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4. 11. 20. 선고 2014노349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가.

E은 피고인이 자재 등을 모두 지급해 주고 일을 하는 일당으로 12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F 점주를 상대로 E을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C(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의 직원이라고 소개하였고, 공사기간 동안 E으로 하여금 피고인 회사의 차장 명함을 사용하도록 허락한 점, E은 피고인 회사의 직원들인 H 차장, I실장 등을 통해 매일 출력일보를 작성하여 피고인 회사에 보냈고, 위 사람들은 수시로 전화를 하여 현장상황을 확인하고, E의 출근 여부 및 현장 업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을 하였던 점,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용도 E이 피고인 회사의 전도금신청 서식 및 지출청구서 서식을 통해 그때그때 청구한 후 피고인 회사의 결재를 거쳐 지출해 왔던 것으로 확인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E은 피고인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공사 업무를 처리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E이 피고인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조건명시의무 위반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휴일·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2. 8. 20.경 부산 기장군 D에 있는 상가인테리어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E에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휴일·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2)

금품청산의무 위반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2012. 10. 2.경 위 공사현장에서, 2012. 8. 20.경부터 같은 해 9. 18.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위 E의 임금 3,60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 1) ~ 5)의 각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피고인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과 E이 근로계약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1)

피고인은 E에게 부산 기장군 D에 있는 F라는 상호의 상가 인테리어 공사 중 현장 감리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면서 위 감리 업무가 모두 종료되면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피고인 회사가 서울에 소재한 까닭에 E은 부산에 소재한 자신의 기존 거래처들을 동원하여 자신이 이들을 직접 지휘하면서 공사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개별적 지휘를 받지는 않았던바, 이러한 채용경위 및 업무수행내용에 비추어 볼 때 E의 피고인에 대한 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2)

E은 계약기간인 2012. 8. 20.부터 2012. 9. 11. 사이에 공사를 마무리할 것만 요구받았을 뿐,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출퇴근 시간에 대한 구속을 받지 않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을 적용받지도 않았다.

3)

E은 사용자 측에서 제공하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4)

E이 공사 종료 후 받기로 한 300만 원 외에 따로 성과급이나 수당 등을 받기로 정한 바 없었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없었다.

5)

E이 피고인의 직원들인 G 대리 등으로부터 공사 설계에 관한 지시를 받기는 하였으나, E의 업무 자체가 현장 감리로서 설계도를 반드시 필요로 하였기에 이에 관하여 피고인 회사 직원들과 당연히 연락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회사의 직원 H 차장에게 공사일보를 보내준 점은 인정되나, 이 역시 공사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지시로 보일 뿐이어서 사용자인 피고인 측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는 보기 어렵다.

다.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도17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원심이 설시한 판단 근거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F 체인점의 J 본부장은, 인테리어 업체를 피고인 회사로 선정해서 일을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피고인 회사가 E에게 도급을 준 것 같고, E이 자신의 업체를 데리고 들어와 공사를 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F 체인점의 기장정관신도시점 K 점주는, 처음에는 피고인 회사의 H으로부터 E을 현장소장으로 소개받았는데 알고 보니 피고인 회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고 진술한 점, ③ 공사현장의 협력업체 L M는, E은 업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일하는 감리였고, 협력업체들은 E을 보고 현장에 들어간 것이고 작업지시도 E으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양진수 최미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