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5. 4. 16. 선고 2014노273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및 변호인의 항소이유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의 서울본사에 2012. 3. 8.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이후 E의 서울본사 및 울산지사는 사실상 모든 영업활동이 정지되었고, 2012. 3. 19. E에 대한 폐업신고가 이루어졌으며, 당시 울산지사에서의 직원채용 권한을 가지고 있던 지사장 AI은 2012. 3. 8.경 잠적하여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 후에 울산지사에서 근무를 시작한 AQ, AR, AS, AT, AU, AV, AW, AX(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은 실제로 근무를 한 사실이 없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은 그 무렵 E를 실제로 경영하였던 AJ에게 있다.

또한 E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아니라 부실채권 판매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의 도급계약이 체결된 점, 위 근로자들은 4대 보험에도 가입이 되지 않았고, 동인들에게 교부된 금원은 급여가 아닌 영업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정이 위와 같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

나.

양형부당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징역 2월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지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7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계약서의 명칭이 '도급'으로 되어 있다거나 동인들이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울산 남구 AY빌딩 4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정해진 출퇴근시간에 따라 고정적으로 근무하였고, 출퇴근 시 출근부에 수기로 기록하였다(공판기록 96쪽, 97쪽, 131쪽).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이 E로부터 120만 원 상당의 고정적 월급을 받았고(증거기록 74쪽, 76쪽, 146쪽, 417쪽), 결근 시에는 5만 원 내지 10만 원이 위 금액에서 공제되는 점(증거기록 149쪽) 등에 비추어 보면, 동인들이 받는 급여는 약정한 업무수행의 달성 여부에 따른 대가라기보다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인다.

③

E의 업무형태는 울산지사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서울본사에서 지정한 계좌로 입금을 하면 서울본사에서 위 투자금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공판기록 87쪽, 88쪽, 증거기록 147쪽), 이 사건 근로자들은 지사장 AI을 통해 투자자들의 모집방법 및 그 계획에 관하여 피고인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⑵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E와의 적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심판결의 별지 기재와 같은 기간 동안에 실제로 울산지사에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가 있다.

①

AI이 E로부터 위임받은 울산지사에서의 직원채용권한은 E가 파산선고를 받기 전까지 그 효력이 계속 존속하는데(민법 제690조), 이 사건 근로자들은 AI이 2012. 3. 8.경부터 개인적인 사정으로 장례를 치러야겠다면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공판기록 98쪽, 134쪽) 동인의 업무를 대리한 L 실장 등을 통해 위 회사에서 근무를 하게 된 것이므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볼 것이고, 2012. 3. 19. E에 대한 폐업신고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②

울산지사의 임원은 지사장 AI, 실장 L, 팀장 AZ, J, BA, O 등으로 구성되는데(공판기록 70쪽), AI 스스로도 울산지사가 약 20명의 인원으로 운영되었음을 인정하고 있고(공판기록 87쪽), 출근부 사본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 중 AQ, AU, AX은 각 1팀 소속으로서 실장 L 밑에서, AR, AS, AT, AV는 각 7팀 소속으로서 팀장 O 밑에서, AW은 6팀 소속으로서 팀장 BA 밑에서 원심판결의 별지에 기재된 기간 동안 근무를 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86~199쪽).

③

피고인은 2012. 3. 8. 이후 울산지사는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지만, L가 "AI이 나간 이후에도 울산지사는 약 2개월 동안 계속해서 영업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136쪽, 137쪽), J도 "본사는 압수를 당하였지만 울산지사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었으니 운영을 해보라는 AJ의 지시를 받아서 울산지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99쪽), 울산지사에서 경리근무를 담당하던 AO은 자신이 2012. 4. 18.까지 근무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증거기록 434쪽), 피고인도 BB, J이 2012. 4. 30.까지, L가 2012. 5. 31.까지 근무를 계속하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다투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울산지사는 서울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한 이후에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이 2012. 5. 4. 울산지사에 직접 내려와 J에게 "AI을 대신하여 지사장을 할 만한 사람을 찾아 사무실을 운영해보라"(증거기록 413쪽), "땅을 팔아 채권투자를 하여 수당을 받는 방법으로 회사를 운영해보라"(공판기록 103쪽, 104쪽)고 하면서 그 무렵 L에게 청솔 온천개발 및 분양대행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팩스로 보내주기도 하였던 점(증거기록 149쪽, 158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2012. 3. 8. 이후에도 E의 대표이사로서 울산지사의 업무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면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⑶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은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수가 많고 지급하지 못한 임금액도 적지 않은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 이 사건 판시 각 죄와 2013. 9. 12. 판결이 확정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이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에 있다는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달리 특별히 참작할만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피해정도, 기타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성행, 환경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참작하여 보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여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도 이유가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재훈(재판장) 김영석 홍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