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E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님에도 원심은 E가 피고인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존재한다.
만약 E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한 금원 중 10만 원은 임금이 아닌 접대비로 지급한 것이므로, E의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 위 10만 원은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피고인은 군포시 C건물 3동 107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고용하여 건물관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1. 7. 1.부터 2013. 10. 3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3,103,63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원심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지술, E의 진술, 통장거래내역,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를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도9077 판결,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77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다음의 각 사정들에 의하면 E는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관리를 위임받아 독자적으로 건물관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그 가운데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1. 7.경 군포시 H건물, I건물(2012. 10.경 추가로 건물관리를 맡게 된 J, K 건물을 포함하여 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에 관한 건물관리를 위탁받은 주식회사 L으로부터 위 두 건물에 관한 관리위임 업무를 양수하면서 주식회사 D을 설립하였다.
E는 피고인이 주식회사 L으로부터 위 두 건물에 대한 관리위임 업무를 양도받기 이전부터 주식회사 L 소속으로 이 사건 건물관리 업무를 해왔고, 피고인이 주식회사 D을 설립하여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는 중에도 여전히 주식회사 L 소속으로 위 회사가 관리하고 있는 다른 건물의 관리업무를 계속하였다.
E는 이 사건 건물 관리를 하면서도 이 사건 건물에 상주하지 않고 주식회사 L이 관리하는 건물 옥상에 사무실을 두고 그 곳에서 근무하였고, 달리 피고인과 출퇴근 시간과 근무방법에 대해서는 피고인으로부터 별도의 감독을 받지는 않았다.
피고인과 E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존재하지 않고, 주식회사 D에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또한 존재하지 않으며, E는 별도의 수당에 관한 약정을 하거나 이를 지급받지도 않았다.
E는 2011. 8.부터 H, I 건물을 관리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월 110만 원을 지급받다가, 피고인이 K와 J 건물의 관리업무를 양수한 2012. 10.부터는 매월 200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만약 E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근로제공일로부터 불과 1년여 만에 임금이 2배 이상 상승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오히려 위 금액은 피고인의 주장대로 각 건물의 관리비 수익에서 고정적인 지출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를 피고인과 50%로 나눈 값과 유사해 보인다.
피고인이 따로 E를 위해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에 가입하지는 않았고, 급여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도 않았다(피고인이 주식회사 D을 설립하면서 처음으로 건물관리업을 시작하였고, E는 이미 예전부터 이 사건 건물 관리업무를 해왔던 점, 이 사건 건물 관리비 수입에서 피고인이 가져간 수입과 E의 수입이 비슷한 점에서 이러한 조치가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는 이 사건 건물관리를 하면서도 동시에 식당주방용 승강기(덤웨이터) 사업을 하였고, 평일에도 전국에 출장을 다니며 승강기 공사를 실시하였다(E가 운영하는 M 인터넷 블로그 참조).
E는 이 사건 건물의 청소, 외벽 시멘트 균열·파손, 누수공사 등을 실시함에 있어 필요한 인부를 직접 광고를 통해 모집하여 사용하였고, 그에 대한 비용만을 사후에 피고인에게 청구하였다.
피고인이 별도로 E에게 건물관리에 필요한 비품을 구매하여 주지는 않았다(E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구매해 준 비품은 전기릴선 하나뿐이다).
따라서 E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E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존재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 가.항 기재와 같은데 이는 위 2.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박민 남승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