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7. 3. 선고 2013노79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피고인이 1인 시위에 사용한 이 사건 피켓에 적시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없다.

2)

피고인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진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피켓에 적시된 내용을 기재하여 1인 시위를 한 것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당행위이므로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의 사실적시 행위가 형법 제310조의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에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환자 및 일반인이 다수 왕래하는 병원 정문 앞에서 대형 피켓(가로 70~80cm, 세로 약 1m)을 들고 있었던 점, ② 그 내용은 "병신을 만들어 놓고 나 몰라라 하는 부도덕한 행위", "내 오른팔 고쳐 놓아라", "피해자는 검찰에서 의료법위반 기소중지임에도 허위 및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라는 것으로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명백한 의료상 과오가 있는 것처럼 단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그 표현방식이 경멸적이고 공격적인 점, ③ 피해자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중지 상태였던 부분은 사실이지만 그 사유는 대한의사협회에 진료기록 감정 위탁을 위한 것이었음에도 위 표현만 보면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는 것처럼 비춰질 여지가 많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켓 시위를 한 것은 진실을 알리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의 명예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것으로 보이므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위와 같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의 이 사건 시술행위와 피고인의 후유장해 발생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아니한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금전 보상을 요구하다가 보상받는 것이 어렵게 되자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이 사건 피켓 시위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가사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에 피해자의 의료과오를 알리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에 대한 비방의 목적에 부수하는 것일 뿐 그 행위의 주요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의 이 사건 피켓시위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8530 판결,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금전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이 사건 피켓시위 행위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병원 운영시간에 피해자의 병원 입구에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있는 행위는 그 행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피해자의 명예의 정도가 상당히 크고, 피고인이 민사소송 등 법적 구제절차를 시도해보지도 아니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이 사건 피켓시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긴급하고도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그 이외의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비록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피켓시위를 통하여 적시한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진실한 사실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의 이 사건 피켓시위 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당행위 요건인 법익의 균형성,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 긴급성, 보충성 등을 결여한 것이어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게 2007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3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는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진료과정에서 생긴 불만을 표출하고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그 범행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그러나 피고인은 법적 구제절차를 통해 적법하게 보상을 받으려는 시도를 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의 병원 앞 노상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명예가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를 회복하려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건강상태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의하여 원심판결문 중 증거의 요지란에 "1. 수사보고(고소인측의 자료체출)"을 추가하는 것으로 직권으로 경정한다].

판사 유남근(재판장) 이한상 정윤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