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에 관한 항소 및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살펴본다.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6. 7. 21.부터 2011. 2. 20.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서 흉부외과의사로 근무하면서 매월 7,0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나. 피고의 대표자인 이사 C은 원고를 비롯하여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의사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은 범죄사실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4고약1828호로 약식기소되었고, 2014. 4. 25. 약식명령을 받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가 피고 병원의 재직 기간 동안 받은 급여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면 32,341,610원에 이른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32,341,6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7. 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반소 : 원고는 피고에게 32,341,6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7. 부터 이 사건 반소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피고는 제1심에서 퇴직금지급채무의 부존재확인을 구하였으나, 당심에서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의 금액 또는 제세공과금 상당의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구하는 것으로
반소청구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32,341,6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7. 부터 이 사건 반소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 7 내지 9, 26,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병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이 정한 바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 32,341,6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및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 병원은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에게 매월 지급할 급여에 퇴직금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포함하여 지급하고 퇴직시에는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소위 '실수령액 기준방식'이라 하는 관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 왔고, 원고도 피고의 위와 같은 임금지급방식을 잘 알고 이에 합의한 상태에서 근무를 하여 왔다.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분할 지급한 금액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원고는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은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미리 분할 지급받은 퇴직금 32,341,61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납부하였어야 할 4대 보험료 및 근로소득세 합계액 66,288,870원을 원고를 대신하여 납부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대위변제금 66,288,87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7, 8, 2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급여명세서에는 기본급, 각종 수당 등의 항목이 구별되어 기재되어 있음에도 퇴직금 항목은 별도로 책정되어 있지 않은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반소로 원고가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미리 지급받은 퇴직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구하고 있음에도, 원고가지급받은 급여 중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명확히 특정하지 못하고, 단지 원고가 본소로 구하고 있는 퇴직금 액수를 부당이득액수로 주장하고 있을 뿐인 점, ③ 피고 병원 대표자 C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범죄사실로 검찰에서 조사받으면서 "원고와 구두로 퇴직금 분할 지급약정을 한 것은 아니고 통상 의사들의 임금은 퇴직금이 포함되어 지급되는 것으로 의료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본건도 퇴직금이 분할되어 지급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금 중 임금 부분과 퇴직금 부분을 구별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피고 병원의 경리과장으로 근무하는 D 역시 관련 사건인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3가단110182호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 병원 소속 의사에게 지급된 실수령액에는 각종 수당과 퇴직금이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나, 별도로 수당과 퇴직금 등이 얼마인지에 대해서 정한 바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의 반소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대 보험료 및 근로소득세의 대위변제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4대 보험료 및 근로소득세 중 근로자 부담분은 특별한 약정이 없더라도 관련 법령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에서 원천징수하거나 공제하여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그 금액을 지급하는 대신 관할 관청에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해당액은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어서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 상당액의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지급하였다는 위 금원이 원고가 납부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근로소득세 등을 대위변제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반소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2,341,6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다음날인 2011. 3. 7.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4. 1.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 중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본소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광(재판장) 이미경 김근홍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5나7425,2015
판결선고
2016. 6. 2.
수원지방법원
제5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