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5. 8. 선고 2013노281 판결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등

1)

피고인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의 점(2010고단4825)

피고인들의 이 사건 연장근로 거부행위는 그 목적이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금지하고 있는 노조전임자의 급여지급 등을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불법파업이고, 사용자 측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인 피해자 E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자동차 생산 업무에 심각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공동하여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동차 생산 업무를 방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연장근로 거부행위의 목적의 정당성 여부를 전혀 판단하지 아니하고 업무방해죄는 업무에 지장을 줄 위험만 발생하면 성립하는 추상적 위험범임을 간과한 채 이 사건 각 연장근로 거부행위에 전격성과 회사의 사업운영에 대한 막대한 손해 등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판단을 유탈하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A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2012고단71)

피고인 A의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는 목적상·절차상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불법파업이고, 사용자 측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의 자동차 생산 업무에 심각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 A이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동차 생산 업무를 방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의 목적상·절차상의 불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업무방해죄는 업무에 지장을 줄 위험만 발생하면 성립하는 추상적 위험범임을 간과한 채 이 사건 각 연장근로 거부행위에 전격성과 회사의 사업운영에 대한 막대한 손해 등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 A이 동종 범죄전력이 수 회 있음에도 별다른 개전의 정 없이 집행유예 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벌금 4,000,000원)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등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가)

피고인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의 점(2010고단4825)

원심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지부는 2010. 6. 24.경 조합원 총회를 열어 쟁의행위를 결의한 다음 2010. 7. 14. "사용자 측에 다시 한 번 교섭을 촉구하고 2010. 7. 21.까지 입장 변화가 없을 시 8시간 정취근무를 하기로 한다."라는 입장을 정하고 2010. 7. 15. 그 소식지인 'T'에 이러한 내용을 게재하였으며,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 측에서도 이 내용을 즉시 파악하여 알고 있었던 점, ② 피해자 회사는 2010. 7. 15.경 E지부 소식지 등을 통하여 노동조합원들이 연장근로를 거부할 것임을 알게 되자 그로부터 위 파업 개시일인 2010. 7. 22.까지 약 1주일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 측에 "불법파업(잔업거부)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하며 이를 강행할 시 민형사상 법적책임을 묻겠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점, ③ 위 파업은 전면적인 것이 아니라 하루에 주·야간조 각 2시간씩 연장근무를 거부한 것이고 그 기간도 약 9일간으로 그다지 길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연장근로의 거부가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피해자 회사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고, 달리 이러한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피고인 A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2012고단71)

원심은, E지부가 잔업거부를 하기로 결의한 뒤 불과 3일 만에 실제 잔업을 거부하였으므로, 그 시기 면에 있어서는 다소 갑작스럽게 파업이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있고, 파업의 목적과 절차에 있어서 위법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단체협약의 별도 회의록에서는 "생산직, 기술직 근로자의 경우 잔업 2시간을 기본으로 운영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으로 인하여 사측에서도 1일 2시간 공장 추가 가동에 대한 신뢰가 있기는 하겠으나, 그러한 내용의 노사합의가 이루어지게 된 것은 생산직, 기술직 근로자의 임금 총액 보장을 위한 것인 점, ② E지부는 처음부터 2011. 6. 3. 하루 동안만 잔업거부를 하기로 결의하였고, 이러한 내용은 피해자 회사측에서도 E지부의 결의가 있었던 2011. 5. 31. 또는 적어도 그 다음날인 2011. 6. 1.에는 파악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고(형법 제314조 제1항), 여기에서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의 점(2010고단4825)에 관하여 본다.

(1)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0. 4. 말경 피해자 회사와 E지부는 2010년도 단체교섭을 진행함에 있어 노조전임자 문제를 함께 논의할 것인지에 대하여 의견대립이 있었는데, 피해자 회사는 노조전임자와 관련된 사항은 특별 단체교섭을 통해 별도로 논의하자며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던 점, ② 이에 E지부는 2010. 6.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하는 등 피해자 회사가 단체교섭에 나오도록 노력하는가 하면, 2010. 6. 24.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진행하여 쟁의행위를 의결한 후 계속해서 피해자 회사의 단체교섭 진행을 촉구하였던 점, ③ 피해자 회사 측이 계속해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자노조 측이 2010. 7. 14.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0. 7. 21.까지 노조 측이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대하여 피해자 회사 측이 교섭을 거부할 경우 주·야간 연장근로를 거부하기로 결의한 후, 위 결의 내용을 즉시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측에 전달한 다음 그 실행에 돌입한 것이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연장근로 거부경위에 비추어 이 사건 연장근로 거부행위가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나아가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노조 측은 위 각 쟁의기간 중에도 하루 8시간씩의 정규근무는 그대로 유지하되, 예정되었던 하루 2시간씩의 연장근로만을 거부하였던 점, ② 연장근로를 거부한 것은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한 것으로서 조합원들이 연장근로를 거부한 기간과 그 시간이 비교적 짧고, 연장근로 거부로 인한 자동차의생산에 일부 차질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 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막대한 영업 손해가 발생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자동차의 생산이 줄었다 하여 생산하지 못한 자동차 수만큼의 매출을 모두 손해로 볼 수는 없다. 즉, 자동차의 경우 이미 확보된 완성차의 재고량, 수요량의 추이를 고려해서 그 손해를 산정하여야 한다), ③ 설사 산술적으로 위와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공장의 규모, 연간 자동차 생산 대수, 연간 매출액 및 자동차 생산 공정 방식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손해는 회사 규모의 방대함과 자동차 생산라인의 특수성에 기인한 바가 커서, 그 모두가 온전히쟁의행위의 전격성에 기한 손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연장근로 거부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될 정도의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실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3)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지시에 의한 이 사건 연장근로 거부행위가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는 보기 어렵고, 또한 이로 인하여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도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연장근로 거부행위는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업무방해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4)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 자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그로 인하여 업무에 지장을 줄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및 위법성조각사유에 불과한 목적의 정당성 여부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가 없다. 원심판결에는 판단을 유탈하거나 업무방해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5)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 A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2012고단71)에 관하여 본다.

(1)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피고인 A의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는 근로자측과 사용자측의 쌍방의 동의에 따라 이루어지는 연장근로인 잔업을 거부한 것에 불과하고, 그 횟수는 1회이며, 연장근로를 거부한 시간은 2시간으로,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의 계속적인 생산활동에 심대한 혼란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차량 512대, 80억 원 상당에 이르는 거액의 손해는 오로지 파업의 전격성 탓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기업인 피해자 회사 공장의 생산설비가 대규모인 데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로 인한 '생산지연'이 곧 영구적인 '생산손실'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므로, 적시된 손해액만을 근거로 위력 판단 기준으로서의 막대한 손해가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가 목적과 절차에 있어 위 법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업무방해죄의 '위력'은 행위의 방식과 외부적 표현을문제 삼는 구성요건요소이므로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에 내재한 위법성으로 인하여 그것이 당연히 위력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잔업거부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을 정도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잔업 거부행위는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 자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그로 인하여 업무에 지장을 줄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가 없다.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업무방해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는 범행의 형태와 수법에 비추어 죄질과 범정이 가볍지 아니한 점, 피고인 A에게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 등 동종 범죄전력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나, 피고인 A이 위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있어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 A이 신고된 장소에서 벗어나 집회를 하였지만 이로 인하여 큰 혼란이 일어나지는 않았고 해산명령에 불응한 시간이 짧은 점, 피고인 A이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노동쟁의를 하였으나 쟁의 시간 및 규모가 작아 사용자가 입은 손해가 막대하지는 않은 점 등은 피고인 A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여러 정상에다가 피고인 A의 연령, 성행, 환경, 위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가족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남근(재판장) 이한상 정윤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