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근로자 F, G에 대하여 이들이 비조합원인 근로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거나 근무배치에 불이익을 준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근로자 H의 근무태도가 불성실하여 H을 배치전환한 것일 뿐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다. 피고인은 근로자 I, J에 대하여 이들이 임금단체협상 결렬로 인한 조정신청을 참관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거나 근무배치에 불이익을 준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을 배치전환한 것은 이 사건 영업소 사무의 효율적인 처리 등을 위한 피고인의 통상적인 업무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이고 그 배치전환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특별히 불이익한 처우도 아닌바, 피고인의 이 사건 배치전환은 피고인의 권한 내에서 행사한 정당한 업무행위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은 근로자 F, G가 비조합원인 근로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였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들의 업무를 출구차로 요금징수 업무에서 비선호 업무인 입구차로 업무로 변경함으로써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사실, 피고인은 근로자 H이 평소 인사를 잘 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그녀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중 근로자 H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실을 알게 되자 그 업무를 실내 업무인 민원실 업무에서 비선호 업무인 출구차로 요금징수 업무로 변경함으로써 근로자 H에 대하여 노동조합 가입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사실, 피고인은 근로자 I, J가 임금단체협상 결렬로 인한 조정신청을 참관하였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들의 업무를 출구차로 요금징수 업무에서 비선호 업무인 입구차로 업무로 변경함으로써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실질적인 이유로 삼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업무상 필요성을 들어 배치전환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배치전환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배치전환의 동기, 목적, 배치전환에 관한 업무상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의 존부,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형량, 배치전환의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배치전환을 하기에까지 이른 과정이나 사용자가 취한 절차, 그 밖에 배치전환 당시의 외형적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추정되는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2. 23. 선고 97누1803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배치전환을 한 동기나 목적에 대하여, 근로자 F, G의 업무를 입구차로 업무로 전환한 것은 이들이 비조합원 근로자들에 대하여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함에 따라 회사의 분위기가 저해될 것을 우려하여 이들과 다른 근로자들의 접촉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근로자 H을 출구차로 요금징수 업무로 전환한 것은 평소 H이 피고인에게 인사를 하지 아니하는 등 태도가 불량하여 민원실 업무가 부적절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근로자 I에 대하여는 배치전환의 동기·목적에 대하여 밝히지 못하였고, 근로자 J를 입구차로 업무로 전환한 것은 나이가 많고 수전증이 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그런데 피고인이 밝힌 이 사건 배치전환의 동기나 목적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을 기존에 지속적으로 종사하던 업무로부터 배제시키고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할 필요성이나 합리성이 보이지 않는 점, ③ 피고인의 이 사건 배치전환에 따라 근로자 F, G, I, J가 새로 담당하게 된 입구차로 업무는 통행권 발권 및 교체, 청소 및 잡일 등을 내용으로 하는데, 이는 위 근로자들이 담당하였던 출구차로 요금징수 업무와는 달리 하루 종일 서서 근무를 하게 되는 등 업무의 성격상 주로 남성 근로자들이 담당하여 왔고 이 사건 근로자들과 같은 여성 근로자들에게는 선호되지 않는 업무이며, 근로자 H이 새로 담당하게 된 출구차로 요금징수 업무는 위 입구차로 업무보다는 선호되나 민원실과 같은 실내 근무보다는 선호되지 않는 업무로서, 이 사건 배치전환의 업무상 필요성과 비교하여 볼 때 이 사건 배치전환으로 인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적지 않은 점, ④ 이 사건 배치전환의 시기는 피고인이 근로자 F, G의 비조합원 근로자들에 대한 노동조합 가입 권유 사실, 근로자 H의 노동조합 가입 사실, 근로자 I, J의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조정신청 참관 사실을 각 확인한 이후였던 점, ⑤ 피고인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대다수를 선호 보직인 사무실 근무 등에서 제외하여 왔고,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도 이 사건 영업소를 운영함에 있어 노동조합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히는 등 노동조합에 대하여 다소 적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은 이 사건 배치전환을 하기에 앞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의견을 청취한다거나 동의를 구하는 등의 절차를 취한 바는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배치전환은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의사로 행한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성은 표면상 내세운 사유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결국 이 사건 배치전환은 피고인의 정당한 업무행위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남근(재판장) 이한상 정윤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