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7,916,743원과 이에 대하여 2014. 1.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05. 6. 15. 피고와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근무계약(이하 '이 사건 근무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05. 6. 7.부터 2013. 12. 28.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이라는 상호의 보습학원 강사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4. 10. 15. 원고에게 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27,916,743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수원지방법원 2014고약16538)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4. 12. 5. 정식재판청구가 기각(수원지방법원 2014고정3185)되어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한편 원고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소득세를 부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다.
강의시간 외에 원고의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으며 피고는 강의여부, 강의시간 등을 원고와 매월 협의하여 결정하였고, 복무규칙도 존재하지 않아 원고의 근무와 관련한 어떠한 제재도 하지 않는 등 원고가 피고와 관계에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피고는 원천징수의무자로서 근로소득세 30,929,670원을 납부하여야 하므로 오히려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과의 차액 상당을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근로자 여부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와 같은 법리에 더하여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은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무계약 제4조에는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1) 무단결근 3일 이상일 때, (2) 강의와 관련하여 학생, 부모로부터 금품의 수수, (3) 원장의 동의 없는 여하한 상업적 활동, (4) 성명, 년령, 학력, 경력 등 중요 이력과 인적사항을 은폐 혹은 허위 기재로 이력을 사칭하는 행위, (5) 학원 교습에 관련된 정보와 비밀을 외부에 유출하는 행위, (6) 직장인으로 구성원간의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가 판명날 경우 이 사건 근무계약을 중도해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사의무의 소홀, 강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무단결근 또는 빈번한 지각'의 경우 피고가 자유재량에 의해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비록 복무규칙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중도해지 규정을 통해 원고에게 해고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피고 스스로 자인하는 것처럼 원고에게 강의시간의 엄수를 요구하였고 위 규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동의 없이 다른 사업장에 대한 노무 제공을 할 가능성은 없었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 제3조(근무에 대한 대가)에서 강의료는 1교시당 19,000원, 담임수당은 반당 15만 원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외 수강생수와 이에 따른 학원의 수입 증감이 보수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하였으며 근로자로서 4대 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가능성은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퇴직금 지급 의무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조에는 '강의료는 원고의 요구에 의해 총 급여액에 대한 퇴직 적립금이 포함된 금원으로 정한다', '원고는 위 합의에 의해 별도의 퇴직 적립금을 요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별지 참조).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조에는 '1교시당 강의료 19,000원, 담임 수당 반당 15만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실질적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도 없어 실제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근로소득세 상당액으로 상계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 상당액을 실질적으로 부담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채무를 부담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그와 관련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
결국 위 인정사실과 앞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7,916,743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2013. 12. 28.)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4. 1.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받아들인다.
판사 정재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