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과 E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있고, E이 피고인 운영 회사의 의료보험, 고용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는 점, E은 피고인으로부터 회사 업무에 관한 전반적인 지시·감독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E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화성시 C에서 상시근로자 22명을 고용하여 제조업체인 '(주)D'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9. 18.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E의 임금 합계 34,620,67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당시 D에서 피고인의 지시를 받는 종속적인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피고인이 E을 일상적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E은 주식회사 G의 개발과장으로 근무하면서 2011. 3.경 H회사라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며 1억 6,000만 원 이상을 위 주식회사 G에게 납품을 하던 피고인을 만나게 되었다. E은 피고인으로부터 거래선 확보와 위 주식회사 G로부터 금형을 받는데 도움을 달라는 부탁을 받고 2011. 3. 28.경 위와 같은 일이 성공할 때 3억 원을 받는 계약서를 스스로 작성하기도 하였다(증 제1호 첨부 계약서).
이에 따라 E은 2011. 7.경부터 2011. 8.경까지 I회사으로부터 금형을 피고인에게 넘겨주고 그에 따른 계약을 추진하였고, 피고인은 그 비용 등의 명목으로 E에게 2011. 4.경부터 2011. 8.경까지 사이에 8,800만 원을 송금하였다(증 제7호). 그런데 피고인은 투자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추진을 못하겠다고 함에 따라 사업이 무산되었고, 그러자 E은 2011. 7.경부터 J회사에서 금형을 넘겨받은 다음, 사출기 등이 없는 피고인 운영의 공장이 아닌 K 운영의 용인 소재 주식회사 L(이하 'L') 그리고 M 등의 회사와 피고인 운영의 H회사를 묶어 J회사의 등록업체로서 납품을 추진하려고 하는 한편, L를 J회사의 등록업체로 등록하려는 작업을 하였다(증인 E의 원심 법정진술).
E은 2011. 10.경 위 주식회사 G를 퇴직하였는데, L를 중심으로 한 위 작업이 2011. 12.경 내지 2012. 1.경 사이에 K 등과의 관계악화로 어려워지자, 피고인과 함께 위 등록업체로 등록하기 위하여 D를 설립하기로 의논하고 2012. 2. 9. 대표이사를 피고인으로 하여 D의 설립등기가 이루어졌으며, E은 위 D의 주식 20%를 받았다. 증인 E은 원심 법정에서 '위 이야기는 2011. 3.경부터 나왔는데 당시 지분 20-25%로 하기로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과 E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을 2012. 2. 9.부터 2013. 2. 9.까지로 월지급액을 500만 원으로, 기본급을 200만 원으로 한 것 외에 잔업수당, 특근수당도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증거기록 고소장 첨부 근로계약서). E은 위 금액은 피고인과 E이 상의하되 E이 총액을 정해 요구하는데 따라 정해졌고, 수당이나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D의 설립 당시 직원은 E이 데려온 것으로 보이는 개발직원 2명과 피고인이 H회사를 운영할 당시부터 함께 했던 F 및 이사 N, O이 있었는데, E은 피고인으로부터 위 계약서에 따른 월급을 제대로 지급받은 적도 없는 상황에서(E의 경찰 진술에 의하면 200만 원을 2012년 7월과 8월에 각 100만 원씩을 지급받았을 뿐이다. 증거기록 4, 5쪽) 위 개발직원들의 월급과 자재비 등을 스스로 지급하였으며, 그 외에도 D의 공장 증축비용 등으로 2,8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스스로의 비용으로 1억 7,000여 만원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증인 E의 원심 법정진술).
D는 설립 당시부터 E이 근무하는 기간 동안 J회사의 승인을 받기 위한 공장증축, 금형 등 개발업무, 심사준비가 주된 업무였는데, E이 위 금형 등 개발 업무에 대하여 총괄관리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중사출기 소사장 지정이나 외주용역 직원의 고용 등에 관한 결정을 E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E은 2012. 5. 경 피고인과 대화하면서 주로 D의 주주지분율이나 3억 원 지급을 독촉하였을 뿐 임금 미지급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고(증 제1호 녹취록), 2012. 7. 4. 피고인에게 발송한 내용증명에는 자신의 영업력 및 영업결과물인 J회사 납품제품에 대한 생산라인 중단 및 축소 기타 어떠한 방해도 거부하며 위 납품에 대한 피고인의 어떠한 방해라도 발생하면 이에 대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청구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증 제17호).
E은 2012. 11.경 피고인을 상대로 미지급 약정금 2억 2,200만 원, 자신이 D를 위해 사용했다는 돈 1억 7,000여만 원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증 제1호).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9240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의 무죄 이유 및 이 사건 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그 과정에서 거친 증거의 취사 및 판단을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남근(재판장) 이한상 정윤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