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E, F은 주식회사 G(이하 '이 사건 정비업체'라고 한다)의 추천 아래 D추진위원회(이하 '이 사건 추진위원회'라고 한다)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양평군 C, 2층에 있는 이 사건 추진위원회 대표로서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7. 26.부터 2010. 9. 4.까지 근무한 E의 2010년 7월 임금 1,200,000원, 2010년 8월 임금 4,600,000원, 2010년 9월 임금 800,000원 합계 6,600,000원, 같은 기간 근무한 F의 2010년 7월 임금 1,200,000원, 2010년 8월 임금 4,600,000원, 2010년 9월 임금 800,000원 합계 6,600,000원 등 근로자 2명에게 체불임금 합계 13,200,000원을 당사자간 금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도1747 판결 참조)고 전제한 다음, ①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재개발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선정한 이 사건 정비업체는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동의하에 H 팀장에게 자신이 데리고 일할 OS수행자들을 모아 현장에 투입할 것을 의뢰하였고, 이에 그동안 여러 재개발 현장에서 동의서징구 업무를 수행하여 왔던 E, F은 H의 소개로 이 사건 추진위원회와 관련한 동의서징구 업무를 시작하고, 동의서 징구업무가 끝나면 일당을 정산하여 지급받기로 하였는바, 이들의 고용경위 및 업무경력에 비추어, 이들의 위 추진위원회에 대한 전속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② E, F은 이 사건 추진위원회 또는 이 사건 정비업체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이들이 지켜야 할 취업규칙도 정한 바 없었으며, 사용자측에서 제공하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③ 또한, E, F은 이 사건 재개발 동의서징구 업무를 진행하면서 일당으로 돈을 받는 이외에 성과급, 퇴직금 등 다른 명목으로 받는 돈은 전혀 없었고, 일당 역시 기일을 정하여 고정적으로 지급받기로 한 것이 아니라 위 동의서 징구업무가 끝나면 지급해주기로 되어 있었으며, 대체로 오전 10시까지 추진위원회 사무실에 출근하여 그날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조합원의 명부를 교부받아 일을 시작하였으나, 정하여진 퇴근시간은 따로 없었고, 이들이 이 사건 추진위원회 사무실에 출근하지 아니하면 일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있을 뿐 복무질서 위배 등을 이유로 하는 징계처분 내지 제재는 없었던 점, ④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정비업체의 실무진들 및 E, F과 함께 아침마다 회의를 하였고 이들에게 조합원들의 성향에 대하여 조언하여 주고, 출석부에 출석을 확인하는 서명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이들의 동의서 징구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교육과 최소한의 지시에 불과하여 이를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보기 어렵고, 동의서 징구라는 업무의 특성상 그 자체로 지휘·감독이 어려워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 F이 이 사건 추진위원회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인정한 사정들이 충분히 인정되고, 여기에,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추진위원회와 이 사건 정비업체 사이에 체결된 '정비사업전문관리 용역계약'에 의하면, 이 사건 정비업체의 용역업무범위에 '각종 동의서 징구에 관한 협조 업무지원'이 명시되어 있어(계약서 제3조 제2항 제5호) E, F이 담당한 동의서징구 업무도 이 사건 정비업체의 용역 업무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하여 정비사업조합 설립을 위해 구성된 단체로서 인적·물적 자원이나, 재산 및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 사건 정비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조합 설립을 추진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추진위원회 명의로 지출되는 모든 비용은 이 사건 정비업체로부터 지원을 받은 다음 나중에 조합이 설립되거나 시공사가 선정된 후에 이를 정산하기로 되어 있었고, E, F에게 지급되는 급여도 마찬가지인 점, ④ 이 사건 정비업체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전반적인 행정업무를 처리한 I는 원심 법정에서 "E, F의 일당을 정한 사람은 H 팀장과 J이다"라고 진술하였고, E도 수사기관에서 "급여를 지급해야 할 책임이 이 사건 정비업체에게 있을 수도 있다. 피고인과 이 사건 정비업체 사이의 책임관계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이 사건 정비업체가 '피고인이 싸인을 안 해주고 있다'고 하는 것도 핑계일 수 있다."고 진술한 바 있는 점, ⑤ E, F은 이 사건 정비업체의 I 차장에게 급여 지급을 독촉하였고, 심지어 동의서징구 업무를 그만두겠다는 의사표시도 I차장에게만 밝혔을 뿐, 피고인이나 이 사건 추진위원회 측에게 이를 말한 사실이 없으며, 피고인은 E, F이 동의서징구 업무를 그만둔 사실을 경리직원으로부터 전해 듣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 점, ⑥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은 사무실에 아침 출근만 하고는 없는 경우가 많아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기 어렵다. I 차장과는 동의서 징구 업무도 같이 하고 피고인의 지시가 없는 경우에는 I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였는바, 이에 따르면 E, F이 실질적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 F이 이 사건 추진위원회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한 잘못은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인권(재판장) 임일혁 김형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