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1. 31. 선고 2016고단5868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1. 11. 16.경 서울시 강동구 E, 203호에 있는 피해자 F 주식회사의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 G에게 '웨딩홀을 신축하여 웨딩홀 사업을 하려고 한다. 용인시 처인구 H 일대를 웨딩홀 부지로 선정하여 소유주와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금은 이미 지급을 한 상태이다. 곧 PF대출을 받을 예정이므로, 5억 원을 빌려주면 F을 웨딩홀 건축 공사의 시공사로 선정해주고, 2012. 2. 10.경까지 빌린 돈은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고, 이에 위 G가 F은 신용이 좋지 않아 F을 시공사로 하여 PF대출을 받기 어렵다고 거절하자, 피고인은 계속하여 자신이 F을 시공사로 하여서도 PF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자신을 믿고 돈을 빌려달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당시 신용등급이 6등급이고, 과거 운영하였던 I 근로자들의 임금 2천만 원 가량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식 자재 납품업자에게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고소를 당하는 등 자력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으며, 위 웨딩홀 부지의 계약금도 모두 지급한 것이 아니라 계약금 8억원 중 7천만 원 밖에 지급하지 못한 상태였고, 웨딩홀 건축에 관하여 설계작업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약속한 변제일인 2012. 2. 10.경까지 PF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피고인은 막연히 PF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고 금융기관에 PF대출 신청 및 그에 대한 확답을 받은 바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인 G를 기망하여 같은 날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피고인 명의의 새마을금고 계좌로 482,162,227원을 송금받았다.

2.

판단

가.

이 법원에 제출된 제반 증거에 의하면, i)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금원을 차용할 당시 신용등급이 6등급이었던 사실, ii) 일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 iii) 웨딩홀 신축부지의 계약금을 모두 지급하지 아니하였던 사실, iv) 차용증에 기재된 원금변제일인 2012. 2. 10.경까지 설계작업 등 PF대출을 받기 위한 작업이 모두 종료되지 아니하였던 사실, v)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은 금융기관으로부터 PF대출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하였던 사실 등은 인정된다.

2)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사실의 존재만으로 피고인의 사기 범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i) 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않거나, 채무의 존부에 대한 이견으로 여의치 않게 채무 미변제가 일어날 수 있는바,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피고인의 신용등급이 낮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변제자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ii) 피고인은 웨딩홀을 운영하면서 5명 내지 12명의 상시 근로자를 고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증거기록 제970쪽), 피고인의 근로기준법 위반 내역을 보면 ① 2009. 3.부터 2010. 9.까지 근무한 근로자 1인의 4월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수원지법 2011고약1817), ② 2009. 12. 근로자 7인의 1월치 임금 미지급(인천지법 2011고단1571), ③ 2012. 3.부터 2014. 1.까지 근무한 근로자 1인의 2월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서울남부지법 2014고약15427), ④ 2009. 1.부터 2013. 7.까지 근무한 근로자 1인의 퇴직금과 2014. 9.부터 같은 해 10.까지 근무한 근로자 1인의 1월치 임금 미지급(서울남부지법 2015고약1304), ⑤ 2014. 9.부터 같은 해 11.까지 근무한 근로자 1인의 2월치 임금 미지급(서울남부지법 2015고약7808), ⑥ 2014. 10.경 근무한 근로자 1인의 1월치 임금 미지급(서울남부지법 2015고약11421), ⑦ 2014. 10.부터 2014. 11.까지 근무한 근로자 3 명의 각 1월치 임금 미지급(서울남부지법 2015고약19109)으로(증거기록 제976쪽 내지 제1005쪽), 모두 일부 근로자에 대한 4개월치를 넘지 않는 임금미지급건이고, 그 발생시기도 2009.부터 2014.까지 분산되어 있으며, 이 사건 금전차용일인 2011. 11. 전후로 임금 지급 상황에 별다른 변화도 없는바, 근로자들의 숫자, 근로기간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임금 미지급만으로는 피고인이 2011. 11. 당시 변제무능력 상태에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iii)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웨딩홀 신축부지의 계약금 4억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차용 이후에도 2억7천만 원만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토지 매도인인 J은 계약금을 일부 지급받았음에도 피고인의 웨딩홀 신축을 위해 토지 사용에 동의하였고(증인 J의 법정진술), 피고인은 2012. 6. 7.경 용인시청으로부터 이 사건 웨딩홀의 건축허가를 받았는바(증거기록 제71쪽), 피고인이 위 토지를 소유자의 동의 하에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었던 이상 계약금을 일부 미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계획한 대로 PF대출을 받아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하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iv) 이 사건 차용금의 변제기일인 2012. 2. 10.경까지 PF대출 작업이 모두 종료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차용 직후부터 피고인은 PF대출을 위한 각종 지출을 집행한 점(증거기록 제493쪽), 피해자측 G 또한 이 사건 대출 이후 약 6개월간 피고인의 PF대출 실현을 위해 설계변경을 조언하는 등 PF대출작업에 도움을 준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 당시 G 등 피해자측에 이 사건 웨딩홀 신축을 위해서는 건축설계, 교통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사건 차용금으로 위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말한 점(증인 G의 법정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2012. 2. 10.을 변제기로 정한 것을 넘어 그 날짜까지 PF대출 작업을 완전히 마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v)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PF대출에 대한 확답을 받지는 못하였으나, 피고인 또한 피해자에게 차용금으로 준비해서 PF대출을 일으키겠다고 하였을 뿐 PF대출에 대한 확정 여부를 언급한 바는 없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과 K저축은행 사이에는 어느 정도 PF대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PF대출에 대한 확답이 없었다 하여 이 사건 차용 당시 PF대출이 불가능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다음으로, 이 법원에 제출된 제반 증거들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사기 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증거에 의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차용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자력이 없었다거나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1)

피고인은 2011. 봄 경부터 공소사실 기재 웨딩홀 신축을 하기 위해 금전 대출을받고자 K저축은행 회장 L, M지점장 N을 만났다. N은 피고인이 종래 O을 운영하고 있고, 그 운영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웨딩홀 신축을 위한 PF대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고, 회장 L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에게 대출확약서를 교부하였다(증인 L, N의 법정진술).

2)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1. 11. 16.경 피해자가 발행한 5억 원짜리 약속어음 2장을 K저축은행으로부터 할인받아 그 중 5억 원은 피해자가 사용하고, 나머지 5억 원 중 할 인수수료를 공제한 잔액 482,162,227원을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하였다. 당시 피해자 회사는 신용이 좋지 않아 1억 원도 대출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증거기록 제948쪽), 피고인이 운영하던 O이 어음에 대해 보증을 서고, 위 1)항과 같이 K저축은행 또한 웨딩홀 PF대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던 이유로 어음 할인이 가능하였다.

3)

피고인은 차용한 5억여 원 중 약 3억 3,800여만 원을 웨딩홀 부지 계약금, 웨딩홀에 대한 토목설계비, 교통영향평가비, 임목조사비, 환경영향평가비, 산지전용비 등 웨딩홀 신축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였다(증거기록 제494쪽).

4)

피고인은 2012. 6. 7.경 용인시청으로부터 이 사건 웨딩홀의 건축허가를 받았다(증거기록 제71쪽).

5)

위 1)항과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K저축은행이 2012. 5.경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위 은행으로부터 피고인이 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2.부터 2014.까지 국민은행, 우리은행, 대구참저축은행 등에 대출 가능 여부를 문의하였으나 실제로 대출에 이르지는 못하였다(증거기록 제804쪽, 제942쪽).

6)

피고인은 2012. 12.까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차용금 중 각종 수수료 및 이자비용을 포함해 82,835,033원을 지급하여 일부 채무를 변제해 왔다(증거기록 제50쪽).

7)

피고인이 사실상 운영하던 O뷔페는 이 사건 금원차용 당시인 2011.경 당기순이익 176,040,727원을 올리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표준제무제표증명 3부(증 제3호)].

다.

이러한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은 이 사건 웨딩홀 신축을 위한 PF대출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고, 그 가능성 또한 없지는 아니하였으나, 차용 이후 경제 상황이 피고인의 예상과 달리 진행되어 차용 당시 계획대로 대출을 일으키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차용금 변제를 하지 못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그 취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현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