로 불렀을 뿐이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이 피고인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용인시 기흥구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가구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인데,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때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1. 9. 1.경부터 2011. 11.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임금 800만 원을 당사자간의 지급기일에 관한 연장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은 E과 2006년 무렵부터 상당히 친밀한 관계로 지내오다가(E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연인관계로 지냈다고 진술하였다), E이 2008. 6. 25. 피고인으로부터 1억 5천만 원을 차용하고, 위 금원을 2009. 6. 25. 변제하기로 하는 금전소비대차계약공정증서를 2008. 12. 5. E으로부터 교부받는 등 E과 상당한 규모의 금전거래를 하여 왔던 점, ② 피고인이 E으로부터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2011. 9. 무렵 E이 경영하던 이 사건 가구백화점을 인수한 점, ③ 피고인은 E이 근로자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는 2011. 9.부터 2011. 11.까지 E의 차량 수리비, 전화비를 지급하고, E에게 생활비를 대여하고, E의 카드대금을 지급하여 주는 등 E이 피고인의 통상적인 근로자라면 하기 어려운 금전거래를 하였던 점, ④ F은 피고인이 위와 같이 이 사건 가구백화점을 인수한 후부터 근무한 근로자인데, 이 법정에서 "업무지시를 한 사람은 E이었고, 피고인과 E 모두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그 무렵 피고인과 E이 동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고, E은 초반에는 가구백화점에 나와 있었지만, 나중에 가서는 나왔다 안 나왔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⑤ E의 지인인 G도 "피고인과 A은 업무인수인계 과정에 있었고, E은 근로자로서 정상적인 출근을 하지 않았다. E은 채권자들의 가구백화점 방문으로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2011. 10. 중순경에는 E이 고객과의 계약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돈을 가져간 사실을 들켜서, 피고인으로부터 사업장에 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⑥ 피고인 스스로도 경찰에서 "2011. 4.경 피고인에게 사업을 동업하자고 제의하였고, 피고인이 2011. 7.경 같이 하자고 하여 동업하여 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 ⑦ 피고인은 E을 급여대장에 근로자로 기재하지 않았고, E이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 피고인 및 E 사이의 금전거래 및 인적관계, 피고인의 가구백화점 인수경위, 인수 이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E은 피고인과의 확정적인 의사합치를 전제로 한 근로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가구백화점에서 일정 기간 일하였던 것이 아니라, 그 지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과의 금전거래관계 내지 친분관계, 이 사건 가구백화점의 양도인 등의 지위 내지 그 밖의 사유로 이 사건 가구백화점에 일정기간 불규칙적으로 나와 일을 도와주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는바,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E이 피고인의 근로자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인정한 사정들이 충분히 인정되고, 이에 더하여, 주식회사 D와 E 사이에 근로계약서 내지 급여 등 근무조건을 기재한 서류가 작성되지 않은 점,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300만 원씩 봉급을 받고 이익금을 반반씩 나누기로 했다", "처음에 이야기할 때는 동업관계로 만나다가 증인이 가게를 뺏긴 것을 알고 난 다음에 봉급을 받고 이익금을 받기로 했다"고 진술하였는데, 2008. 6. 25.경 E에게 1억 5,000만 원을 대여하였다가 대여금을 상환받지 못하여 대물변제조로 이 사건 가구점을 인수한 피고인이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E에게 위와 같이 파격적인 처우를 해 주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E의 위 진술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근로관계가 아니라 동업관계라고 할 것이고,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300만 원도 급여가 아니라 이익분배금의 일부라고 보는 것이 상당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E이 주식회사 D의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한편, 검사가 지적하는 녹취록에 관하여 살피건대, 형사소송법 제291조 제1항은 "소송관계인이 증거로 제출한 서류나 물건 또는 제272조(공무소 등에 대한 조회), 제273조(공판기일 전의 증거조사)의 규정에 의하여 작성 또는 송부된 서류는 검사, 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개별적으로 지시설명하여 조사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재판장은 직권으로 전항의 서류나 물건을 공판정에서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92조 제1항은 "재판장은 검사, 변호인 또는 피고인에게 증거물을 제시하고 증거물이 서류인 때에는 그 요지를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93조는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각 증거조사의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고 권리를 보호함에 필요한 증거조사를 신청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절차에 따른 증거조사를 거치지 않은 서류는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어서 이를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0 판결 등 참조), 검사나 그 밖의 소송관계인이 위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지도 않은 이상 이를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고, E이 F, I 등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근로감독관에게 제출한 근무사실확인서(수사기록 67쪽)의 기재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관하여 F은 원심 법정에서 "서명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고, I는 "잘 안보여서 글을 못 읽는다"면서도 "내용을 읽어보고 서명했다"고 진술하는 등으로 보아 그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 E이 주식회사 D의 근로자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인권(재판장) 임일혁 김형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